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 제주여행’을 아시나요?…‘무(無)장애 팸투어’

입력 2022.06.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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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숲에서 녹음기와 헤드셋으로 자연의 소리에 오롯이 집중하는 ‘마인드 사운드워킹’ 체험 모습. 슬리핑라이언 제공제주 숲에서 녹음기와 헤드셋으로 자연의 소리에 오롯이 집중하는 ‘마인드 사운드워킹’ 체험 모습. 슬리핑라이언 제공

헤드셋을 끼고, 녹음기를 두 손에 쥔 채 흙길 위를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습니다. 사르르 사르르, 바람에 푸른 잎이 스치는 소리. 쪼로로롱 짹짹, 편백나무 숲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향긋하고 상쾌한 숲의 공기를 온몸으로 느껴봅니다.

보고 듣는 것이 불편하더라도 제주 여행을 즐기는 폭이 더 넓어집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역 스타트업 등과 손잡고 신체 장애에 구애받지 않는 다채로운 제주 여행 상품 개발에 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 동굴 체험부터 ‘액티비티’까지…소리와 감각으로 제주 여행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오늘(8일)부터 2박 3일간 시각장애인 20여 명을 초청해, ‘소리와 감각으로 만나는 제주’를 주제로 팸투어를 진행합니다.

△소리로 만나는 제주 △향기와 맛으로 느끼는 제주 △몸으로 체험하는 제주 등 특색 있는 제주 여행 코스를 짜서 선보이는데요. 팸투어 이름처럼 ‘무(無)장애’, 즉 불편함을 뛰어 넘어 ‘관광 약자’들이 제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게 관광공사 설명입니다.

이번 팸투어 여행은 3인 1팀으로 진행되는데, 시각장애가 있는 관광객과 동반자, 그리고 여행 전반을 도와주는 ‘트래블헬퍼(여행 도우미)’가 동행합니다.

제주 여행객이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숲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제주관광공사 제공제주 여행객이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숲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제주관광공사 제공

‘소리로 만나는 제주’ 체험은 제주 스타트업인 슬리핑라이언과 함께 마련했습니다. 이 스타트업은 아기의 숙면 지원을 위해 제주 자연에서 채록한 소리를 담아 백색소음(ASMR)으로 제공하던 업체인데, 제주관광공사와 손을 맞잡고 ‘제주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관광객은 직접 헤드셋을 쓰고, 마이크가 달린 녹음기를 들고 거닐며 자연의 소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숲을 거닐며 직접 채집한 소리는 나만의 제주 여행 기록이 되어, 음성 파일로 평생 간직할 수 있습니다.

‘소리로 만나는 제주’는 시각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제주의 열린 공간에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는 “목장, 곶자왈, 동굴 등 어느 장소에서나 가능한 체험 프로그램”이라면서 “눈으로 보거나 향기를 느끼는 위주의 숲 체험 프로그램에 ‘귀’로 즐기는 감각을 추가했는데, 비장애인 체험단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소개했습니다.

제주 관광객들이  지역 리조트에서 마련한 다도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제주 관광객들이 지역 리조트에서 마련한 다도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향기와 맛으로 느끼는 제주’ 프로그램에선 편백 센트스톤(향이 나는 돌멩이) 만들기, 제주 전통음식 직접 만들고 맛보기 그리고 다도 명상 등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각장애가 있어도 오름 레일 바이크나 동굴 체험과 같은 ‘액티비티’ 역시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는데요.

강문석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혁신그룹 PM은 “일반적으로 ‘무장애 관광’이라고 하면 휠체어가 다니기 편한 장소 위주로 동선을 짜곤 하는데, 이전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수요조사를 봐도 바닷가나 ‘액티비티’와 같은 활동에 대한 수요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번 팸투어에서 도입한 ‘트래블헬퍼’와 같은 역할이 있다면, 시각장애인도 액티비티 체험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관광공사는 이번 팸투어를 시작으로 앞으로 시각, 청각을 활용한 제주만의 무(無)장애 여행 콘텐츠를 계속 발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지역 장애인 전문 여행사와 함께 협력해, 이 같은 여행 상품화 추진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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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리는 제주여행’을 아시나요?…‘무(無)장애 팸투어’
    • 입력 2022-06-08 13:42:18
    취재K
제주 숲에서 녹음기와 헤드셋으로 자연의 소리에 오롯이 집중하는 ‘마인드 사운드워킹’ 체험 모습. 슬리핑라이언 제공
헤드셋을 끼고, 녹음기를 두 손에 쥔 채 흙길 위를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습니다. 사르르 사르르, 바람에 푸른 잎이 스치는 소리. 쪼로로롱 짹짹, 편백나무 숲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향긋하고 상쾌한 숲의 공기를 온몸으로 느껴봅니다.

보고 듣는 것이 불편하더라도 제주 여행을 즐기는 폭이 더 넓어집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역 스타트업 등과 손잡고 신체 장애에 구애받지 않는 다채로운 제주 여행 상품 개발에 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 동굴 체험부터 ‘액티비티’까지…소리와 감각으로 제주 여행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오늘(8일)부터 2박 3일간 시각장애인 20여 명을 초청해, ‘소리와 감각으로 만나는 제주’를 주제로 팸투어를 진행합니다.

△소리로 만나는 제주 △향기와 맛으로 느끼는 제주 △몸으로 체험하는 제주 등 특색 있는 제주 여행 코스를 짜서 선보이는데요. 팸투어 이름처럼 ‘무(無)장애’, 즉 불편함을 뛰어 넘어 ‘관광 약자’들이 제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게 관광공사 설명입니다.

이번 팸투어 여행은 3인 1팀으로 진행되는데, 시각장애가 있는 관광객과 동반자, 그리고 여행 전반을 도와주는 ‘트래블헬퍼(여행 도우미)’가 동행합니다.

제주 여행객이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숲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제주관광공사 제공
‘소리로 만나는 제주’ 체험은 제주 스타트업인 슬리핑라이언과 함께 마련했습니다. 이 스타트업은 아기의 숙면 지원을 위해 제주 자연에서 채록한 소리를 담아 백색소음(ASMR)으로 제공하던 업체인데, 제주관광공사와 손을 맞잡고 ‘제주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관광객은 직접 헤드셋을 쓰고, 마이크가 달린 녹음기를 들고 거닐며 자연의 소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숲을 거닐며 직접 채집한 소리는 나만의 제주 여행 기록이 되어, 음성 파일로 평생 간직할 수 있습니다.

‘소리로 만나는 제주’는 시각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제주의 열린 공간에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는 “목장, 곶자왈, 동굴 등 어느 장소에서나 가능한 체험 프로그램”이라면서 “눈으로 보거나 향기를 느끼는 위주의 숲 체험 프로그램에 ‘귀’로 즐기는 감각을 추가했는데, 비장애인 체험단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소개했습니다.

제주 관광객들이  지역 리조트에서 마련한 다도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향기와 맛으로 느끼는 제주’ 프로그램에선 편백 센트스톤(향이 나는 돌멩이) 만들기, 제주 전통음식 직접 만들고 맛보기 그리고 다도 명상 등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각장애가 있어도 오름 레일 바이크나 동굴 체험과 같은 ‘액티비티’ 역시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는데요.

강문석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혁신그룹 PM은 “일반적으로 ‘무장애 관광’이라고 하면 휠체어가 다니기 편한 장소 위주로 동선을 짜곤 하는데, 이전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수요조사를 봐도 바닷가나 ‘액티비티’와 같은 활동에 대한 수요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번 팸투어에서 도입한 ‘트래블헬퍼’와 같은 역할이 있다면, 시각장애인도 액티비티 체험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관광공사는 이번 팸투어를 시작으로 앞으로 시각, 청각을 활용한 제주만의 무(無)장애 여행 콘텐츠를 계속 발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지역 장애인 전문 여행사와 함께 협력해, 이 같은 여행 상품화 추진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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