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대서 발견된 인공동굴, 역사적 가치 조명 필요

입력 2022.06.13 (21:53) 수정 2022.06.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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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군산대 캠퍼스에서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무기고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인공 동굴이 여러 개 발견됐습니다.

역사적 의미를 찾기 위한 학술 조사와 연구가 시급해 보입니다.

조경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산대학교 공과대학 부근 경사면입니다.

철조망 안으로 보이는 비좁은 동굴 입구로 들어가 보니, 길이 30미터 정도의 공간이 나옵니다.

주변 조경 공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는데, 동굴 벽 곳곳에는 사람이 낸듯한 구멍도 보입니다.

["일정한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 보조구멍을 뚫어서..."]

군산대 박물관 측은 1967년과 1978년에 찍은 항공사진을 비교해 이런 동굴을 여러 개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동굴 대부분은 천정이 무너지는 등 훼손된 상태.

군산대 인근에서 실체가 확인된 동굴 7개 가운데 1호 동굴인 이곳만 원형이 거의 보존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곳은 6·25 전쟁 당시 주민 120여 명이 인민군에게 집단 학살당한 비극적인 장소지만, 오랜 기간 방치되고 훼손돼 지금은 형태만 겨우 남았습니다.

군산대 박물관은 이 동굴들이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제국 육군 항공대였던 지금의 군산공항을 지키던 일본군이 무기고와 방공호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근거를 찾기 위한 체계적인 학술조사가 필요하지만, 대학만의 힘으로는 벅찬 게 현실입니다.

[정기문/군산대학교 박물관장 : "구술조사와 문헌 조사를 빨리해서 이것을 확정 지어야죠. 이게 일본이 지은 시설이 맞고, 그 후에 어떻게 이용이 됐고, 우리 민족이 그때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기록을 남겨야 할 것 같습니다."]

80여 년 만에 세상에 드러난 인공동굴들의 역사적 의미를 찾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조경모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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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대서 발견된 인공동굴, 역사적 가치 조명 필요
    • 입력 2022-06-13 21:53:51
    • 수정2022-06-13 22:01:31
    뉴스9(전주)
[앵커]

최근 군산대 캠퍼스에서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무기고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인공 동굴이 여러 개 발견됐습니다.

역사적 의미를 찾기 위한 학술 조사와 연구가 시급해 보입니다.

조경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산대학교 공과대학 부근 경사면입니다.

철조망 안으로 보이는 비좁은 동굴 입구로 들어가 보니, 길이 30미터 정도의 공간이 나옵니다.

주변 조경 공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는데, 동굴 벽 곳곳에는 사람이 낸듯한 구멍도 보입니다.

["일정한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 보조구멍을 뚫어서..."]

군산대 박물관 측은 1967년과 1978년에 찍은 항공사진을 비교해 이런 동굴을 여러 개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동굴 대부분은 천정이 무너지는 등 훼손된 상태.

군산대 인근에서 실체가 확인된 동굴 7개 가운데 1호 동굴인 이곳만 원형이 거의 보존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곳은 6·25 전쟁 당시 주민 120여 명이 인민군에게 집단 학살당한 비극적인 장소지만, 오랜 기간 방치되고 훼손돼 지금은 형태만 겨우 남았습니다.

군산대 박물관은 이 동굴들이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제국 육군 항공대였던 지금의 군산공항을 지키던 일본군이 무기고와 방공호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근거를 찾기 위한 체계적인 학술조사가 필요하지만, 대학만의 힘으로는 벅찬 게 현실입니다.

[정기문/군산대학교 박물관장 : "구술조사와 문헌 조사를 빨리해서 이것을 확정 지어야죠. 이게 일본이 지은 시설이 맞고, 그 후에 어떻게 이용이 됐고, 우리 민족이 그때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기록을 남겨야 할 것 같습니다."]

80여 년 만에 세상에 드러난 인공동굴들의 역사적 의미를 찾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조경모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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