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모발 복원…FDA, 원형 탈모 전신 치료제 첫 승인

입력 2022.06.14 (16:48) 수정 2022.06.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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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 FDA가 최초로 원형 탈모증 전신 치료제를 승인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FDA가 제약사 릴리가 만든 바리시티닙 성분의 경구용 치료제 '올루미언트'를 성인 원형 탈모증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원형 탈모증은 면역 체계가 모낭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머리카락은 물론 눈썹과 속눈썹, 체모가 빠지는 병입니다. 처음에는 두피 한두 곳에서 원형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빠지지만, 심한 경우에는 빠른 속도로 진행돼 3주 만에 머리카락을 모두 잃기도 합니다.

원형 탈모증 치료는 그동안 탈모 부위에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한 국소 치료만 이루어졌습니다. 이에 비해 올루미언트는 혈액을 통해 온몸에 전달되는 전신 치료제로 첫 승인됐습니다.

■ 36주 만에 시험 대상자 1/3, 모발 80% 복원

올루미언트의 임상시험은 모발을 50% 이상 잃은 지 6개월 이상 된 원형 탈모증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대상자들은 올루미언트를 매일 각각 2mg, 4mg 복용한 그룹과 위약(placebo)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36주간 시험 목표는 두피의 80% 이상을 덮는 모발을 회복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시험 결과, 올루미언트를 2mg 복용한 그룹은 대상자의 17~22%, 4mg을 복용한 그룹은 대상자의 32~35%가 목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반면 위약 그룹은 3~5%에 그쳤습니다. 두피의 90% 이상 모발을 회복한 경우도 2mg 복용 그룹의 11~13%, 4mg 복용 그룹의 24~26%였습니다. 속눈썹과 눈썹이 사라졌던 환자들은 4mg을 36주간 복용한 경우 모두 증상이 개선됐습니다.

올루미언트 임상시험 결과. 출처 : 예일의대 브렛 킹 교수올루미언트 임상시험 결과. 출처 : 예일의대 브렛 킹 교수

올루미언트는 염증 유발 효소인 야누스 키나아제(JAK) 억제제로, 이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발현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습니다. 염증 반응을 낮춤으로써 모낭 기능을 회복해 머리카락이 다시 자랄 수 있게 합니다.

올루미언트를 통한 원형 탈모증 치료의 부작용은 상기도 감염과 두통, 여드름, 고지혈증 등이 보고됐습니다. 또, 다른 JAK 억제제나 면역억제제 등과 함께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같은 내용의 임상시험 결과는 3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렸습니다.

■ 원형 탈모증 치료 신약 개발 잇따라

미국의 원형 탈모증 환자는 7백만 명으로, 해마다 30만 명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올루미언트를 이용해 원형 탈모를 치료하려면 미국에서 매달 약 2,500달러가 들었습니다. 올루미언트가 당초 성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됐기 때문에, 원형탈모 치료를 위한 치료제로는 보험 적용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올루미언트는 2018년 관절염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아토피 피부염과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돼온 바 있습니다.

올루미언트의 원형 탈모증 임상시험을 진행한 미국 예일 의대 피부과 브렛 킹 교수는 "그동안 중증 원형 탈모증 치료약은 별로 효과가 없었던 반면, JAK 억제제 사용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루미언트가 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원형 탈모증 환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가격도 크게 낮아질 전망입니다.

다른 제약사들도 올루미언트와 같은 JAK 억제제인 원형 탈모증 치료제의 FDA 승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화이자의 리틀레시티닙, 콘서트 파마슈티컬스의 CTP-543도 잇따라 임상 시험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들 제약사의 치료제도 FDA의 승인을 받게 되면 더욱 저렴하고 다양한 탈모 치료제가 시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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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으면 모발 복원…FDA, 원형 탈모 전신 치료제 첫 승인
    • 입력 2022-06-14 16:48:59
    • 수정2022-06-14 16: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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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 FDA가 최초로 원형 탈모증 전신 치료제를 승인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FDA가 제약사 릴리가 만든 바리시티닙 성분의 경구용 치료제 '올루미언트'를 성인 원형 탈모증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원형 탈모증은 면역 체계가 모낭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머리카락은 물론 눈썹과 속눈썹, 체모가 빠지는 병입니다. 처음에는 두피 한두 곳에서 원형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빠지지만, 심한 경우에는 빠른 속도로 진행돼 3주 만에 머리카락을 모두 잃기도 합니다.

원형 탈모증 치료는 그동안 탈모 부위에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한 국소 치료만 이루어졌습니다. 이에 비해 올루미언트는 혈액을 통해 온몸에 전달되는 전신 치료제로 첫 승인됐습니다.

■ 36주 만에 시험 대상자 1/3, 모발 80% 복원

올루미언트의 임상시험은 모발을 50% 이상 잃은 지 6개월 이상 된 원형 탈모증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대상자들은 올루미언트를 매일 각각 2mg, 4mg 복용한 그룹과 위약(placebo)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36주간 시험 목표는 두피의 80% 이상을 덮는 모발을 회복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시험 결과, 올루미언트를 2mg 복용한 그룹은 대상자의 17~22%, 4mg을 복용한 그룹은 대상자의 32~35%가 목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반면 위약 그룹은 3~5%에 그쳤습니다. 두피의 90% 이상 모발을 회복한 경우도 2mg 복용 그룹의 11~13%, 4mg 복용 그룹의 24~26%였습니다. 속눈썹과 눈썹이 사라졌던 환자들은 4mg을 36주간 복용한 경우 모두 증상이 개선됐습니다.

올루미언트 임상시험 결과. 출처 : 예일의대 브렛 킹 교수
올루미언트는 염증 유발 효소인 야누스 키나아제(JAK) 억제제로, 이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발현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습니다. 염증 반응을 낮춤으로써 모낭 기능을 회복해 머리카락이 다시 자랄 수 있게 합니다.

올루미언트를 통한 원형 탈모증 치료의 부작용은 상기도 감염과 두통, 여드름, 고지혈증 등이 보고됐습니다. 또, 다른 JAK 억제제나 면역억제제 등과 함께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같은 내용의 임상시험 결과는 3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렸습니다.

■ 원형 탈모증 치료 신약 개발 잇따라

미국의 원형 탈모증 환자는 7백만 명으로, 해마다 30만 명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올루미언트를 이용해 원형 탈모를 치료하려면 미국에서 매달 약 2,500달러가 들었습니다. 올루미언트가 당초 성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됐기 때문에, 원형탈모 치료를 위한 치료제로는 보험 적용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올루미언트는 2018년 관절염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아토피 피부염과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돼온 바 있습니다.

올루미언트의 원형 탈모증 임상시험을 진행한 미국 예일 의대 피부과 브렛 킹 교수는 "그동안 중증 원형 탈모증 치료약은 별로 효과가 없었던 반면, JAK 억제제 사용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루미언트가 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원형 탈모증 환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가격도 크게 낮아질 전망입니다.

다른 제약사들도 올루미언트와 같은 JAK 억제제인 원형 탈모증 치료제의 FDA 승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화이자의 리틀레시티닙, 콘서트 파마슈티컬스의 CTP-543도 잇따라 임상 시험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들 제약사의 치료제도 FDA의 승인을 받게 되면 더욱 저렴하고 다양한 탈모 치료제가 시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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