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다한 하이브리드車, 이제 찬밥 국면으로?

입력 2022.06.10 (09: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친환경 효시 하이브리드차, 저공해차 '제외' 방침
전기차 전환 속 여전한 인기지만 혜택 축소 가시화
기존 운전자·신차 계약자들 '반발'도 예상


■ 전기차, 이제 사도 되는 거야?

국제유가 다시120$ -전문가 "1배럴에 150$ 갈 수도"
"한국, 세계 최고의 충전 인프라" -국제에너지기구(IEA)

이런 언론기사나 일부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온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조사 대상 30개 나라 가운데 한국이 충전 환경에 있어 가장 낫다는 한 국제기구의 조사 결과도 예비 차량 구매자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합니다. (물론 상당수 전기차주들은 국내 충전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반면 아직 선뜻 전기차를 사기 망설여진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계속 오르고 있는 차량 가격, 원활한 AS 여부와 상대적으로 높은 수리비·보험료 등은 차 고장과 사고 때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수명과 교체 비용까지 따진다면 그냥 단순히 결정할 사항은 아니기도 합니다.


■ 최장 16개월 대기 하이브리드

그래서일까요? 친환경차량 보급의 서막을 알렸던 하이브리드차량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돈 있어도 차 못 사는' 시대가 된 지 오래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도 당장 손에 넣기는 어렵습니다. 현대차의 경우만 봐도 아반떼나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평균 인도 기간이 지금 기준 14~16개월입니다. 오늘 계약해도 내년 가을이나 초겨울쯤에나 차를 받아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 완성차 고위 관계자는 차를 좀 빨리 출고할 수 없느냐는 주변의 문의나 민원이 들어오면 "신차 주문 후 평균 인도 기간을 표로 잘 정리한 최신 언론기사를 보내준다"고 말합니다. 방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 곧 사라질 저공해차 혜택들

그동안 하이브리차가 인기를 끈 모은 것은 단순히 연비가 좋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저공해'차로 분류돼 여러 가지 혜택이 있었습니다. 세제 혜택을 중심으로 오래 차를 운영한다면 운전자 입장에서는 꽤 쏠쏠한 유인책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혜택들도 곧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2025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저공해 차에서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구매보조금과 세제지원을 이제 하이브리드가 아닌 전기·수소차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장 주목되는 부분은 세금 부분입니다.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을 올해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지만, 그 이후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인기 하이브리드 차종의 경우 출고 기간이 1년 넘게 걸리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만약 조치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지금 계약한 하이브리드 차주의 경우 인도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개별소비세나 취득세 감면 혜택을 자칫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새 정부가 다음 주에 하는 경제정책 방향 발표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지 여부도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 혜택 축소 시 판매량 영향 불가피

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에도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 등록 대수 기준으로 1년 전보다 30% 넘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세금 혜택 등이 줄어들면 지금의 판매량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기존 하이브리드차 소유자들도 주차비나 통행료 등의 혜택이 없어지기 때문에 조치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친환경차·저공해차의 대표로 꼽혔던 하이브리드가 지금의 속도라면 역할을 다하고 곧 찬밥 신세가 될 운명을 앞두게 된 것입니다.

■ 여전히 하이브리드 고집하는 일본의 선택

저속구간 등에서 전기차처럼(EV MODE) 배터리를 이용해 달리는 하이브리드차저속구간 등에서 전기차처럼(EV MODE) 배터리를 이용해 달리는 하이브리드차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되는 것은 일본의 움직임입니다. 대부분 나라들이 전기차에 사활을 걸고 있던 최근, 일본은 여전히 하이브리드차를 친환경 주력 상품으로 고집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미 전기차 시장에서는 한국이나 미국, 유럽에 비해 출발이 늦은 일본의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영향으로 국내에 출시된 일본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국내 차보다 상대적으로 출고 대기 시간이 짧습니다.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노 재팬'이후 급감했던 차량 판매량도 만만치 않게 회복했습니다. 다만 이런 호조세에도 하이브리드카 혜택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일본 업계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포그래픽:권세라 / 대문사진:이지호)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할 일 다한 하이브리드車, 이제 찬밥 국면으로?
    • 입력 2022-06-10 09:42:34
    취재K
친환경 효시 하이브리드차, 저공해차 '제외' 방침<br />전기차 전환 속 여전한 인기지만 혜택 축소 가시화<br />기존 운전자·신차 계약자들 '반발'도 예상

■ 전기차, 이제 사도 되는 거야?

국제유가 다시120$ -전문가 "1배럴에 150$ 갈 수도"
"한국, 세계 최고의 충전 인프라" -국제에너지기구(IEA)

이런 언론기사나 일부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온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조사 대상 30개 나라 가운데 한국이 충전 환경에 있어 가장 낫다는 한 국제기구의 조사 결과도 예비 차량 구매자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합니다. (물론 상당수 전기차주들은 국내 충전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반면 아직 선뜻 전기차를 사기 망설여진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계속 오르고 있는 차량 가격, 원활한 AS 여부와 상대적으로 높은 수리비·보험료 등은 차 고장과 사고 때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수명과 교체 비용까지 따진다면 그냥 단순히 결정할 사항은 아니기도 합니다.


■ 최장 16개월 대기 하이브리드

그래서일까요? 친환경차량 보급의 서막을 알렸던 하이브리드차량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돈 있어도 차 못 사는' 시대가 된 지 오래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도 당장 손에 넣기는 어렵습니다. 현대차의 경우만 봐도 아반떼나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평균 인도 기간이 지금 기준 14~16개월입니다. 오늘 계약해도 내년 가을이나 초겨울쯤에나 차를 받아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 완성차 고위 관계자는 차를 좀 빨리 출고할 수 없느냐는 주변의 문의나 민원이 들어오면 "신차 주문 후 평균 인도 기간을 표로 잘 정리한 최신 언론기사를 보내준다"고 말합니다. 방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 곧 사라질 저공해차 혜택들

그동안 하이브리차가 인기를 끈 모은 것은 단순히 연비가 좋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저공해'차로 분류돼 여러 가지 혜택이 있었습니다. 세제 혜택을 중심으로 오래 차를 운영한다면 운전자 입장에서는 꽤 쏠쏠한 유인책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혜택들도 곧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2025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저공해 차에서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구매보조금과 세제지원을 이제 하이브리드가 아닌 전기·수소차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장 주목되는 부분은 세금 부분입니다.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을 올해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지만, 그 이후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인기 하이브리드 차종의 경우 출고 기간이 1년 넘게 걸리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만약 조치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지금 계약한 하이브리드 차주의 경우 인도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개별소비세나 취득세 감면 혜택을 자칫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새 정부가 다음 주에 하는 경제정책 방향 발표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지 여부도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 혜택 축소 시 판매량 영향 불가피

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에도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 등록 대수 기준으로 1년 전보다 30% 넘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세금 혜택 등이 줄어들면 지금의 판매량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기존 하이브리드차 소유자들도 주차비나 통행료 등의 혜택이 없어지기 때문에 조치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친환경차·저공해차의 대표로 꼽혔던 하이브리드가 지금의 속도라면 역할을 다하고 곧 찬밥 신세가 될 운명을 앞두게 된 것입니다.

■ 여전히 하이브리드 고집하는 일본의 선택

저속구간 등에서 전기차처럼(EV MODE) 배터리를 이용해 달리는 하이브리드차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되는 것은 일본의 움직임입니다. 대부분 나라들이 전기차에 사활을 걸고 있던 최근, 일본은 여전히 하이브리드차를 친환경 주력 상품으로 고집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미 전기차 시장에서는 한국이나 미국, 유럽에 비해 출발이 늦은 일본의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영향으로 국내에 출시된 일본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국내 차보다 상대적으로 출고 대기 시간이 짧습니다.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노 재팬'이후 급감했던 차량 판매량도 만만치 않게 회복했습니다. 다만 이런 호조세에도 하이브리드카 혜택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일본 업계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포그래픽:권세라 / 대문사진:이지호)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