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을 지킨 건 TV뿐이었다…‘무직 5060 남성’ 고독사 최다

입력 2022.06.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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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시 후암동의 한 다가구주택에 살던 69살 남성 송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송 씨는 무직에 기초 생활 수급 지원을 받으며 혼자 살고 있었고, 이웃과의 교류도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방 안에 들어갔을 때 그는 누운 자세로 숨져 있었습니다. 텔레비전이 꺼지지 않은 채 켜져 있었습니다. 송 씨의 마지막을 지켜본 건 텔레비전뿐이었습니다.

고독사 가운데 가장 많은 사례인 '무직인 60대 남성,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쓸쓸한 죽음이 연초부터 또 발생한 것입니다.


■ '무직 5060 남성' 고독사 고위험군

반복되는 고독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서울시 싱크탱크협의회는 어제(20일) 서울시청에서 '고독사 데이터 분석과 ICT 활용 방안' 정책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세미나에서 '서울시 고독사 위험 현황 분석'을 발표한 서울시복지재단 송인주 선임연구위원은 '무직인 50~60대 남성'을 고독사 고위험군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해당 자료에서 송 연구위원은 2020년 기준 서울시 고독사 위험자 사망 건수를 모두 978명으로 집계했습니다. 이 가운데 남성이 644명으로 65.8%였고 여성은 334명으로 34.2%였습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9.1%(265건)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9.3%, 70대 19% 순이었습니다.

서울시 고독사 위험자 사망 건수 가운데 95.4%인 933명이 무직 상태였고 일용근로자가 18명, 자활 근로자가 13명 등이었습니다.

송 연구위원은 "무직인 50~60대인 남성은 강제 퇴거나 열악한 노동 환경, 급격한 은퇴를 겪은 뒤 일상이 급격하게 몰락하면서 고독사 위험군으로 이어졌다"라고 진단했습니다.


■ 고독사 61.3% '돌봄 사각'…"공적 도움 지연돼 문제 커져"

해당 연구에서 고독사를 한 978명 가운데 61.3%인 599명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송인주 선임연구위원은 "공적으로 받을 수 있는 도움이 지연됨으로 인해 문제가 심화 됐다"며 "현재의 지원으로는 고독사 예방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송 연구위원은 고독사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살펴봐야 하는 '사회적 원인'이 있는 '사회적 죽음'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 "고독사 80%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고독사 왜 못 막나?

서울시 기술연구원 스마트도시연구실 최수범 연구위원은 2021년부터 2년간 서울시에서 발생한 127건의 고독사를 분석한 '고독사 실태조사 자료 분석'을 발표했습니다.

최수범 연구위원은 "고독사한 127명 가운데 80.3%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보호받고 있고, 이 가운데 99%는 상담을 받고 있는데도 고독사를 막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비(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고독사의 경우 60%가 상담 이력조차 없어 '고독사 위험군' 선별이 어렵다"면서 고독사 예방을 위한 '고독사 자료 분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행정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고독사 위험군 선별 시스템을 구축하고, 병원 방문이 필요하나 관리를 받지 않고 있는 계층을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자료'와 해당 시스템을 연계해야 한다"면서 "또 연락이 힘든 계층을 위해 'IOT 센서' 등의 사업과 연계한 체계적인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는 "현재 2,700여 가구에 보급된 가전제품 전력량 모니터링 등을 통해 고독사를 예방하는 '스마트플러그 기기'를 올해 안에 4,700여 가구로 확대 보급하겠다"면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독사 위험군의 이상 징후 탐지와 분석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고독사 예방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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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을 지킨 건 TV뿐이었다…‘무직 5060 남성’ 고독사 최다
    • 입력 2022-06-21 06:01:35
    취재K

지난 1월 서울시 후암동의 한 다가구주택에 살던 69살 남성 송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송 씨는 무직에 기초 생활 수급 지원을 받으며 혼자 살고 있었고, 이웃과의 교류도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방 안에 들어갔을 때 그는 누운 자세로 숨져 있었습니다. 텔레비전이 꺼지지 않은 채 켜져 있었습니다. 송 씨의 마지막을 지켜본 건 텔레비전뿐이었습니다.

고독사 가운데 가장 많은 사례인 '무직인 60대 남성,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쓸쓸한 죽음이 연초부터 또 발생한 것입니다.


■ '무직 5060 남성' 고독사 고위험군

반복되는 고독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서울시 싱크탱크협의회는 어제(20일) 서울시청에서 '고독사 데이터 분석과 ICT 활용 방안' 정책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세미나에서 '서울시 고독사 위험 현황 분석'을 발표한 서울시복지재단 송인주 선임연구위원은 '무직인 50~60대 남성'을 고독사 고위험군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해당 자료에서 송 연구위원은 2020년 기준 서울시 고독사 위험자 사망 건수를 모두 978명으로 집계했습니다. 이 가운데 남성이 644명으로 65.8%였고 여성은 334명으로 34.2%였습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9.1%(265건)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9.3%, 70대 19% 순이었습니다.

서울시 고독사 위험자 사망 건수 가운데 95.4%인 933명이 무직 상태였고 일용근로자가 18명, 자활 근로자가 13명 등이었습니다.

송 연구위원은 "무직인 50~60대인 남성은 강제 퇴거나 열악한 노동 환경, 급격한 은퇴를 겪은 뒤 일상이 급격하게 몰락하면서 고독사 위험군으로 이어졌다"라고 진단했습니다.


■ 고독사 61.3% '돌봄 사각'…"공적 도움 지연돼 문제 커져"

해당 연구에서 고독사를 한 978명 가운데 61.3%인 599명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송인주 선임연구위원은 "공적으로 받을 수 있는 도움이 지연됨으로 인해 문제가 심화 됐다"며 "현재의 지원으로는 고독사 예방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송 연구위원은 고독사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살펴봐야 하는 '사회적 원인'이 있는 '사회적 죽음'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 "고독사 80%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고독사 왜 못 막나?

서울시 기술연구원 스마트도시연구실 최수범 연구위원은 2021년부터 2년간 서울시에서 발생한 127건의 고독사를 분석한 '고독사 실태조사 자료 분석'을 발표했습니다.

최수범 연구위원은 "고독사한 127명 가운데 80.3%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보호받고 있고, 이 가운데 99%는 상담을 받고 있는데도 고독사를 막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비(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고독사의 경우 60%가 상담 이력조차 없어 '고독사 위험군' 선별이 어렵다"면서 고독사 예방을 위한 '고독사 자료 분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행정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고독사 위험군 선별 시스템을 구축하고, 병원 방문이 필요하나 관리를 받지 않고 있는 계층을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자료'와 해당 시스템을 연계해야 한다"면서 "또 연락이 힘든 계층을 위해 'IOT 센서' 등의 사업과 연계한 체계적인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는 "현재 2,700여 가구에 보급된 가전제품 전력량 모니터링 등을 통해 고독사를 예방하는 '스마트플러그 기기'를 올해 안에 4,700여 가구로 확대 보급하겠다"면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독사 위험군의 이상 징후 탐지와 분석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고독사 예방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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