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초학력까지 저하…“국어 최저 수준”

입력 2022.06.13 (20:58) 수정 2022.06.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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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기초학력 저하 문제,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등교가 전면 중단된 이후 기초학력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는데, 평가 결과에서도 사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늘(13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9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2021학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시험을 치른 780,203명의 결과 가운데 3%인 22,297명을 표집해 조사한 뒤 분석한 결과입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년도(2020년) 결과와는 오차범위 내에서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이전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평가는 국어와 수학, 영어 등 3과목으로 진행됐는데 과목별로 다소 차이가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입니다.


■ '보통학력 이상' 계속 ↓… '고2' 기초학력 미달 ↑

교육부와 평가원은 평가 결과를 모두 4개 단계로 나눠 분석했습니다. 1단계는 기초학력 미달수준, 2단계는 기초학력 수준, 3단계는 보통학력 수준, 4단계는 우수학력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3단계 이상, 즉 보통학력 수준 이상인 학생들의 결과를 기준으로 분석했는데, 전년도(2020년)에 비해선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교육부 역시 "전년도와 비교해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코로나 19로 등교가 전면 중단되면서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계속 제기돼 왔는데요. 실제 결과 발표에서도 중3과 고2 학생 모두 2019년 이후 대부분 과목에서 보통학력 수준 이상의 학생 비율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고2 국어 과목의 경우 64.3%로 전년도보다 5.5%p 정도 낮아졌는데, 이는 표집평가로 전환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기초학력 미달은 학업 수준이 높은 고2 학생집단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201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수학 과목의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일명 '수포자(수학포기자)'의 비율이 14.2%나 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지역별·성별 차이도 뚜렷… "사교육 접근성 따른 학력차 우려"

성별에 따른 성취 수준에서는 여학생이 모든 과목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국어 과목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가장 많이 벌어져,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중3은 16.9%, 고2는 20.3% 높게 나타났습니다. 성별에 따른 차이가 가장 적은 과목은 수학이었습니다.


'기초학력 미달'도 남학생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국어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 비율에서 중3과 고2 모두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어도 2배 이상이었습니다. 수학은 2배수 미만의 차이를 보였지만, 여전히 여학생의 수준이 더 높았습니다.


대도시 지역과 읍·면 지역 학력 수준 차이는 수학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보통학력 이상'의 경우에서 중3은 18.8%, 고2는 12.9% 각각 차이가 났습니다. 대도시일수록 수학 과목을 보통 이상으로 잘하는 학생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지역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 역시 국어와 영어와 비교하면 수학이 좀 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교육부는 "지역별 학력 수준의 차이는 사교육 접근성에 따른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분석자료가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교육결손 해소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 2024년 초3까지 시험 확대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공백과 기초학력 저하가 계속되면서 교육부는 오는 10월 '교육결손 해소를 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줄이는 것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기초학력 미달 학생 대상 '협력수업'도 현재 3,000개 학교에서 6,000개까지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모든 지역 교육청에 '학습종합 클리닉센터'를 설치하고 전문인력을 활용해 전방위적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교육적 지원과 함께 심리, 정서적 지원도 포함됐습니다.

무엇보다 기초학력 부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현재 중3과 고2를 대상으로만 진행 중인 '학업성취도 평가' 대상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시험 방식을 종이 시험지에서 컴퓨터 기반 온라인 시험으로 바꿔 접근성을 높일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초 5~4학년, 2024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 시험을 치르도록 할 방침입니다. 결국 '시험 부활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평가 결과에 집중하지 않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준을 알아보기 위해 평가를 확대하는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대책에 대해 교원단체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오늘(13일)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가 뚜렷한 상황인데, 교육부의 대책이 기존 방안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교원 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논평을 통해 "학력평가 확대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비판했습니다.

교육부는 9월과 10월 연이어 '기초학력 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의 우려와 비판을 아우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들이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인포그래픽 디자인 :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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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3 20:58:26
    • 수정2022-06-13 21:00:02
    취재K

전반적인 기초학력 저하 문제,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등교가 전면 중단된 이후 기초학력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는데, 평가 결과에서도 사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늘(13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9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2021학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시험을 치른 780,203명의 결과 가운데 3%인 22,297명을 표집해 조사한 뒤 분석한 결과입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년도(2020년) 결과와는 오차범위 내에서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이전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평가는 국어와 수학, 영어 등 3과목으로 진행됐는데 과목별로 다소 차이가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입니다.


■ '보통학력 이상' 계속 ↓… '고2' 기초학력 미달 ↑

교육부와 평가원은 평가 결과를 모두 4개 단계로 나눠 분석했습니다. 1단계는 기초학력 미달수준, 2단계는 기초학력 수준, 3단계는 보통학력 수준, 4단계는 우수학력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3단계 이상, 즉 보통학력 수준 이상인 학생들의 결과를 기준으로 분석했는데, 전년도(2020년)에 비해선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교육부 역시 "전년도와 비교해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코로나 19로 등교가 전면 중단되면서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계속 제기돼 왔는데요. 실제 결과 발표에서도 중3과 고2 학생 모두 2019년 이후 대부분 과목에서 보통학력 수준 이상의 학생 비율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고2 국어 과목의 경우 64.3%로 전년도보다 5.5%p 정도 낮아졌는데, 이는 표집평가로 전환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기초학력 미달은 학업 수준이 높은 고2 학생집단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201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수학 과목의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일명 '수포자(수학포기자)'의 비율이 14.2%나 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지역별·성별 차이도 뚜렷… "사교육 접근성 따른 학력차 우려"

성별에 따른 성취 수준에서는 여학생이 모든 과목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국어 과목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가장 많이 벌어져,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중3은 16.9%, 고2는 20.3% 높게 나타났습니다. 성별에 따른 차이가 가장 적은 과목은 수학이었습니다.


'기초학력 미달'도 남학생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국어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 비율에서 중3과 고2 모두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어도 2배 이상이었습니다. 수학은 2배수 미만의 차이를 보였지만, 여전히 여학생의 수준이 더 높았습니다.


대도시 지역과 읍·면 지역 학력 수준 차이는 수학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보통학력 이상'의 경우에서 중3은 18.8%, 고2는 12.9% 각각 차이가 났습니다. 대도시일수록 수학 과목을 보통 이상으로 잘하는 학생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지역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 역시 국어와 영어와 비교하면 수학이 좀 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교육부는 "지역별 학력 수준의 차이는 사교육 접근성에 따른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분석자료가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교육결손 해소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 2024년 초3까지 시험 확대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공백과 기초학력 저하가 계속되면서 교육부는 오는 10월 '교육결손 해소를 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줄이는 것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기초학력 미달 학생 대상 '협력수업'도 현재 3,000개 학교에서 6,000개까지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모든 지역 교육청에 '학습종합 클리닉센터'를 설치하고 전문인력을 활용해 전방위적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교육적 지원과 함께 심리, 정서적 지원도 포함됐습니다.

무엇보다 기초학력 부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현재 중3과 고2를 대상으로만 진행 중인 '학업성취도 평가' 대상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시험 방식을 종이 시험지에서 컴퓨터 기반 온라인 시험으로 바꿔 접근성을 높일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초 5~4학년, 2024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 시험을 치르도록 할 방침입니다. 결국 '시험 부활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평가 결과에 집중하지 않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준을 알아보기 위해 평가를 확대하는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대책에 대해 교원단체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오늘(13일)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가 뚜렷한 상황인데, 교육부의 대책이 기존 방안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교원 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논평을 통해 "학력평가 확대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비판했습니다.

교육부는 9월과 10월 연이어 '기초학력 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의 우려와 비판을 아우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들이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인포그래픽 디자인 :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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