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7차 핵실험 ‘오보’ 연속…안락의자 앉은 자들 탓”

입력 2022.06.1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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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은 올해 상반기 내내 한반도 안보 문제를 흔들었습니다.

언론들은 북한 7차 핵실험 '임박' 또는 '조만간 단행'이란 기사를 계속 쏟아냈습니다. 모 언론사는 '6월10일'을 디데이(D-Day)로 못막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모두 '오보'가 됐습니다.

■ "지난 몇 개월은 북한 7차 핵실험의 난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오늘(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2주년을 맞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럼을 열었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을 모르면서 북한을 논하는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반쪽입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느 방향을 추구하고, 왜 그 방향으로 가려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 사례를 들었습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한국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의 난리였습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7차 핵실험 얘기가 지난
2월부터 스멀스멀 올라와 오늘 아침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화협이 오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6·15공동선언과 한반도 전환기의 평화 모색’ 포럼에서 발표 중인 김동엽 교수. (화면 출처 : 민화협 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민화협이 오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6·15공동선언과 한반도 전환기의 평화 모색’ 포럼에서 발표 중인 김동엽 교수. (화면 출처 : 민화협 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실제로 그랬습니다. 2월은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3월은 남한 대선, 4월은 태양절(김일성 생일)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 5월은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그리고 6월엔 전원회의 계기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 가능성이 커지자, 한·미는 4년 7개월 만에 핵 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해 연합훈련을 했습니다. 미·일은 전투기를 동원한 연합훈련을 했고,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괌에 증강 배치됐습니다.

김동엽 교수는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안 했다, 국장을 치르느라 안 했다, 중국이 말려서 안 했다, 비가 오고 장마가 와서 안 할 거라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된)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나 독립기념일도 알아야 합니다. 이게 과연 우리가 북한이 어떤 대내·외 정책을 세웠는지 제대로 알고 하는 생각입니까?"

그러면서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마이웨이'로 자기 계획대로 갈 겁니다. 핵실험? 그들이 준비되고 필요하면 할 겁니다."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박책도 아니고 역내 긴장을 조성하려는 목적도 아닌, 북한 내부의 국방력 강화 계획 일정대로만 갈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올 상반기 한국을 흔든 북핵 논란은 "안락의자에 편하게 앉아 말로만 떠드는 위정자, 북한 전문가, 언론들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 결과 발생하는 안보 위험과 위기는 오로지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반도 안보 위기, 대응책은?

국제 환경이 혼돈의 연속입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을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미·중 경쟁이 시작된 지 5~10년이 되는데, 그사이 우리는 균형외교,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전략적 모호성 원칙으로 대처해 왔습니다. 지금은 미국이 '안미경미'를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안중경중'을 점차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적인 국제정치학자인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강연 내용도 언급했습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으로 가장 위험한 나라로 한국과 폴란드를 꼽았습니다. 이 나라가 혹시 지도에서 없어지더라도 자기는 놀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을 '대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전 교수는 조언합니다.

"분단국가, 중견국가, 통상국가, (지정학적) 중추국가라는 우리의 정체성에 기반한 대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국가 비전은 '글로벌 평화 중추 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능한 외교적 선택지도 제안했습니다.

"한·미동맹과 미·중 사이 균형외교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숙제입니다. 미국을 중시하면서도 한·중 간 전략적 협력을 중시하는 '확대 균형 발전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신냉전의 시대, 북한 핵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고도화된 시대, 남북 관계가 다시 '갈등·대결' 국면에 접어든 시대가 됐습니다. '생존 전략'을 찾기 위해 이념이나 정치 노선을 초월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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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7차 핵실험 ‘오보’ 연속…안락의자 앉은 자들 탓”
    • 입력 2022-06-15 17:52:06
    취재K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은 올해 상반기 내내 한반도 안보 문제를 흔들었습니다.

언론들은 북한 7차 핵실험 '임박' 또는 '조만간 단행'이란 기사를 계속 쏟아냈습니다. 모 언론사는 '6월10일'을 디데이(D-Day)로 못막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모두 '오보'가 됐습니다.

■ "지난 몇 개월은 북한 7차 핵실험의 난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오늘(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2주년을 맞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럼을 열었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을 모르면서 북한을 논하는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반쪽입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느 방향을 추구하고, 왜 그 방향으로 가려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 사례를 들었습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한국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의 난리였습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7차 핵실험 얘기가 지난
2월부터 스멀스멀 올라와 오늘 아침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화협이 오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6·15공동선언과 한반도 전환기의 평화 모색’ 포럼에서 발표 중인 김동엽 교수. (화면 출처 : 민화협 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실제로 그랬습니다. 2월은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3월은 남한 대선, 4월은 태양절(김일성 생일)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 5월은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그리고 6월엔 전원회의 계기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 가능성이 커지자, 한·미는 4년 7개월 만에 핵 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해 연합훈련을 했습니다. 미·일은 전투기를 동원한 연합훈련을 했고,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괌에 증강 배치됐습니다.

김동엽 교수는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안 했다, 국장을 치르느라 안 했다, 중국이 말려서 안 했다, 비가 오고 장마가 와서 안 할 거라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된)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나 독립기념일도 알아야 합니다. 이게 과연 우리가 북한이 어떤 대내·외 정책을 세웠는지 제대로 알고 하는 생각입니까?"

그러면서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마이웨이'로 자기 계획대로 갈 겁니다. 핵실험? 그들이 준비되고 필요하면 할 겁니다."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박책도 아니고 역내 긴장을 조성하려는 목적도 아닌, 북한 내부의 국방력 강화 계획 일정대로만 갈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올 상반기 한국을 흔든 북핵 논란은 "안락의자에 편하게 앉아 말로만 떠드는 위정자, 북한 전문가, 언론들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 결과 발생하는 안보 위험과 위기는 오로지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반도 안보 위기, 대응책은?

국제 환경이 혼돈의 연속입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을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미·중 경쟁이 시작된 지 5~10년이 되는데, 그사이 우리는 균형외교,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전략적 모호성 원칙으로 대처해 왔습니다. 지금은 미국이 '안미경미'를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안중경중'을 점차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적인 국제정치학자인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강연 내용도 언급했습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으로 가장 위험한 나라로 한국과 폴란드를 꼽았습니다. 이 나라가 혹시 지도에서 없어지더라도 자기는 놀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을 '대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전 교수는 조언합니다.

"분단국가, 중견국가, 통상국가, (지정학적) 중추국가라는 우리의 정체성에 기반한 대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국가 비전은 '글로벌 평화 중추 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능한 외교적 선택지도 제안했습니다.

"한·미동맹과 미·중 사이 균형외교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숙제입니다. 미국을 중시하면서도 한·중 간 전략적 협력을 중시하는 '확대 균형 발전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신냉전의 시대, 북한 핵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고도화된 시대, 남북 관계가 다시 '갈등·대결' 국면에 접어든 시대가 됐습니다. '생존 전략'을 찾기 위해 이념이나 정치 노선을 초월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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