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2개 잡아야 우선권”…대리 배차 ‘갑질’ 논란
입력 2022.06.12 (21:31)
수정 2022.06.1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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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리 두기가 풀린 요즘 대리운전 수요가 늘면서, 기사들의 일감도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와 함께 배차 업체의 '갑질' 관행도 되살아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기사들에게 일종의 할당량을 주고 이를 못 채우면 불이익을 준다는데요.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님 잡기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늦은 밤.
대리운전 기사들이 배차 프로그램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숙제를 그래도 해야죠. 2개 정도는…."]
["숙제는 부담은 돼요."]
이들이 말하는 '숙제'란 평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 사이, 최소 2건의 콜을 잡아야 한다는 한 배차 중개업체의 규약입니다.
경력 15년 차 박정민 씨도 이 숙제 때문에 매일 애가 탑니다.
["감자탕 집, 거기 말씀하시는 거예요?"]
어렵게 한 건 잡나 싶었지만 허탕.
["예, 취소됐어요."]
새벽 1시까지도 '숙제'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이러면, 다음날은 더 어려워집니다.
할당량을 못 채운 기사에겐, 선호하는 목적지 호출을 빨리 골라잡을 수 있는 '우선 배차권'을 주지 않습니다.
[박정민/대리기사 : "(우선 배차권이 없으면) 내가 원하는 콜이 나오지 않고, 가격도 안 좋고, 도착지도 안 좋고…."]
이 불이익 때문에 기사들은 밤마다 조급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리기사/음성변조 : "한 시가 몇 분 (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콜이 취소가 되면 안 될 것 같으니까 제가 급하게 고객한테 가다가 자동차하고 부닥치는 사고가…."]
'숙제'를 운영하는 배차 업체는 수도권 대리운전 '전화 호출'의 7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앱' 호출이 많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10건 중 7건은 전화 방식.
기사들은, 이 업체 프로그램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대리기사/음성변조 : "이 시간대 피크시간 대 되면 사실은 숙제 때문에 카카오콜(앱 호출)을 못 받아요."]
코로나 19 불황 때문에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지만, 최근 거리 두기가 풀리자 마자 업체는 제도를 부활시켰습니다.
[소민안/공인노무사 : "(대리 기사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해서 콜 수를 인위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는 거죠."]
업체 측은 KBS 취재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준우 김현민 최하운/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최창준 김정현
거리 두기가 풀린 요즘 대리운전 수요가 늘면서, 기사들의 일감도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와 함께 배차 업체의 '갑질' 관행도 되살아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기사들에게 일종의 할당량을 주고 이를 못 채우면 불이익을 준다는데요.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님 잡기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늦은 밤.
대리운전 기사들이 배차 프로그램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숙제를 그래도 해야죠. 2개 정도는…."]
["숙제는 부담은 돼요."]
이들이 말하는 '숙제'란 평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 사이, 최소 2건의 콜을 잡아야 한다는 한 배차 중개업체의 규약입니다.
경력 15년 차 박정민 씨도 이 숙제 때문에 매일 애가 탑니다.
["감자탕 집, 거기 말씀하시는 거예요?"]
어렵게 한 건 잡나 싶었지만 허탕.
["예, 취소됐어요."]
새벽 1시까지도 '숙제'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이러면, 다음날은 더 어려워집니다.
할당량을 못 채운 기사에겐, 선호하는 목적지 호출을 빨리 골라잡을 수 있는 '우선 배차권'을 주지 않습니다.
[박정민/대리기사 : "(우선 배차권이 없으면) 내가 원하는 콜이 나오지 않고, 가격도 안 좋고, 도착지도 안 좋고…."]
이 불이익 때문에 기사들은 밤마다 조급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리기사/음성변조 : "한 시가 몇 분 (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콜이 취소가 되면 안 될 것 같으니까 제가 급하게 고객한테 가다가 자동차하고 부닥치는 사고가…."]
'숙제'를 운영하는 배차 업체는 수도권 대리운전 '전화 호출'의 7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앱' 호출이 많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10건 중 7건은 전화 방식.
기사들은, 이 업체 프로그램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대리기사/음성변조 : "이 시간대 피크시간 대 되면 사실은 숙제 때문에 카카오콜(앱 호출)을 못 받아요."]
코로나 19 불황 때문에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지만, 최근 거리 두기가 풀리자 마자 업체는 제도를 부활시켰습니다.
[소민안/공인노무사 : "(대리 기사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해서 콜 수를 인위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는 거죠."]
업체 측은 KBS 취재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준우 김현민 최하운/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최창준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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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6-12 21:31:57
- 수정2022-06-12 22:12:43
[앵커]
거리 두기가 풀린 요즘 대리운전 수요가 늘면서, 기사들의 일감도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와 함께 배차 업체의 '갑질' 관행도 되살아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기사들에게 일종의 할당량을 주고 이를 못 채우면 불이익을 준다는데요.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님 잡기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늦은 밤.
대리운전 기사들이 배차 프로그램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숙제를 그래도 해야죠. 2개 정도는…."]
["숙제는 부담은 돼요."]
이들이 말하는 '숙제'란 평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 사이, 최소 2건의 콜을 잡아야 한다는 한 배차 중개업체의 규약입니다.
경력 15년 차 박정민 씨도 이 숙제 때문에 매일 애가 탑니다.
["감자탕 집, 거기 말씀하시는 거예요?"]
어렵게 한 건 잡나 싶었지만 허탕.
["예, 취소됐어요."]
새벽 1시까지도 '숙제'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이러면, 다음날은 더 어려워집니다.
할당량을 못 채운 기사에겐, 선호하는 목적지 호출을 빨리 골라잡을 수 있는 '우선 배차권'을 주지 않습니다.
[박정민/대리기사 : "(우선 배차권이 없으면) 내가 원하는 콜이 나오지 않고, 가격도 안 좋고, 도착지도 안 좋고…."]
이 불이익 때문에 기사들은 밤마다 조급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리기사/음성변조 : "한 시가 몇 분 (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콜이 취소가 되면 안 될 것 같으니까 제가 급하게 고객한테 가다가 자동차하고 부닥치는 사고가…."]
'숙제'를 운영하는 배차 업체는 수도권 대리운전 '전화 호출'의 7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앱' 호출이 많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10건 중 7건은 전화 방식.
기사들은, 이 업체 프로그램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대리기사/음성변조 : "이 시간대 피크시간 대 되면 사실은 숙제 때문에 카카오콜(앱 호출)을 못 받아요."]
코로나 19 불황 때문에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지만, 최근 거리 두기가 풀리자 마자 업체는 제도를 부활시켰습니다.
[소민안/공인노무사 : "(대리 기사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해서 콜 수를 인위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는 거죠."]
업체 측은 KBS 취재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준우 김현민 최하운/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최창준 김정현
거리 두기가 풀린 요즘 대리운전 수요가 늘면서, 기사들의 일감도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와 함께 배차 업체의 '갑질' 관행도 되살아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기사들에게 일종의 할당량을 주고 이를 못 채우면 불이익을 준다는데요.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님 잡기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늦은 밤.
대리운전 기사들이 배차 프로그램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숙제를 그래도 해야죠. 2개 정도는…."]
["숙제는 부담은 돼요."]
이들이 말하는 '숙제'란 평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 사이, 최소 2건의 콜을 잡아야 한다는 한 배차 중개업체의 규약입니다.
경력 15년 차 박정민 씨도 이 숙제 때문에 매일 애가 탑니다.
["감자탕 집, 거기 말씀하시는 거예요?"]
어렵게 한 건 잡나 싶었지만 허탕.
["예, 취소됐어요."]
새벽 1시까지도 '숙제'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이러면, 다음날은 더 어려워집니다.
할당량을 못 채운 기사에겐, 선호하는 목적지 호출을 빨리 골라잡을 수 있는 '우선 배차권'을 주지 않습니다.
[박정민/대리기사 : "(우선 배차권이 없으면) 내가 원하는 콜이 나오지 않고, 가격도 안 좋고, 도착지도 안 좋고…."]
이 불이익 때문에 기사들은 밤마다 조급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리기사/음성변조 : "한 시가 몇 분 (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콜이 취소가 되면 안 될 것 같으니까 제가 급하게 고객한테 가다가 자동차하고 부닥치는 사고가…."]
'숙제'를 운영하는 배차 업체는 수도권 대리운전 '전화 호출'의 7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앱' 호출이 많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10건 중 7건은 전화 방식.
기사들은, 이 업체 프로그램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대리기사/음성변조 : "이 시간대 피크시간 대 되면 사실은 숙제 때문에 카카오콜(앱 호출)을 못 받아요."]
코로나 19 불황 때문에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지만, 최근 거리 두기가 풀리자 마자 업체는 제도를 부활시켰습니다.
[소민안/공인노무사 : "(대리 기사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해서 콜 수를 인위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는 거죠."]
업체 측은 KBS 취재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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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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