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잠긴 부차…집단학살 의혹은 논란

입력 2022.06.11 (21:25) 수정 2022.06.1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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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KBS 취재진이 지난 9일부터 수도 키이우에 들어가 있는데요.

오늘은 러시아군의 집단학살 의혹이 제기된 부차와 이르핀에서 취재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현지 연결하겠습니다.

유원중 특파원, 지금 뒤로 보이는 곳이 공동묘지인 것 같은데, 정확히 어디에 나가 있습니까?

[기자]

저는 지금 이르핀 공동묘지에서 방송하고 있는데요.

이번 전쟁 때 사망한 민간인들이 묻힌 곳입니다.

키이우 외곽의 이르핀과 바로 옆 동네인 부차는 한 때 러시아군이 점령하면서 민간인 학살 의혹이 일고 있는 곳입니다.

먼저 저희가 어제 취재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이곳은 키이우 시내에서 15km 떨어진 곳인데요.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던 곳입니다.

여기에서 좀 더 가면 부차가 있는데요. 한때 러시아가 점령했던 곳입니다.

부차로 들어가는 길.

대형 쇼핑몰이 미사일 공습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불에 탄 차량들은 길거리에 쌓여 있습니다.

셀 수 없을 만큼의 총알 자국은 이곳의 교전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부차시 총국장인 드미트로씨는 러시아군의 부차 점령이 시작되던 시기 러시아군에 의해 체포됐다 도망친 일로 이곳에선 유명 인사입니다.

[드미트로/부차시 총국장 : "(러시아군들이)저를 포박했고, 시청에 남아 있던 6명의 동료를 체포했습니다."]

밤새 구금됐던 드미트로씨는 다음날 아침 병력 이동의 혼란을 틈타 도망쳤다고 하는데요.

건물 곳곳의 저격수들이 가장 두려웠다고 합니다.

[드미트로/부차시 총국장 : "제가 누군지 정확하게 알았다면 그들이 놔주지 않았을 겁니다. 저한테서 많은 정보를 캐내려 했을 거예요."]

러시아군이 식량과 약을 구하러 시청으로 가던 부자에게 총을 쏴 아버지가 숨진 사건 현장입니다.

이곳에서 구사일생 살아난 아들은 현재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를 밝힐 핵심 증인이 됐습니다.

숨진 이의 아내는 남편에게 벌어진 참변을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알라/희생자 부인 : "(러시아군이) 일반인에게 이런 짓을 할 줄 알았다면 제가 약을 사러 내보내지 않았을텐데요."]

러시아군 점령 당시 위성과 드론에 의해 찍힌 민간인 시신과 집단 매장 등은 민간 학살 의혹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결박된 채 총을 맞고 숨진 시신들은 온 세상을 경악하게 했는데요.

키이우 외곽의 주거 중심지역이었던 부차와 이르핀.

러시아군이 퇴각한 이후 이곳엔 다시 평화가 찾아왔지만 여전히 깊은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지금 러시아군의 집단학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럼 이 집단학살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현지에선 우크라이나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국제사회의 조사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그동안 해외 언론을 통해 집단학살을 상징하는 곳으로 종종 언급됐었는데요.

현장에 와서 보니 우크라이나측이 이곳 전체를 새로 조성된 묘지처럼 꾸며놓긴 했지만 실제 러시아군 점령 시기 숨진 민간인 묘지는 제 바로 뒤쪽의 5~6개 열 정도입니다.

러시아군에 의한 전쟁범죄를 일부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집단학살에 대해서는 좀 더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는데요.

여기 묻힌 희생자들 상당수는 60대를 훨씬 넘긴 고령자들이어서 이들이 죽은 이유에 대해 보다 면밀한 조사가 이뤄지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서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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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픔에 잠긴 부차…집단학살 의혹은 논란
    • 입력 2022-06-11 21:25:40
    • 수정2022-06-11 21: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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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KBS 취재진이 지난 9일부터 수도 키이우에 들어가 있는데요.

오늘은 러시아군의 집단학살 의혹이 제기된 부차와 이르핀에서 취재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현지 연결하겠습니다.

유원중 특파원, 지금 뒤로 보이는 곳이 공동묘지인 것 같은데, 정확히 어디에 나가 있습니까?

[기자]

저는 지금 이르핀 공동묘지에서 방송하고 있는데요.

이번 전쟁 때 사망한 민간인들이 묻힌 곳입니다.

키이우 외곽의 이르핀과 바로 옆 동네인 부차는 한 때 러시아군이 점령하면서 민간인 학살 의혹이 일고 있는 곳입니다.

먼저 저희가 어제 취재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이곳은 키이우 시내에서 15km 떨어진 곳인데요.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던 곳입니다.

여기에서 좀 더 가면 부차가 있는데요. 한때 러시아가 점령했던 곳입니다.

부차로 들어가는 길.

대형 쇼핑몰이 미사일 공습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불에 탄 차량들은 길거리에 쌓여 있습니다.

셀 수 없을 만큼의 총알 자국은 이곳의 교전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부차시 총국장인 드미트로씨는 러시아군의 부차 점령이 시작되던 시기 러시아군에 의해 체포됐다 도망친 일로 이곳에선 유명 인사입니다.

[드미트로/부차시 총국장 : "(러시아군들이)저를 포박했고, 시청에 남아 있던 6명의 동료를 체포했습니다."]

밤새 구금됐던 드미트로씨는 다음날 아침 병력 이동의 혼란을 틈타 도망쳤다고 하는데요.

건물 곳곳의 저격수들이 가장 두려웠다고 합니다.

[드미트로/부차시 총국장 : "제가 누군지 정확하게 알았다면 그들이 놔주지 않았을 겁니다. 저한테서 많은 정보를 캐내려 했을 거예요."]

러시아군이 식량과 약을 구하러 시청으로 가던 부자에게 총을 쏴 아버지가 숨진 사건 현장입니다.

이곳에서 구사일생 살아난 아들은 현재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를 밝힐 핵심 증인이 됐습니다.

숨진 이의 아내는 남편에게 벌어진 참변을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알라/희생자 부인 : "(러시아군이) 일반인에게 이런 짓을 할 줄 알았다면 제가 약을 사러 내보내지 않았을텐데요."]

러시아군 점령 당시 위성과 드론에 의해 찍힌 민간인 시신과 집단 매장 등은 민간 학살 의혹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결박된 채 총을 맞고 숨진 시신들은 온 세상을 경악하게 했는데요.

키이우 외곽의 주거 중심지역이었던 부차와 이르핀.

러시아군이 퇴각한 이후 이곳엔 다시 평화가 찾아왔지만 여전히 깊은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지금 러시아군의 집단학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럼 이 집단학살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현지에선 우크라이나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국제사회의 조사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그동안 해외 언론을 통해 집단학살을 상징하는 곳으로 종종 언급됐었는데요.

현장에 와서 보니 우크라이나측이 이곳 전체를 새로 조성된 묘지처럼 꾸며놓긴 했지만 실제 러시아군 점령 시기 숨진 민간인 묘지는 제 바로 뒤쪽의 5~6개 열 정도입니다.

러시아군에 의한 전쟁범죄를 일부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집단학살에 대해서는 좀 더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는데요.

여기 묻힌 희생자들 상당수는 60대를 훨씬 넘긴 고령자들이어서 이들이 죽은 이유에 대해 보다 면밀한 조사가 이뤄지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서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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