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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코로나19’ 팬데믹
[특파원 리포트] 中, PCR 검사 비판 삭제 안 해…방역정책 완화 시사?
입력 2022.06.09 (07:00) 수정 2022.06.09 (07:01) 특파원 리포트
PCR 검사를 받으려고 줄을 선 상하이 시민들 (출처: 웨이보)PCR 검사를 받으려고 줄을 선 상하이 시민들 (출처: 웨이보)

"상하이가 돌아왔다"

지난 1일, 중국 상하이가 2달여 동안의 도시 전면 봉쇄를 풀고 일상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시민 2,500만 명 가운데 90%가량은 이제 마음 놓고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있고, 음식점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붙었습니다. 3일에 1번씩은 꼭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지난 4월 22일, 학생과 단체 관광객 감염으로 시작된 베이징의 코로나 19 상황은 대중교통 운행 제한, 재택근무 명령 등이 한 달여 동안 이어지다가 지난 월요일(6일)부터 전체 16개 구(區) 가운데 2곳을 제외하고 정상화됐습니다.

역시 조건은 72시간 내 PCR 검사 결과 음성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건물 출입이든 출근이든 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중국에서는 요즘 PCR 검사는 사실상 의무화됐으며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됐습니다.

중국 정법대 자오홍 교수 (출처: 바이두)중국 정법대 자오홍 교수 (출처: 바이두)

■ "PCR 상시 검사는 법적 근거 부족…개인 자유 제한"

베이징에 있는 중국 정법대 법대 교수로 관영매체에 중국의 코로나 정책과 관련한 글을 많이 기고한 자오홍 교수가 최근 중국 매체 펑파이에 실은 글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PCR 검사 일상화는 법적 근거가 없고 상당한 법적 리스크가 있다."
"검사에 막대한 재정과 인건비가 소요되며 투명성과 적절한 감독이 부족하다."

자오 교수는 "모든 공공 정책에 대한 선택과 결정은 개인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비용이 따른다"며 "정부가 결정을 내릴 때는 '과학적, 합리적 그리고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PCR 검사 일상화, 상시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PCR 검사를 일상화, 상시화하는 것은 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만큼 각 도시의 상황에 맞게끔 해야 하며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구 1,000만 명 이상,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있는 곳은 PCR 검사가 필요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도시에서는 때와 상황에 따라 PCR 검사 여부를 결정해야지 지방 정부가 방역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습니다.

■ "PCR 검사 안 받았다고 처벌은 과도한 조치"

자오 교수는 그러면서 최근 파문을 일으켰던 중국 지린성의 한 도시 사례를 꼽았습니다.

지난달 31일, 중국 동북부 지린성의 스핑시는 시민들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PCR 검사를 2번 받지 않을 경우 10일 동안 행정 구류 처분과 500위안(한화 약 95,000원) 벌금 부과 그리고 블랙리스트 명단 게재, 언론 공개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방침은 발표되자마자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스핑시는 당일 해당 내용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중국 지린성 스핑시 통지문 내용 (출처: 웨이보)중국 지린성 스핑시 통지문 내용 (출처: 웨이보)

자오 교수는 스핑시의 PCR 검사 정책은 가장 가혹한 처벌이라며 전염병 발생과 확산에 개인이 의무를 모두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구류 처분과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과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전염병 예방과 통제 기간 개인이 공공 방어를 위해 정부의 조사와 검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하지만 개인이 협력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방 정부가 자의적으로 엄중한 처벌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스핑시의 단순하고 거친 통제정책은 법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 큰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중국 학자로는 드물게 코로나 19 방역 정책에 반기(?) 아닌 반기를 들었습니다.

자오홍 교수 글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  (출처: 웨이보)자오홍 교수 글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 (출처: 웨이보)

■ 정책 비판했지만 삭제되지 않은 자오 교수의 글

자오 교수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환영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양심을 가진 전문가"라거나 "자오 교수와 같은 더 많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라는 등의 반응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대개 정부 정책을 비난하게 되면 해당 글을 쓴 사람들의 글이 인터넷에서 삭제되고, 개인 SNS 계정이 차단되는 등 전광석화 같은 조치가 내려지는게 중국 내에서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자오 교수의 글은 삭제되지 않고 중국 내 최대 검색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서 관련 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달 상하이 화둥정법대 퉁즈웨이 교수가 소셜 미디어인 웨이보에 상하이시가 감염자 1명이 발생했다고 이웃 주민들을 강제 격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등 통제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관련 글이 당국의 검열을 받고 퉁 교수의 웨이보 소셜 미디어 계정 차단된 것과 비교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계정이 차단된 화동정법대 퉁즈웨이 교수 (출처: 웨이보)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계정이 차단된 화동정법대 퉁즈웨이 교수 (출처: 웨이보)

■ 중국 코로나19 검사비용 1년 1조 7,000억 위안… 방역정책 완화될까?

중국에서 1년간 코로나 19 PCR 검사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 바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달 타오촨 수처우증권 분석가를 인용해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의 1선 도시와 푸저우, 샤먼 등 2선 도시 30곳의 연간 코로나19 검사 비용이 중국 국내총생산의 1.5%에 해당하는 1조 7,000억 위안(우리 돈 약 323조 원)이라고 추산했습니다.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는 시민들 (출처: 바이두)PCR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는 시민들 (출처: 바이두)

이 같은 엄청난 비용은 전액 지방 정부들이 부담해야 합니다.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 정부는 지방 정부가 검사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중앙 정부의 지침과 달리 시민들에게 PCR 검사 비용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의 반발도 일고 있습니다.

중국 관변학자의 글이 삭제되지 않고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데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앞으로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의 기대처럼 방역 정책 완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관변 학자의 개인 의견에 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중국에 살아보니 PCR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은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자칫 깜빡하다 검사 시기를 놓치면 출근을 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집에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 [특파원 리포트] 中, PCR 검사 비판 삭제 안 해…방역정책 완화 시사?
    • 입력 2022-06-09 07:00:16
    • 수정2022-06-09 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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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검사를 받으려고 줄을 선 상하이 시민들 (출처: 웨이보)PCR 검사를 받으려고 줄을 선 상하이 시민들 (출처: 웨이보)

"상하이가 돌아왔다"

지난 1일, 중국 상하이가 2달여 동안의 도시 전면 봉쇄를 풀고 일상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시민 2,500만 명 가운데 90%가량은 이제 마음 놓고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있고, 음식점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붙었습니다. 3일에 1번씩은 꼭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지난 4월 22일, 학생과 단체 관광객 감염으로 시작된 베이징의 코로나 19 상황은 대중교통 운행 제한, 재택근무 명령 등이 한 달여 동안 이어지다가 지난 월요일(6일)부터 전체 16개 구(區) 가운데 2곳을 제외하고 정상화됐습니다.

역시 조건은 72시간 내 PCR 검사 결과 음성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건물 출입이든 출근이든 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중국에서는 요즘 PCR 검사는 사실상 의무화됐으며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됐습니다.

중국 정법대 자오홍 교수 (출처: 바이두)중국 정법대 자오홍 교수 (출처: 바이두)

■ "PCR 상시 검사는 법적 근거 부족…개인 자유 제한"

베이징에 있는 중국 정법대 법대 교수로 관영매체에 중국의 코로나 정책과 관련한 글을 많이 기고한 자오홍 교수가 최근 중국 매체 펑파이에 실은 글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PCR 검사 일상화는 법적 근거가 없고 상당한 법적 리스크가 있다."
"검사에 막대한 재정과 인건비가 소요되며 투명성과 적절한 감독이 부족하다."

자오 교수는 "모든 공공 정책에 대한 선택과 결정은 개인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비용이 따른다"며 "정부가 결정을 내릴 때는 '과학적, 합리적 그리고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PCR 검사 일상화, 상시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PCR 검사를 일상화, 상시화하는 것은 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만큼 각 도시의 상황에 맞게끔 해야 하며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구 1,000만 명 이상,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있는 곳은 PCR 검사가 필요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도시에서는 때와 상황에 따라 PCR 검사 여부를 결정해야지 지방 정부가 방역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습니다.

■ "PCR 검사 안 받았다고 처벌은 과도한 조치"

자오 교수는 그러면서 최근 파문을 일으켰던 중국 지린성의 한 도시 사례를 꼽았습니다.

지난달 31일, 중국 동북부 지린성의 스핑시는 시민들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PCR 검사를 2번 받지 않을 경우 10일 동안 행정 구류 처분과 500위안(한화 약 95,000원) 벌금 부과 그리고 블랙리스트 명단 게재, 언론 공개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방침은 발표되자마자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스핑시는 당일 해당 내용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중국 지린성 스핑시 통지문 내용 (출처: 웨이보)중국 지린성 스핑시 통지문 내용 (출처: 웨이보)

자오 교수는 스핑시의 PCR 검사 정책은 가장 가혹한 처벌이라며 전염병 발생과 확산에 개인이 의무를 모두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구류 처분과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과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전염병 예방과 통제 기간 개인이 공공 방어를 위해 정부의 조사와 검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하지만 개인이 협력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방 정부가 자의적으로 엄중한 처벌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스핑시의 단순하고 거친 통제정책은 법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 큰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중국 학자로는 드물게 코로나 19 방역 정책에 반기(?) 아닌 반기를 들었습니다.

자오홍 교수 글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  (출처: 웨이보)자오홍 교수 글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 (출처: 웨이보)

■ 정책 비판했지만 삭제되지 않은 자오 교수의 글

자오 교수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환영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양심을 가진 전문가"라거나 "자오 교수와 같은 더 많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라는 등의 반응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대개 정부 정책을 비난하게 되면 해당 글을 쓴 사람들의 글이 인터넷에서 삭제되고, 개인 SNS 계정이 차단되는 등 전광석화 같은 조치가 내려지는게 중국 내에서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자오 교수의 글은 삭제되지 않고 중국 내 최대 검색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서 관련 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달 상하이 화둥정법대 퉁즈웨이 교수가 소셜 미디어인 웨이보에 상하이시가 감염자 1명이 발생했다고 이웃 주민들을 강제 격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등 통제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관련 글이 당국의 검열을 받고 퉁 교수의 웨이보 소셜 미디어 계정 차단된 것과 비교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계정이 차단된 화동정법대 퉁즈웨이 교수 (출처: 웨이보)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계정이 차단된 화동정법대 퉁즈웨이 교수 (출처: 웨이보)

■ 중국 코로나19 검사비용 1년 1조 7,000억 위안… 방역정책 완화될까?

중국에서 1년간 코로나 19 PCR 검사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 바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달 타오촨 수처우증권 분석가를 인용해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의 1선 도시와 푸저우, 샤먼 등 2선 도시 30곳의 연간 코로나19 검사 비용이 중국 국내총생산의 1.5%에 해당하는 1조 7,000억 위안(우리 돈 약 323조 원)이라고 추산했습니다.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는 시민들 (출처: 바이두)PCR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는 시민들 (출처: 바이두)

이 같은 엄청난 비용은 전액 지방 정부들이 부담해야 합니다.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 정부는 지방 정부가 검사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중앙 정부의 지침과 달리 시민들에게 PCR 검사 비용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의 반발도 일고 있습니다.

중국 관변학자의 글이 삭제되지 않고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데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앞으로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의 기대처럼 방역 정책 완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관변 학자의 개인 의견에 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중국에 살아보니 PCR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은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자칫 깜빡하다 검사 시기를 놓치면 출근을 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집에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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