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플러스] “1960년대로 돌아가나? 새 정부 발언에 학교 현장은 놀라고 있다”

입력 2022.06.09 (16:45) 수정 2022.06.0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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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 진보:보수 9:8 교육감 진영 변화가 현장 영향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합의 필요
- 윤석열 정부 ‘전국 단위 학력평가’ 공약...모든 학생 대상 일제고사라면 교육 퇴보
- 초중등은 찬밥? 희망 주는 내용 없었다...지금은 “1960년대로 돌아가나?” 다들 놀라는 상황
- 교육을 경제의 도구로 보는 도구주의적 관점은 시대에 맞지 않아

■ 방송시간 : 6월 9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https://youtu.be/GgAZJU79P_w

◎범기영 오늘 사사건건에서는 교육 현장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한희정 안녕하세요?

◎범기영 교총이나 전교조는 익숙한데 실천교육교사모임, 소개를 좀 해 주시죠.

▼한희정 사실 저희 단체는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교사들로 이루어진 단체고요. 역사는 한 6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저희 단체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한 권의 책 때문이었거든요. 학교라는 괴물이라는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은 선생님들이 교사가 어떤 일을 해야 되는가, 이 시대의 학교는 어떤 역할들을 해야 되는가 고민들이 많았고, 그런 고민을 한 사람들은 한번 모여서 얘기해보자, 해서 그 책의 저자인 권재원 선생님을 모시고 전국에서 모이자고 했는데 엄청난 교사들이 모인 거예요. 300여 명 정도가 모여서 우리가 이렇게 잊지 말고 정말 현장에서 교사들이 겪고 느끼고 배우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단체를 만들자, 해서 이제 2016년에 창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범기영 교사들의 노조인 전교조가 만들어질 때는 참교육이라는 구호가 있었고, 그런데 이 단체는 실천 교육이에요. 어떤 개념입니까?

▼한희정 그러니까 실제 이제 우리나라에 많은 교육학이 있지만 쉽게 말하면 수입된 교육학 이론인 경우들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외국에서 그런 교육학 이론들이 만들어진 것은 철저히 현장 연구에 기반해서 나온 이론들이거든요. 그런데 우리 학교 현장은 교육을 전공하시는 분들에게 약간 외면 받고 있어요. 실제 우리나라 학교에 오셔서 아이들의 학습 모습을 보면서 이론들을 만든다든지 이런 것들이 잘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교육을 실천하는 우리들이 그냥 고준담론에 그친 이론이 아니라 실제 유용하고 쓸모 있는 그런 교육학들을 만들어가자, 실천하는 교사들이 되자, 이런 의미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범기영 제가 방송 들어오기 전에 이 홈페이지를 좀 들어가 봤더니 이 사진에 20~30대 교사 대표가 따로 있더라고요. 두신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한희정 요즘에 MZ세대 이야기를 하지만 굉장히 다양한 MZ세대들이 있겠지만, 교사들 중에서도 저희가 경험할 때는 지금의 20~30대 교사들은 저희와 굉장히 다른 조건, 환경에서 자랐고 그런 상황에서 교사가 됐어요. 그래서 그 선생님들의 의견들을 모아서 전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다. 지금 40~50대가 아니라 그분들이 어떻게 현장을 느끼고 경험하고 있는지 이런 부분들을 이사회에 오셔서 이야기를 전해주시면 충분히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제도를 두었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오늘 이제 선생님 모신 건 교육감 선거 결과를 보고 사실 저희가 제작진 안에서 토론하다가 모시게 됐는데, 이번 결과는 이랬습니다. 전에는 저의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라고 할 정도로 계속해서 지금 화면에 색깔로 표시되겠습니다만 대부분 파란색으로 표시가 돼 있죠. 정당 색깔은 아니에요. 진보, 보수로 저희가 편의적으로 나눴습니다. 이번에는 거의 지금 동수입니다. 9:8로 바뀌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구체적으로 교육 현장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나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한희정 저는 이제 큰 변화는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판단은 하고 있어요. 올해 사업 계획이나 예산안이 이미 다 나와 있고 이제 정책적인 변화가 있다면 내년 정도에 반영이 될 수 있을 텐데, 사실은 교육이라는 것이 이제 보수적이다, 라고 비난을 받지만, 보수적이기 때문에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하루아침에 무언가를 교육감이 의지를 가지고 밀어붙인다고 해서 학교 현장에 실질적인 변화가 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합의의 과정들이 상당히 필요합니다. 그래서 9시 등교제라든지 아니면 일제고사를 봐가지고 석차와 성적을 공개하겠다든지 이런 이야기를 하지만 이미 학교에 안착되어 있는 제도를 바꾸려면 학부모, 학생, 교사의 의견들을 수렴해야 되고 단위 학교별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권들이 이미 부여되어 왔던 경험들을 10년 넘게 해왔기 때문에 그것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도 굉장히 어려울 것이고 또 그렇잖아요. 우리 BTS니 기생충이나 한류 문화의 시대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분들이 성적과 석차에 의해서 그런 문화적인 성과들을 만들어낸 것들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사는 시대는 이미 성적과 석차로 판가름나는 시대가 아님을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는데, 그것을 강제하려고 했을 때 또 다른 저항, 또 다른 문제, 이런 것들이 나타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오히려 교육부에 의한 정책, 국가교육위원회의 정책, 이런 부분들이 더 파급 효과를 줄 가능성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면 그거를 좀 여쭤볼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부터 전국 단위의 학력평가 시행하겠다. 뭐 이런 공약을 내놓은 바가 있어요. 구체적으로 교육 현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한희정 그렇죠. 그러니까 저는 전국 단위의 학력평가는 사실은 지금도 시행은 하고 있었죠. 그런데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제고사냐 아니면 지역별, 계층별 표집을 해가지고 하는 표집검사냐 따라서 이제 좀 차이가 있었던 거고 지난 정부에서는 표집검사로 전환을 했었던 것이고요. 그리고 또 이제 코로나 시기를 거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약간 데이터 베이스가 좀 빠지는 그런 과정들은 있었지만 만약에 그 학력평가가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일제고사가 된다. 라고 하면 우리가 2009년에 이미 겪었던 그런 사태들을 다시 겪을 수밖에 없는, 교육에 있어서의 퇴보의 과정을 겪게 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합니다.

◎범기영 2009년에 있었던 사태라면 기억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어떤 일이었습니까?

▼한희정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에서 전수조사 형태로 일제고사를 초등학교 6학년에서부터 실시를 하게 되고 미달 학생이 많은 학교 같은 경우는 이제 뭐 보충수업을 하게 한다든지 이런 문제들이 있었고요. 실제로 그 과정에서 비교육적인 행태들. 예를 들면 뭐 특수아동 같은 경우 시험을 못 보게 학교에 오지 않게 한다든지 또 담임선생님들이 시험지를 OMR카드로 옮기면서 조작을 해서 기초학력 미달이 적게 나오게 한다든지. 이런 일들이 발생해가지고 사실 전국민적인 저항에 부딪치기도 했던 정책이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이게 다시 또 재현이 될 것인가. 라는 부분에 있어서 우려스럽습니다.

◎범기영 새 정부 교육 정책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고 싶은데요. 윤 대통령이 교육부는 과학기술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 라는 발언을 7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 발언을 했고 오늘은 한덕수 총리가 교육부를 찾아갔네요. 가서 교육부가 산업부서는 아니지만, 경제 쪽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서다. 라면서 거의 안보에 가까운 차원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려고 교육부에 왔다. 라고 이야기했어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한희정 사실 이제 대선 과정에서 초중등 교육이 이번 정부에서 거의 찬밥인 것 같다. 왜냐하면, 인수위 쪽이나 초중등 교육 전문가들이 들어가 있지 않았었고 나와 있는 내용들이 사실은 그렇게 뭔가 교육현장에 아, 이렇게 바뀌겠구나. 이런 뭐 희망을 주는 내용들이 많이 없어가지고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 발언을 보면서 학교 현장에서 다들 놀라고 있는 상황이고요. 교육을 경제의 도구로 보는 도구주의적 관점을 너무 팽배하게 드러내고 있는 거여서 사실 처음 들었을 때는 우리가 1960년대로 돌아가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사실 뭐 전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 OECD에서 이야기하는 미래사에 필요한 핵심 역량 또는 에듀케이션 2030. 이런 전세계적인 교육학적인 기류들이 있는데 거기 어디에서도 교육의 도구적 가치를 들이미는 잣대는 작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그 추세에 맞게 교육과정을 바꾸고 평가방식을 바꾸고 하는 식으로 꾸준히 지난 20년간 걸어오는 걸음 속에 있었고 그 과정에 진보교육감들이 일정 정도의 역할을 한 부분들도 있다. 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과정들을 무시하고 우리나라만 교육의 도구주의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가겠다. 라는 게 이제 세계적인 조류에도 맞지 않는 상황이죠.

◎범기영 지금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요. 짧게 어쨌거나 교육의 큰 변화는 거의 불가피한 흐름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현장에 있는 우리 실천 교사, 교사들과 어떻게 좀 대응을 해나가실 계획이십니까?

▼한희정 저희는 이 현장에서 교사들이 즐겁게 아이들을 만나는 게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하다. 라고 생각을 하고요. 박근혜 정부에서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행복 교육을 이야기했잖아요. 사실 그 기조가 지금 우리 시대에 가장 맞는 기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면 교사도 행복하고 아이들도 행복하고 학부모도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선생님들하고 전문성 향상시키고 공부하고 하는데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범기영 네. 저도 학부형이라서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 아, 이거는 정말 너무 듣기가 좋네요.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한희정 실천교육 교사모임 회장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희정 감사합니다.

◎범기영 네. 저는 내일 돌아오겠습니다. 4시엔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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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플러스] “1960년대로 돌아가나? 새 정부 발언에 학교 현장은 놀라고 있다”
    • 입력 2022-06-09 16:45:55
    • 수정2022-06-09 20:02:49
    사사건건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br /><br />- 진보:보수 9:8 교육감 진영 변화가 현장 영향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합의 필요<br />- 윤석열 정부 ‘전국 단위 학력평가’ 공약...모든 학생 대상 일제고사라면 교육 퇴보<br />- 초중등은 찬밥? 희망 주는 내용 없었다...지금은 “1960년대로 돌아가나?” 다들 놀라는 상황<br />- 교육을 경제의 도구로 보는 도구주의적 관점은 시대에 맞지 않아
■ 방송시간 : 6월 9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https://youtu.be/GgAZJU79P_w

◎범기영 오늘 사사건건에서는 교육 현장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한희정 안녕하세요?

◎범기영 교총이나 전교조는 익숙한데 실천교육교사모임, 소개를 좀 해 주시죠.

▼한희정 사실 저희 단체는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교사들로 이루어진 단체고요. 역사는 한 6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저희 단체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한 권의 책 때문이었거든요. 학교라는 괴물이라는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은 선생님들이 교사가 어떤 일을 해야 되는가, 이 시대의 학교는 어떤 역할들을 해야 되는가 고민들이 많았고, 그런 고민을 한 사람들은 한번 모여서 얘기해보자, 해서 그 책의 저자인 권재원 선생님을 모시고 전국에서 모이자고 했는데 엄청난 교사들이 모인 거예요. 300여 명 정도가 모여서 우리가 이렇게 잊지 말고 정말 현장에서 교사들이 겪고 느끼고 배우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단체를 만들자, 해서 이제 2016년에 창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범기영 교사들의 노조인 전교조가 만들어질 때는 참교육이라는 구호가 있었고, 그런데 이 단체는 실천 교육이에요. 어떤 개념입니까?

▼한희정 그러니까 실제 이제 우리나라에 많은 교육학이 있지만 쉽게 말하면 수입된 교육학 이론인 경우들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외국에서 그런 교육학 이론들이 만들어진 것은 철저히 현장 연구에 기반해서 나온 이론들이거든요. 그런데 우리 학교 현장은 교육을 전공하시는 분들에게 약간 외면 받고 있어요. 실제 우리나라 학교에 오셔서 아이들의 학습 모습을 보면서 이론들을 만든다든지 이런 것들이 잘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교육을 실천하는 우리들이 그냥 고준담론에 그친 이론이 아니라 실제 유용하고 쓸모 있는 그런 교육학들을 만들어가자, 실천하는 교사들이 되자, 이런 의미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범기영 제가 방송 들어오기 전에 이 홈페이지를 좀 들어가 봤더니 이 사진에 20~30대 교사 대표가 따로 있더라고요. 두신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한희정 요즘에 MZ세대 이야기를 하지만 굉장히 다양한 MZ세대들이 있겠지만, 교사들 중에서도 저희가 경험할 때는 지금의 20~30대 교사들은 저희와 굉장히 다른 조건, 환경에서 자랐고 그런 상황에서 교사가 됐어요. 그래서 그 선생님들의 의견들을 모아서 전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다. 지금 40~50대가 아니라 그분들이 어떻게 현장을 느끼고 경험하고 있는지 이런 부분들을 이사회에 오셔서 이야기를 전해주시면 충분히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제도를 두었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오늘 이제 선생님 모신 건 교육감 선거 결과를 보고 사실 저희가 제작진 안에서 토론하다가 모시게 됐는데, 이번 결과는 이랬습니다. 전에는 저의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라고 할 정도로 계속해서 지금 화면에 색깔로 표시되겠습니다만 대부분 파란색으로 표시가 돼 있죠. 정당 색깔은 아니에요. 진보, 보수로 저희가 편의적으로 나눴습니다. 이번에는 거의 지금 동수입니다. 9:8로 바뀌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구체적으로 교육 현장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나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한희정 저는 이제 큰 변화는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판단은 하고 있어요. 올해 사업 계획이나 예산안이 이미 다 나와 있고 이제 정책적인 변화가 있다면 내년 정도에 반영이 될 수 있을 텐데, 사실은 교육이라는 것이 이제 보수적이다, 라고 비난을 받지만, 보수적이기 때문에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하루아침에 무언가를 교육감이 의지를 가지고 밀어붙인다고 해서 학교 현장에 실질적인 변화가 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합의의 과정들이 상당히 필요합니다. 그래서 9시 등교제라든지 아니면 일제고사를 봐가지고 석차와 성적을 공개하겠다든지 이런 이야기를 하지만 이미 학교에 안착되어 있는 제도를 바꾸려면 학부모, 학생, 교사의 의견들을 수렴해야 되고 단위 학교별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권들이 이미 부여되어 왔던 경험들을 10년 넘게 해왔기 때문에 그것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도 굉장히 어려울 것이고 또 그렇잖아요. 우리 BTS니 기생충이나 한류 문화의 시대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분들이 성적과 석차에 의해서 그런 문화적인 성과들을 만들어낸 것들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사는 시대는 이미 성적과 석차로 판가름나는 시대가 아님을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는데, 그것을 강제하려고 했을 때 또 다른 저항, 또 다른 문제, 이런 것들이 나타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오히려 교육부에 의한 정책, 국가교육위원회의 정책, 이런 부분들이 더 파급 효과를 줄 가능성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러면 그거를 좀 여쭤볼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부터 전국 단위의 학력평가 시행하겠다. 뭐 이런 공약을 내놓은 바가 있어요. 구체적으로 교육 현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한희정 그렇죠. 그러니까 저는 전국 단위의 학력평가는 사실은 지금도 시행은 하고 있었죠. 그런데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제고사냐 아니면 지역별, 계층별 표집을 해가지고 하는 표집검사냐 따라서 이제 좀 차이가 있었던 거고 지난 정부에서는 표집검사로 전환을 했었던 것이고요. 그리고 또 이제 코로나 시기를 거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약간 데이터 베이스가 좀 빠지는 그런 과정들은 있었지만 만약에 그 학력평가가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일제고사가 된다. 라고 하면 우리가 2009년에 이미 겪었던 그런 사태들을 다시 겪을 수밖에 없는, 교육에 있어서의 퇴보의 과정을 겪게 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합니다.

◎범기영 2009년에 있었던 사태라면 기억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어떤 일이었습니까?

▼한희정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에서 전수조사 형태로 일제고사를 초등학교 6학년에서부터 실시를 하게 되고 미달 학생이 많은 학교 같은 경우는 이제 뭐 보충수업을 하게 한다든지 이런 문제들이 있었고요. 실제로 그 과정에서 비교육적인 행태들. 예를 들면 뭐 특수아동 같은 경우 시험을 못 보게 학교에 오지 않게 한다든지 또 담임선생님들이 시험지를 OMR카드로 옮기면서 조작을 해서 기초학력 미달이 적게 나오게 한다든지. 이런 일들이 발생해가지고 사실 전국민적인 저항에 부딪치기도 했던 정책이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이게 다시 또 재현이 될 것인가. 라는 부분에 있어서 우려스럽습니다.

◎범기영 새 정부 교육 정책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고 싶은데요. 윤 대통령이 교육부는 과학기술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 라는 발언을 7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 발언을 했고 오늘은 한덕수 총리가 교육부를 찾아갔네요. 가서 교육부가 산업부서는 아니지만, 경제 쪽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서다. 라면서 거의 안보에 가까운 차원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려고 교육부에 왔다. 라고 이야기했어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한희정 사실 이제 대선 과정에서 초중등 교육이 이번 정부에서 거의 찬밥인 것 같다. 왜냐하면, 인수위 쪽이나 초중등 교육 전문가들이 들어가 있지 않았었고 나와 있는 내용들이 사실은 그렇게 뭔가 교육현장에 아, 이렇게 바뀌겠구나. 이런 뭐 희망을 주는 내용들이 많이 없어가지고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 발언을 보면서 학교 현장에서 다들 놀라고 있는 상황이고요. 교육을 경제의 도구로 보는 도구주의적 관점을 너무 팽배하게 드러내고 있는 거여서 사실 처음 들었을 때는 우리가 1960년대로 돌아가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사실 뭐 전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 OECD에서 이야기하는 미래사에 필요한 핵심 역량 또는 에듀케이션 2030. 이런 전세계적인 교육학적인 기류들이 있는데 거기 어디에서도 교육의 도구적 가치를 들이미는 잣대는 작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그 추세에 맞게 교육과정을 바꾸고 평가방식을 바꾸고 하는 식으로 꾸준히 지난 20년간 걸어오는 걸음 속에 있었고 그 과정에 진보교육감들이 일정 정도의 역할을 한 부분들도 있다. 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과정들을 무시하고 우리나라만 교육의 도구주의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가겠다. 라는 게 이제 세계적인 조류에도 맞지 않는 상황이죠.

◎범기영 지금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요. 짧게 어쨌거나 교육의 큰 변화는 거의 불가피한 흐름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현장에 있는 우리 실천 교사, 교사들과 어떻게 좀 대응을 해나가실 계획이십니까?

▼한희정 저희는 이 현장에서 교사들이 즐겁게 아이들을 만나는 게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하다. 라고 생각을 하고요. 박근혜 정부에서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행복 교육을 이야기했잖아요. 사실 그 기조가 지금 우리 시대에 가장 맞는 기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면 교사도 행복하고 아이들도 행복하고 학부모도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선생님들하고 전문성 향상시키고 공부하고 하는데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범기영 네. 저도 학부형이라서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 아, 이거는 정말 너무 듣기가 좋네요.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한희정 실천교육 교사모임 회장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희정 감사합니다.

◎범기영 네. 저는 내일 돌아오겠습니다. 4시엔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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