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물고기 집단폐사 ‘독성물질’ 확인…‘붕어도 4시간이면 몰살’

[앵커]

이달 초 강원도 춘천의 한 도심 하천에서 물고기 떼가 죽은 채 발견됐다고 전해드렸습니다.

당시 유독물질 유입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에서도 독성 물질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달 초 강원도 춘천의 도심 하천.

물고기부터 지렁이까지 물에 사는 생물이란 생물은 다 죽어 있습니다.

이 하천의 물을 떠다 실험을 해 봤습니다.

왼쪽은 폐사 지점 상류의 물, 오른쪽은 하류의 물입니다.

붕어를 각각 3마리씩 넣었습니다.

왼쪽은 한참이 지나도 평소와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른쪽에선 불과 10분 만에 붕어들이 바닥에 가라앉더니 움직이질 않습니다.

4시간이 되자 오염된 물에서 붕어 한 마리가 죽어 떠오르더니, 10여 분 사이에 나머지 두 마리까지 다 죽어 버립니다.

부검 결과는 중독사란 판정이 나왔습니다.

[최재석/강원대학교 어류연구센터장 : "붕어는 오염에 대한 내성이 가장 강한 어종 중에 우리나라 대표적인 어종입니다.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상당히 오염이 심각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학 연구진의 분석 결과, 중독사를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 물질은 '2,4-다이 터셔리 뷰틸페놀'과 '2-아지리디닐에틸아민' 등 두 가지로 드러났습니다.

둘 다, 항암제나 살충제 등 의약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생활하수에선 나오기 힘든 물질입니다.

[이덕환/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 "수중생태계에 심각하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매우 큰 유해물질입니다. 신경 전달 물질들이 신경 전달을 못 하게 되고, 몸의 생리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도심 하천 물고기 집단폐사의 원인이 유독물질에 의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런 물질의 유입경로를 파악하는 게 시급한 과제가 됐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임강수 이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