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전 세계 덮친 ‘가뭄’

입력 2022.06.15 (10:48) 수정 2022.06.15 (11: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그나마 오늘 아침에 비가 조금 내렸지만, 올해 비 소식이 너무 없어서 우리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극심한 가뭄은 우리나라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곳곳이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구촌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황 기자, 미국 서부는 20년 넘게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저희 LA 특파원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니 상황이 정말 심각했습니다.

현장 화면 먼저 볼까요.

미국 서부 라스베이거스에서 가까운 후버 댐의 모습인데요.

바닥이 다 드러나 쩍쩍 갈라졌고, 죽은 물고기떼도 보입니다.

과거 토양 속에 수분이 얼마나 들었었는지 측정해 기후 변동을 추적해봤더니, 이렇게 심한 가뭄은 1,200년 만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스킵 맥큐/후버댐 투어가이드 : "1983년 이후로 물은 계속 줄었어요. 이게 취수탑인데요. 지금 여기까지 물이 내려온 걸 볼 수 있어요. 저수용량보다 거의 150피트(45.7미터) 내려가 있어요."]

이 댐은 인근 네바다와 애리조나 주, 멕시코 국경 너머까지 물을 제공하고, 수력 발전을 통해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데요.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한참이나 내려가고, 제대로 급수가 되지 않자, 아예 농사를 포기하고 땅을 놀리는 농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앵커]

생업을 포기해야할 만큼 심각한 상황인데요.

아프리카에서는 가뭄으로 숨지는 사람들까지 늘고 있다고요?

[기자]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와 케냐, 에티오피아는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직면했습니다.

이 나라 주민들은 대부분 목축업에 종사하고 있는데요.

물이 부족하면 가축들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소말리아에서만 최근 1년 동안 가축 3마리 중 1마리가 폐사하는 등 가뭄으로 생계 전반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세 나라에서만 무려 1,700만 명이 극심한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말리아 주민 : "아이 12명 중 4명이 가뭄으로 사망했어요. 살아 남은 8명 중에 4명을 남겨두고 (병원에) 왔어요. 그 애들도 아팠지만, 이 아이가 가장 안 좋아서 치료를 받게 하려고요."]

중동의 시리아, 남미 칠레 등 세계 곳곳에서 수년째 가뭄이 이어지면서 생계를 위협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 세계가 말라붙어가고 있다는 건데, 역시 기후위기 때문인가요?

[기자]

네, 지구온난화로 다양한 양상의 기후 위기가 나타나는 건데요.

미국 후버댐 주변은 가뭄으로 고통받지만, 북쪽으로 천 km 정도 떨어진 옐로우스톤에는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나기도 했습니다.

기후 위기가 전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지고, 하루 이틀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보니, 당장은 땜질식 해결책 밖에 내놓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가뭄이 심한 지역에서 일단 개개인의 물 소비부터 줄이고 있는데요.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시 당국은 일일이 주택가를 돌며 물 낭비를 단속하고 있습니다.

[카메론 돈나룸마/라스베이거스 수도 낭비 조사원 : "오전 11시에서 오후 7시 사이에 물을 주는 것은 규정 위반입니다. 너무 더워서 어차피 물이 증발하니까 그래서 단속하는 겁니다."]

네바다 주는 관상용 잔디도 불법화하고 2027년까지 모두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LA시 역시 이달부터 야외 물 사용은 주 2회 이하로 제한했고, 그때마다 스프링클러 가동은 8분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물이 부족하니 아끼는 것은 좋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이 겪는 기아와 난민 문제는 더 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자]

네, 늘 그렇듯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들은 먼저 국제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에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데요.

이전보다 발전한 과학 기술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최근 케냐 타라강 지역 약 천 제곱미터 넓이의 목초지를 드론으로 특수 촬영해 분석하고, 이 가운데 10% 정도를 주민들과 함께 복원해 내기로 했습니다.

또 한동안 비가 오지 않아도 오래 살아남고, 쓴맛이 나서 동물의 섭취는 막는 특수 종자를 이용하는 등 복원 사업의 효율성도 높여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돋보기] 전 세계 덮친 ‘가뭄’
    • 입력 2022-06-15 10:48:56
    • 수정2022-06-15 11:04:38
    지구촌뉴스
[앵커]

그나마 오늘 아침에 비가 조금 내렸지만, 올해 비 소식이 너무 없어서 우리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극심한 가뭄은 우리나라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곳곳이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구촌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황 기자, 미국 서부는 20년 넘게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저희 LA 특파원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니 상황이 정말 심각했습니다.

현장 화면 먼저 볼까요.

미국 서부 라스베이거스에서 가까운 후버 댐의 모습인데요.

바닥이 다 드러나 쩍쩍 갈라졌고, 죽은 물고기떼도 보입니다.

과거 토양 속에 수분이 얼마나 들었었는지 측정해 기후 변동을 추적해봤더니, 이렇게 심한 가뭄은 1,200년 만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스킵 맥큐/후버댐 투어가이드 : "1983년 이후로 물은 계속 줄었어요. 이게 취수탑인데요. 지금 여기까지 물이 내려온 걸 볼 수 있어요. 저수용량보다 거의 150피트(45.7미터) 내려가 있어요."]

이 댐은 인근 네바다와 애리조나 주, 멕시코 국경 너머까지 물을 제공하고, 수력 발전을 통해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데요.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한참이나 내려가고, 제대로 급수가 되지 않자, 아예 농사를 포기하고 땅을 놀리는 농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앵커]

생업을 포기해야할 만큼 심각한 상황인데요.

아프리카에서는 가뭄으로 숨지는 사람들까지 늘고 있다고요?

[기자]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와 케냐, 에티오피아는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직면했습니다.

이 나라 주민들은 대부분 목축업에 종사하고 있는데요.

물이 부족하면 가축들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소말리아에서만 최근 1년 동안 가축 3마리 중 1마리가 폐사하는 등 가뭄으로 생계 전반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세 나라에서만 무려 1,700만 명이 극심한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말리아 주민 : "아이 12명 중 4명이 가뭄으로 사망했어요. 살아 남은 8명 중에 4명을 남겨두고 (병원에) 왔어요. 그 애들도 아팠지만, 이 아이가 가장 안 좋아서 치료를 받게 하려고요."]

중동의 시리아, 남미 칠레 등 세계 곳곳에서 수년째 가뭄이 이어지면서 생계를 위협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 세계가 말라붙어가고 있다는 건데, 역시 기후위기 때문인가요?

[기자]

네, 지구온난화로 다양한 양상의 기후 위기가 나타나는 건데요.

미국 후버댐 주변은 가뭄으로 고통받지만, 북쪽으로 천 km 정도 떨어진 옐로우스톤에는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나기도 했습니다.

기후 위기가 전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지고, 하루 이틀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보니, 당장은 땜질식 해결책 밖에 내놓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가뭄이 심한 지역에서 일단 개개인의 물 소비부터 줄이고 있는데요.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시 당국은 일일이 주택가를 돌며 물 낭비를 단속하고 있습니다.

[카메론 돈나룸마/라스베이거스 수도 낭비 조사원 : "오전 11시에서 오후 7시 사이에 물을 주는 것은 규정 위반입니다. 너무 더워서 어차피 물이 증발하니까 그래서 단속하는 겁니다."]

네바다 주는 관상용 잔디도 불법화하고 2027년까지 모두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LA시 역시 이달부터 야외 물 사용은 주 2회 이하로 제한했고, 그때마다 스프링클러 가동은 8분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물이 부족하니 아끼는 것은 좋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이 겪는 기아와 난민 문제는 더 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자]

네, 늘 그렇듯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들은 먼저 국제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에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데요.

이전보다 발전한 과학 기술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최근 케냐 타라강 지역 약 천 제곱미터 넓이의 목초지를 드론으로 특수 촬영해 분석하고, 이 가운데 10% 정도를 주민들과 함께 복원해 내기로 했습니다.

또 한동안 비가 오지 않아도 오래 살아남고, 쓴맛이 나서 동물의 섭취는 막는 특수 종자를 이용하는 등 복원 사업의 효율성도 높여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