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했던 흥선대원군 사랑채 ‘아재당’ 재건되다!

입력 2022.06.09 (07:41) 수정 2022.06.0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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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리저리 떠돌다 결국 해체된 채로 보관돼 오던 흥선대원군의 사랑채가 경기도 파주에 재건됐습니다.

서울의 운현궁에 있던 최고급 한옥 건물이 파주에 새로 자리를 잡기까지 기구했던 사연을 김건우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본채와 부속채, 사주문으로 구성된 아재당(我在堂), 1800년대 중반에 흥선대원군의 운현궁에 세워졌던 건물을 문화재청 산하 기관 땅에 재건한 겁니다.

'내가 있는 집'이란 뜻의 '아재당' 현판은 자신감 넘치던 집권기의 대원군 필체입니다.

[정현민/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선임연구원 : "다른 민가보다 두세 배 이상 굉장히 큰 목재를 가지고 대들보를 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대들보에서 나온 '보머리'와 '보머리'를 받치는 '익공'이라는 부재들은 하나하나 세밀하게 조각이 되어 있습니다."]

대원군의 부침, 대한제국의 명멸 등을 모두 지켜봐야 했던 아재당은 한때 예식장으로도 쓰이다가 1964년에 이르러 요정 즉 요릿집으로 전락합니다.

5년 뒤에는 모 기업인에게 팔려 서울 부암동으로 옮겨져 개인 주택으로 이용되다가 2002년에는 모두 해체돼 한 회사에 건축 자재로 넘겨집니다.

그렇게 창고에서 잊혀져 가던 아재당이 2006년 우연한 계기로 문화재청에 발견됐고, 결국 정부에 의한 매입과 재건이 추진된 겁니다.

아재당이 이렇게 재건되는 데에는 국비 25억 원이 들어갔고,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중요 부재의 80%가 아재당 원 건물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 것인데 이렇게 재건하는 과정에서 전통 건축물 수리 기술이 더욱 축적됐습니다.

[손창일/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팀장 : "이게 저희만의 공간이 아니라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국민이 볼 수 있게 전시, 교육용으로 다 개방할 계획입니다."]

파란만장했던 운명의 아재당, 이제 파주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또 다른 시대를 맞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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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구했던 흥선대원군 사랑채 ‘아재당’ 재건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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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6-09 07: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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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떠돌다 결국 해체된 채로 보관돼 오던 흥선대원군의 사랑채가 경기도 파주에 재건됐습니다.

서울의 운현궁에 있던 최고급 한옥 건물이 파주에 새로 자리를 잡기까지 기구했던 사연을 김건우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본채와 부속채, 사주문으로 구성된 아재당(我在堂), 1800년대 중반에 흥선대원군의 운현궁에 세워졌던 건물을 문화재청 산하 기관 땅에 재건한 겁니다.

'내가 있는 집'이란 뜻의 '아재당' 현판은 자신감 넘치던 집권기의 대원군 필체입니다.

[정현민/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선임연구원 : "다른 민가보다 두세 배 이상 굉장히 큰 목재를 가지고 대들보를 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대들보에서 나온 '보머리'와 '보머리'를 받치는 '익공'이라는 부재들은 하나하나 세밀하게 조각이 되어 있습니다."]

대원군의 부침, 대한제국의 명멸 등을 모두 지켜봐야 했던 아재당은 한때 예식장으로도 쓰이다가 1964년에 이르러 요정 즉 요릿집으로 전락합니다.

5년 뒤에는 모 기업인에게 팔려 서울 부암동으로 옮겨져 개인 주택으로 이용되다가 2002년에는 모두 해체돼 한 회사에 건축 자재로 넘겨집니다.

그렇게 창고에서 잊혀져 가던 아재당이 2006년 우연한 계기로 문화재청에 발견됐고, 결국 정부에 의한 매입과 재건이 추진된 겁니다.

아재당이 이렇게 재건되는 데에는 국비 25억 원이 들어갔고,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중요 부재의 80%가 아재당 원 건물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 것인데 이렇게 재건하는 과정에서 전통 건축물 수리 기술이 더욱 축적됐습니다.

[손창일/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팀장 : "이게 저희만의 공간이 아니라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국민이 볼 수 있게 전시, 교육용으로 다 개방할 계획입니다."]

파란만장했던 운명의 아재당, 이제 파주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또 다른 시대를 맞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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