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자이언트 스텝’ 밟은 美…전 세계 도미노 금리 인상

입력 2022.06.20 (10:42) 수정 2022.06.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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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크게 올린 뒤 각국 증시가 요동쳤는데요.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연준뿐 아니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경제엔 어떤 타격이 있는지, 앞으로 세계 경기 전망은 어떤지,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황 기자,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를 올렸잖아요.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올린 것은 28년 만에 처음이었죠?

[기자]

네, 보통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는 0.25%포인트씩 올리거나 낮추는데, 이번에 연준은 0.75%포인트를 한 번에 올렸습니다.

통상의 3배를 한꺼번에 조정했다고 해서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하는 건데요.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제롬 파월/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 "0.75%p 인상이 흔치 않은 큰 규모라는 건 분명합니다.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끌어내리고,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잘 고정하기 위해 정책 수단을 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의 배경은 '인플레이션', 즉 물가 상승인데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8.6%로, 31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이며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물가가 오른다는 건 돈이 많이 풀려서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니까 금리를 올리고 시중의 돈을 거둬들여서 결과적으로 물가를 잡겠다는 겁니다.

[앵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줄줄이 기준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물가 상승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 그런 걸까요?

[기자]

네, 오랜 팬데믹 기간 동안 세계 각국이 많은 돈을 시중에 풀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올린 현지시각 지난 16일.

영국의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1.25%로 올렸습니다.

5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건데, 다음에는 통상의 2배인 0.5%포인트를 올릴 수도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도 다음 달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예정입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유럽중앙은행 총재 :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계획입니다."]

경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더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거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기준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을 수 있는 건 좋은데, 동시에 경기가 침체될 우려도 있는 거잖아요?

[기자]

금리가 오르면 수요와 공급 모두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 경기 전반이 가라앉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개인들은 비싼 이자율 때문에 돈을 빌리기 무서우니 집을 사거나 차를 살 돈도 줄고, 이미 대출이 있는 사람은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나겠죠?

그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건이 안 팔리는 만큼 기업은 공급을 안 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익이 줄어드니 사람을 고용 하기도 힘들고, 금리가 높아진 만큼 돈을 빌려 투자를 하기도 꺼려집니다.

이게 다시 개인의 소득 감소와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겁니다.

[케빈 니콜슨/리버프론트 투자 그룹 :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 요소 중 하나는 소비자입니다. 소비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인가? 그것이 내년도 경기 후퇴 여부를 결정할 겁니다."]

금리 인상만 해도 이런 타격을 줄 수 있는데, 연준은 이달부터 '양적 긴축'이라는 더 강력한 방법까지 동원한 상탭니다.

양적 긴축은 '양적 완화'와 반대로 시중에 풀었던 돈을 빨아들이는 건데요.

연말까지 우리 돈으로 최대 640조 원을 축소할 예정인데, 역대 최대 규몹니다.

금리, 즉 돈의 가격은 올리고 돈의 공급량은 줄이는 투트랙을 동시에 쓰는 셈이라 경기 전반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무리를 해서라도 일단 물가를 잡겠다는 건데요.

앞으로 전망은 어떨까요?

[기자]

경기침체 우려가 심해지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 16일 "경기침체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직접 밝혔는데요.

미국 경제는 고용이 탄탄하고 성장성이 크다는 이유에섭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다우존스 지수 등 미국 주요 증시와 유럽 주요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회사들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56%가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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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자이언트 스텝’ 밟은 美…전 세계 도미노 금리 인상
    • 입력 2022-06-20 10:42:34
    • 수정2022-06-20 10: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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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크게 올린 뒤 각국 증시가 요동쳤는데요.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연준뿐 아니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경제엔 어떤 타격이 있는지, 앞으로 세계 경기 전망은 어떤지,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황 기자,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를 올렸잖아요.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올린 것은 28년 만에 처음이었죠?

[기자]

네, 보통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는 0.25%포인트씩 올리거나 낮추는데, 이번에 연준은 0.75%포인트를 한 번에 올렸습니다.

통상의 3배를 한꺼번에 조정했다고 해서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하는 건데요.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제롬 파월/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 "0.75%p 인상이 흔치 않은 큰 규모라는 건 분명합니다.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끌어내리고,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잘 고정하기 위해 정책 수단을 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의 배경은 '인플레이션', 즉 물가 상승인데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8.6%로, 31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이며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물가가 오른다는 건 돈이 많이 풀려서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니까 금리를 올리고 시중의 돈을 거둬들여서 결과적으로 물가를 잡겠다는 겁니다.

[앵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줄줄이 기준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물가 상승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 그런 걸까요?

[기자]

네, 오랜 팬데믹 기간 동안 세계 각국이 많은 돈을 시중에 풀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올린 현지시각 지난 16일.

영국의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1.25%로 올렸습니다.

5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건데, 다음에는 통상의 2배인 0.5%포인트를 올릴 수도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도 다음 달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예정입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유럽중앙은행 총재 :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계획입니다."]

경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더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거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기준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을 수 있는 건 좋은데, 동시에 경기가 침체될 우려도 있는 거잖아요?

[기자]

금리가 오르면 수요와 공급 모두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 경기 전반이 가라앉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개인들은 비싼 이자율 때문에 돈을 빌리기 무서우니 집을 사거나 차를 살 돈도 줄고, 이미 대출이 있는 사람은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나겠죠?

그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건이 안 팔리는 만큼 기업은 공급을 안 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익이 줄어드니 사람을 고용 하기도 힘들고, 금리가 높아진 만큼 돈을 빌려 투자를 하기도 꺼려집니다.

이게 다시 개인의 소득 감소와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겁니다.

[케빈 니콜슨/리버프론트 투자 그룹 :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 요소 중 하나는 소비자입니다. 소비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인가? 그것이 내년도 경기 후퇴 여부를 결정할 겁니다."]

금리 인상만 해도 이런 타격을 줄 수 있는데, 연준은 이달부터 '양적 긴축'이라는 더 강력한 방법까지 동원한 상탭니다.

양적 긴축은 '양적 완화'와 반대로 시중에 풀었던 돈을 빨아들이는 건데요.

연말까지 우리 돈으로 최대 640조 원을 축소할 예정인데, 역대 최대 규몹니다.

금리, 즉 돈의 가격은 올리고 돈의 공급량은 줄이는 투트랙을 동시에 쓰는 셈이라 경기 전반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무리를 해서라도 일단 물가를 잡겠다는 건데요.

앞으로 전망은 어떨까요?

[기자]

경기침체 우려가 심해지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 16일 "경기침체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직접 밝혔는데요.

미국 경제는 고용이 탄탄하고 성장성이 크다는 이유에섭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다우존스 지수 등 미국 주요 증시와 유럽 주요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회사들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56%가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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