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이슬람 모욕 못 참아!” 인도에 ‘발끈’…무슨 말 했길래

입력 2022.06.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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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라온 인도제품 불매 운동 [출처 : 트위터]SNS에 올라온 인도제품 불매 운동 [출처 : 트위터]

인도 집권당 대변인이 TV 토론에서 한 발언에 대해 이슬람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인도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발단은 누푸르 샤르마 인도국민당(BJP) 대변인이 지난주 TV 토론에서 발언한 내용입니다. 샤르마 대변인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와 그의 아내를 언급하며 무함마드가 6살의 아주 어린 여자아이를 아내로 맞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미디어 책임자인 나빈 진달도 이와 관련된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러자 바로 이슬람 국가들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 이슬람 국가들 분노…"무함마드 모욕은 이슬람 모욕"

이슬람 국가들은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며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이슬람권에서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은 곧 이슬람 전체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바로 성명을 내고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신념과 종교에 대한 존중"을 촉구했습니다. 카타르는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자국 주재 인도 대사를 초치해 항의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쿠웨이트도 같은 절차를 밟았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동참했습니다. 오만, 이란, 몰디브, 요르단, 바레인 등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이 잇따라 규탄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까지 합세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와 파키스탄도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인도 내 심각해지는 이슬람 혐오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동 일부 국가에서는 인도산 제품 불매 운동과 함께 인도 출신 이주 노동자를 돌려보내자는 해시태그들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슬람 모욕’에 반발하는 이슬람인들 [출처:AFP]‘이슬람 모욕’에 반발하는 이슬람인들 [출처:AFP]

■ 걸프국 교역 급성장 인도, 이슬람권 비난 확산에 곤혹

인도 입장에서는 이슬람 국가들의 반발을 무시하고 가볍게 넘길 수는 없습니다. 최근 들어 걸프협력회의(GCC, Gulf Cooperation Council)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과의 교역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와 이들 국가의 지난 회계연도 교역액은 870억 달러(우리 돈 약 109조 3,000억 원)에 달합니다. 이들 국가로부터 송금액도 지난 3년간 800억 달러(우리 돈 약 100조 5,000억 원)에 이릅니다. UAE는 지난해 인도의 세 번째로 큰 교역국이고 걸프국에만 인도인 900만 명 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걸프국가들은 에너지 측면에서도 인도의 가장 큰 수입원입니다. 인도 석유 수입의 1/3은 이들 걸프국가로부터 오고 있습니다.

인도국민당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습니다. 논란이 된 누푸르 대변인의 직무를 정지했고 "모든 종교인에 대한 모욕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는 반응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는 13억 전체 인구 가운데 80%가 힌두교인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무슬림 탄압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모디 총리는 해당 발언을 한 대변인과 같은 인도국민당 소속인데, 인도국민당은 강성 힌두교 민족주의를 표방합니다. 때문에 그 동안 인도 내 소수인종인 이슬람을 차별한다는 비난을 계속 받아왔습니다. 인도에서는 최근 무슬림 여학생들의 히잡 등교를 금지해 충돌이 벌어지는 등 종교 갈등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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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이슬람 모욕 못 참아!” 인도에 ‘발끈’…무슨 말 했길래
    • 입력 2022-06-09 09:00:31
    특파원 리포트
SNS에 올라온 인도제품 불매 운동 [출처 : 트위터]
인도 집권당 대변인이 TV 토론에서 한 발언에 대해 이슬람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인도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발단은 누푸르 샤르마 인도국민당(BJP) 대변인이 지난주 TV 토론에서 발언한 내용입니다. 샤르마 대변인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와 그의 아내를 언급하며 무함마드가 6살의 아주 어린 여자아이를 아내로 맞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미디어 책임자인 나빈 진달도 이와 관련된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러자 바로 이슬람 국가들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 이슬람 국가들 분노…"무함마드 모욕은 이슬람 모욕"

이슬람 국가들은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며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이슬람권에서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은 곧 이슬람 전체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바로 성명을 내고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신념과 종교에 대한 존중"을 촉구했습니다. 카타르는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자국 주재 인도 대사를 초치해 항의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쿠웨이트도 같은 절차를 밟았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동참했습니다. 오만, 이란, 몰디브, 요르단, 바레인 등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이 잇따라 규탄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까지 합세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와 파키스탄도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인도 내 심각해지는 이슬람 혐오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동 일부 국가에서는 인도산 제품 불매 운동과 함께 인도 출신 이주 노동자를 돌려보내자는 해시태그들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슬람 모욕’에 반발하는 이슬람인들 [출처:AFP]
■ 걸프국 교역 급성장 인도, 이슬람권 비난 확산에 곤혹

인도 입장에서는 이슬람 국가들의 반발을 무시하고 가볍게 넘길 수는 없습니다. 최근 들어 걸프협력회의(GCC, Gulf Cooperation Council)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과의 교역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와 이들 국가의 지난 회계연도 교역액은 870억 달러(우리 돈 약 109조 3,000억 원)에 달합니다. 이들 국가로부터 송금액도 지난 3년간 800억 달러(우리 돈 약 100조 5,000억 원)에 이릅니다. UAE는 지난해 인도의 세 번째로 큰 교역국이고 걸프국에만 인도인 900만 명 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걸프국가들은 에너지 측면에서도 인도의 가장 큰 수입원입니다. 인도 석유 수입의 1/3은 이들 걸프국가로부터 오고 있습니다.

인도국민당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습니다. 논란이 된 누푸르 대변인의 직무를 정지했고 "모든 종교인에 대한 모욕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는 반응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는 13억 전체 인구 가운데 80%가 힌두교인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무슬림 탄압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모디 총리는 해당 발언을 한 대변인과 같은 인도국민당 소속인데, 인도국민당은 강성 힌두교 민족주의를 표방합니다. 때문에 그 동안 인도 내 소수인종인 이슬람을 차별한다는 비난을 계속 받아왔습니다. 인도에서는 최근 무슬림 여학생들의 히잡 등교를 금지해 충돌이 벌어지는 등 종교 갈등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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