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금환급보증’ 막힌 데다 ‘인력난’까지

입력 2022.06.13 (09:47) 수정 2022.06.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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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 물동량 증가로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목표를 빠르게 채우고 있지만 정작 배를 만들 사람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에서 이제 막 벗어난 중형 조선소의 경우 조선업계 인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선제적인 채용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이 수주한 선박은 모두 406척.

수주한 배 숫자로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국제 물동량 회복으로 세계 신조 발주량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5년 이후 수주 절벽에 시달리며 국내 조선업계가 인력을 줄여온 탓에 만들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젭니다.

실제로 국내 조선소 인력은 2014년 말, 20만 3천여 명에서 지난해 9만 2천여 명으로 7년 사이 54%나 줄었습니다.

수주 물량을 맞추기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은 7년 만에 대규모 정규직 신규 채용에 나섰습니다.

[한영석/현대중공업 부회장 : "지난해 12월 "많은 일감을 확보한 것에 대해서 그 물량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업계의 인력난은 예고됐던 일이지만 대형 조선업체와 달리, 대선조선과 HJ중공업 등 부산지역 중형 조선소들은 채용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소 1년 치 이상 일감을 확보해야 사람을 뽑을 텐데, 수주해도 계약에 필요한 금융권의 '선수금환급 보증'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엄격하게 적용받고 있는 제한적인 '보증 규모' 탓에 중형 조선소들은 추가 수주도 어렵고, 인력 확보까지 힘들어졌습니다.

[중형 조선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감을 받아놓고 준비를 해서 건조를 해야 하는데, 일감을 받기 위해선 RG(선수금환급보증)발급이 필요한 것이고…설계직이든, 사무직이든, 생산직이든 건조에 맞춰서 대응할 인력들을 채용하고 유지할 수 있죠."]

지난해 수주한 선박 물량은 선박 설계가 끝나면 올 하반기부터는 건조에 들어가 인력 투입이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어렵게 시작된 수주 회복에도, 중형 조선소들은 보증 한도 제한에다 인력난까지 더해져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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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금환급보증’ 막힌 데다 ‘인력난’까지
    • 입력 2022-06-13 09:47:33
    • 수정2022-06-13 10:25:23
    930뉴스(울산)
[앵커]

국제 물동량 증가로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목표를 빠르게 채우고 있지만 정작 배를 만들 사람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에서 이제 막 벗어난 중형 조선소의 경우 조선업계 인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선제적인 채용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이 수주한 선박은 모두 406척.

수주한 배 숫자로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국제 물동량 회복으로 세계 신조 발주량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5년 이후 수주 절벽에 시달리며 국내 조선업계가 인력을 줄여온 탓에 만들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젭니다.

실제로 국내 조선소 인력은 2014년 말, 20만 3천여 명에서 지난해 9만 2천여 명으로 7년 사이 54%나 줄었습니다.

수주 물량을 맞추기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은 7년 만에 대규모 정규직 신규 채용에 나섰습니다.

[한영석/현대중공업 부회장 : "지난해 12월 "많은 일감을 확보한 것에 대해서 그 물량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업계의 인력난은 예고됐던 일이지만 대형 조선업체와 달리, 대선조선과 HJ중공업 등 부산지역 중형 조선소들은 채용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소 1년 치 이상 일감을 확보해야 사람을 뽑을 텐데, 수주해도 계약에 필요한 금융권의 '선수금환급 보증'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엄격하게 적용받고 있는 제한적인 '보증 규모' 탓에 중형 조선소들은 추가 수주도 어렵고, 인력 확보까지 힘들어졌습니다.

[중형 조선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감을 받아놓고 준비를 해서 건조를 해야 하는데, 일감을 받기 위해선 RG(선수금환급보증)발급이 필요한 것이고…설계직이든, 사무직이든, 생산직이든 건조에 맞춰서 대응할 인력들을 채용하고 유지할 수 있죠."]

지난해 수주한 선박 물량은 선박 설계가 끝나면 올 하반기부터는 건조에 들어가 인력 투입이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어렵게 시작된 수주 회복에도, 중형 조선소들은 보증 한도 제한에다 인력난까지 더해져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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