[특파원 리포트] 훈 센 총리는 어쩌다 미얀마 평화의 훼방꾼이 됐나?

입력 2022.06.0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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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 4개월, 국제연합(UN) 등 국제사회는 집을 잃고 굶주리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긴급 구호를 추진 중이다. 이를 협의하기 위해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회의에서 의장국 캄보디아는 갑자기 모든 지원 물량을 군부에 몰아주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정의 손에 들어간 식량과 구호품들이 과연 위기에 빠진 국민들의 집까지 갈 수 있을까? 이 성급한 계획의 중심에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 캄보디아의 '훈 센(Hun Sen) 총리'가 있다. 37년째 장기 집권 중인 그의 '튀는 행보'는 가뜩이나 꼬인 미얀마 해법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1.
UN은 미얀마 인구 5,400만 명 중 2,500만 명이 국가 빈곤선(하루 생활비 1달러 이하) 아래로 추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중 1,400만 명에게 즉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쿠데타 이후 각국의 개발원조(ODA)는 큰 폭으로 줄거나 전면 삭감됐다(한국도 지난해 163억 원에서 올해 44억 원만 지원한다). 인도주의 단체들의 지원은 꽉 막혔다. 자국민을 돕기 위해 들어오겠다는 이들의 입국을 미얀마 군부는 여전히 불허하고 있다.

지난 5월 6일. ASEAN 의장국 캄보디아의 프놈펜에서 미얀마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회원국 간의 고위급 회의가 열렸다. 여기서 '미얀마의 어떤 국민도 포기하지 않는 인도주의 지원의 이행을 위한 상호 합의( mutually agreeable solutions on how to enhance the delivery of humanitarian assistance in Myanmar while leaving no one behind)를 논의했다. 의장국 캄보디아는 미얀마 군부가 이들 식량과 구호물품을 제공받아 분배한다는 해법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쿠데타 군정이 모든 지원 물량을 통제하게 됐다. 이날 회의에서 쿄쿄 흘라잉 미얀마 대표는 "모든 구호물품은 양곤의 국제공항을 통해서만 이송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국경 육로는 허용되지 않았다. 미얀마 동서남북 국경 대부분 지역을 반군이 장악하고 있기에 반군이나 시민방위대(PDF)로의 접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회의에 놀린 헤이저(noeleen Heyzer) 유엔 특사는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당초 캄보디아 외교부는 유엔 특사를 초대했다고 밝혔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놀린 헤이저 특사는 참석하지 못했다. 회의 직전 놀린 헤이저 특사는 반군부 민주진영 임시 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측과 공식 접촉했다. 화상으로 이뤄진 이번 접촉은 유엔과 미얀마 반군부 진영과의 첫 번째 공식 소통이다. 이후 갑자기 놀린 특사의 초청은 백지화됐다.

2.
영국, 독일, 한국, 호주 등 주요국들이 미얀마 대사를 '대리 대사'로 임명해 외교 관계를 격하시키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3일 ASEAN 회원국 9명의 정상을 워싱턴으로 불러 미얀마에 대한 보다 강력한 역할을 주문했다. ASEAN 국가들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쿠데타 주역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참석을 잇달아 불허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에 대한 서방 세계의 외교적 압박이 체계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캄보디아가 돌아가면서 맡는 ASEAN 의장국이 됐다. 의장이 된 훈 센 캄보디아 총리는 지난 1월 갑자기 양곤을 방문해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을 직접 만났다. 외교적으로 궁지에 몰린 쿠데타 사령관과 ASEAN 의장국의 수장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훈 센 총리는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고, 덕분에 궁지에 몰린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외교력은 숨통이 트였다.

ASEAN이 파견한 특사인 프락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도 미얀마 평화를 위한 '시늉'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말 두 번째 방문을 앞두고 있지만, 그의 출장 가방엔 사실 어떤 대안도 없다. 특사가 수감 중인 아웅 산 수 치 여사를 면담할 것이라는 언론의 기대는 늘 기대에서 끝난다. 반갑게 군부를 만나 사진 찍고 '미얀마의 평화를 촉구한다'는 성명 한 장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의 이 '시늉'뿐인 노력이 계속될수록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ASEAN 주요 국가들의 미얀마 군부를 향한 압박은 힘을 잃고 있다. 오는 11월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태국은 최근 말이라도 미얀마 군부에 대한 압박을 거들고 있다. 이 와중에 '훈 센' 총리는 또 아세안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모두 군부에 몰아준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통합정부(NUG) 등 미얀마 민주진영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양곤을 방문해  쿠데타 장본인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오른쪽)을  직접 만난 ‘훈 센 캄보디아 총리’(왼쪽)_2022.01.07. 아세안 의장국 수장의 공식 방문으로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외교적 입지는 그만큼 또 굳어졌다. (사진/캄보디아 국영TV 제공/EPA=연합뉴스)양곤을 방문해 쿠데타 장본인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오른쪽)을 직접 만난 ‘훈 센 캄보디아 총리’(왼쪽)_2022.01.07. 아세안 의장국 수장의 공식 방문으로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외교적 입지는 그만큼 또 굳어졌다. (사진/캄보디아 국영TV 제공/EPA=연합뉴스)

3.
국제 원조의 창구가 미얀마 군부가 된다면 이는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 반면 민주 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를 통한 인도적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국제사회가 지원한 식량과 구호품을 정작 민주진영은 구경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굶주리고 병든 국경 지역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국경 지역에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국제 인권단체들엔 참으로 힘 빠지는 소식이다.

UN 미얀마 진상조사단을 이끌었던 마주키 다루스먼(Marzuki Darusman) 전 의장은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정을 설득해 지금이라고 인권단체들의 국경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미얀마에 대한 외교적 압박도 다시 동력을 잃고 있다. 지난달 28일 UN 안전보장이사회는 미얀마 내 폭력 종식을 위한 성명 발표를 추진했지만 사소한 문장 몇 개를 두고 다투다 결국 무산됐다.

ASEAN 10개 국가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쿠데타가 19번 일어난 태국은 지금도 사실은 군사 정부다. 태국 외교부는 지난해 '미얀마의 무기 금수 촉구 결의안'에서 빠지며 "오늘 미얀마에서 일어난 일은 내일 태국에 영향을 미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독재 국가,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다. 심지어 브루나이는 왕정 국가다(입헌군주제가 아니다). 미국은 지구 반대편에 있고 중국은 국경이 붙어 있다.

시간은 미얀마 군부의 편이다. 폭력 진압에 민주화 시위는 잦아들고, 군정은 한 걸음씩 장기 집권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최근 미얀마 군부는 피난길에 오른 난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주변국에 국경을 봉쇄해달라고 요청했다.

군부 대변인은 또 '표 제야 토' 전 국회의원과 시민 운동가 '코 지미' 등 2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다고 밝혔다. 미얀마에서 사형 집행은 33년 만이다. 쿠데타 이후 군사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시민 80여 명이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37년째 집권 중인 이웃 나라 캄보디아의 독재자는 이 비극을 자신의 존재감 확인에 한껏 활용 중이다.

지난 1월 미얀마를 방문한 훈 센 총리는 "두 나라가 양자 관계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더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모두 '친중 반미' 노선을 걷고 있다. 최악의 권위주의 정부가 집권 중이다. 국민들은 오랜 독재에 지쳐 있다. 두 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0달러 안팎에 불과하다.

"제가 총리직에서 물러나야한다면 앞으로 총리 정년을 72세로 제한할 겁니다. 그리고 2023년 이후 저는 총리의 아버지가 될 것이고, 2040년 이후에는 총리의 할아버지가 될 것입니다."
- 훈 센 캄보디아 총리(72세), 2021.12.19. 캄보디아 국방부 신청사 준공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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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훈 센 총리는 어쩌다 미얀마 평화의 훼방꾼이 됐나?
    • 입력 2022-06-07 15:42:26
    특파원 리포트
<strong>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 4개월, 국제연합(UN) 등 국제사회는 집을 잃고 굶주리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긴급 구호를 추진 중이다. 이를 협의하기 위해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회의에서 의장국 캄보디아는 갑자기 모든 지원 물량을 군부에 몰아주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정의 손에 들어간 식량과 구호품들이 과연 위기에 빠진 국민들의 집까지 갈 수 있을까? 이 성급한 계획의 </strong> <strong> 중심에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 캄보디아의 '훈 센(Hun Sen) 총리'가 있다. 37년째 장기 집권 중인 그의 '튀는 행보'는 가뜩이나 꼬인 미얀마 해법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strong> <br />

1.
UN은 미얀마 인구 5,400만 명 중 2,500만 명이 국가 빈곤선(하루 생활비 1달러 이하) 아래로 추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중 1,400만 명에게 즉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쿠데타 이후 각국의 개발원조(ODA)는 큰 폭으로 줄거나 전면 삭감됐다(한국도 지난해 163억 원에서 올해 44억 원만 지원한다). 인도주의 단체들의 지원은 꽉 막혔다. 자국민을 돕기 위해 들어오겠다는 이들의 입국을 미얀마 군부는 여전히 불허하고 있다.

지난 5월 6일. ASEAN 의장국 캄보디아의 프놈펜에서 미얀마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회원국 간의 고위급 회의가 열렸다. 여기서 '미얀마의 어떤 국민도 포기하지 않는 인도주의 지원의 이행을 위한 상호 합의( mutually agreeable solutions on how to enhance the delivery of humanitarian assistance in Myanmar while leaving no one behind)를 논의했다. 의장국 캄보디아는 미얀마 군부가 이들 식량과 구호물품을 제공받아 분배한다는 해법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쿠데타 군정이 모든 지원 물량을 통제하게 됐다. 이날 회의에서 쿄쿄 흘라잉 미얀마 대표는 "모든 구호물품은 양곤의 국제공항을 통해서만 이송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국경 육로는 허용되지 않았다. 미얀마 동서남북 국경 대부분 지역을 반군이 장악하고 있기에 반군이나 시민방위대(PDF)로의 접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회의에 놀린 헤이저(noeleen Heyzer) 유엔 특사는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당초 캄보디아 외교부는 유엔 특사를 초대했다고 밝혔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놀린 헤이저 특사는 참석하지 못했다. 회의 직전 놀린 헤이저 특사는 반군부 민주진영 임시 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측과 공식 접촉했다. 화상으로 이뤄진 이번 접촉은 유엔과 미얀마 반군부 진영과의 첫 번째 공식 소통이다. 이후 갑자기 놀린 특사의 초청은 백지화됐다.

2.
영국, 독일, 한국, 호주 등 주요국들이 미얀마 대사를 '대리 대사'로 임명해 외교 관계를 격하시키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3일 ASEAN 회원국 9명의 정상을 워싱턴으로 불러 미얀마에 대한 보다 강력한 역할을 주문했다. ASEAN 국가들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쿠데타 주역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참석을 잇달아 불허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에 대한 서방 세계의 외교적 압박이 체계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캄보디아가 돌아가면서 맡는 ASEAN 의장국이 됐다. 의장이 된 훈 센 캄보디아 총리는 지난 1월 갑자기 양곤을 방문해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을 직접 만났다. 외교적으로 궁지에 몰린 쿠데타 사령관과 ASEAN 의장국의 수장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훈 센 총리는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고, 덕분에 궁지에 몰린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외교력은 숨통이 트였다.

ASEAN이 파견한 특사인 프락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도 미얀마 평화를 위한 '시늉'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말 두 번째 방문을 앞두고 있지만, 그의 출장 가방엔 사실 어떤 대안도 없다. 특사가 수감 중인 아웅 산 수 치 여사를 면담할 것이라는 언론의 기대는 늘 기대에서 끝난다. 반갑게 군부를 만나 사진 찍고 '미얀마의 평화를 촉구한다'는 성명 한 장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의 이 '시늉'뿐인 노력이 계속될수록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ASEAN 주요 국가들의 미얀마 군부를 향한 압박은 힘을 잃고 있다. 오는 11월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태국은 최근 말이라도 미얀마 군부에 대한 압박을 거들고 있다. 이 와중에 '훈 센' 총리는 또 아세안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모두 군부에 몰아준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통합정부(NUG) 등 미얀마 민주진영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양곤을 방문해  쿠데타 장본인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오른쪽)을  직접 만난 ‘훈 센 캄보디아 총리’(왼쪽)_2022.01.07. 아세안 의장국 수장의 공식 방문으로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외교적 입지는 그만큼 또 굳어졌다. (사진/캄보디아 국영TV 제공/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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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조의 창구가 미얀마 군부가 된다면 이는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 반면 민주 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를 통한 인도적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국제사회가 지원한 식량과 구호품을 정작 민주진영은 구경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굶주리고 병든 국경 지역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국경 지역에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국제 인권단체들엔 참으로 힘 빠지는 소식이다.

UN 미얀마 진상조사단을 이끌었던 마주키 다루스먼(Marzuki Darusman) 전 의장은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정을 설득해 지금이라고 인권단체들의 국경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미얀마에 대한 외교적 압박도 다시 동력을 잃고 있다. 지난달 28일 UN 안전보장이사회는 미얀마 내 폭력 종식을 위한 성명 발표를 추진했지만 사소한 문장 몇 개를 두고 다투다 결국 무산됐다.

ASEAN 10개 국가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쿠데타가 19번 일어난 태국은 지금도 사실은 군사 정부다. 태국 외교부는 지난해 '미얀마의 무기 금수 촉구 결의안'에서 빠지며 "오늘 미얀마에서 일어난 일은 내일 태국에 영향을 미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독재 국가,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다. 심지어 브루나이는 왕정 국가다(입헌군주제가 아니다). 미국은 지구 반대편에 있고 중국은 국경이 붙어 있다.

시간은 미얀마 군부의 편이다. 폭력 진압에 민주화 시위는 잦아들고, 군정은 한 걸음씩 장기 집권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최근 미얀마 군부는 피난길에 오른 난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주변국에 국경을 봉쇄해달라고 요청했다.

군부 대변인은 또 '표 제야 토' 전 국회의원과 시민 운동가 '코 지미' 등 2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다고 밝혔다. 미얀마에서 사형 집행은 33년 만이다. 쿠데타 이후 군사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시민 80여 명이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37년째 집권 중인 이웃 나라 캄보디아의 독재자는 이 비극을 자신의 존재감 확인에 한껏 활용 중이다.

지난 1월 미얀마를 방문한 훈 센 총리는 "두 나라가 양자 관계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더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모두 '친중 반미' 노선을 걷고 있다. 최악의 권위주의 정부가 집권 중이다. 국민들은 오랜 독재에 지쳐 있다. 두 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0달러 안팎에 불과하다.

"제가 총리직에서 물러나야한다면 앞으로 총리 정년을 72세로 제한할 겁니다. 그리고 2023년 이후 저는 총리의 아버지가 될 것이고, 2040년 이후에는 총리의 할아버지가 될 것입니다."
- 훈 센 캄보디아 총리(72세), 2021.12.19. 캄보디아 국방부 신청사 준공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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