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피살 공무원 공황상태 월북” 발표 뒤 뒤늦게 심리감정 의뢰

입력 2022.06.21 (10:10) 수정 2022.06.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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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중간발표 당시 해양경찰이 당사자 이대준 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한 뒤 뒤늦게 전문가에게 이 씨의 심리 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민의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 측이 공개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에 따르면, 2020년 10월 22일 이 씨의 월북 이유 중 하나로 ‘정신적 공황 상태’를 들었던 해경은 다음날인 10월 23일 전문가에게 이 씨의 심리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당시 인권위는 결정문을 통해 “10월 23일 전문가 3명에게 고인의 심리 상태 진단을 의뢰했다는 해경 내사기록을 보면, 10월 22일 해경의 중간 수사 발표 당시 참고한 것이 위 전문가들의 의견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2020년 10월 22일 해경은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도박으로 돈을 탕진한 이 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권위는 자문 의견에 따랐다 하더라도 고도의 도박 중독 상태라는 의견은 1명이고, 다른 2명은 당사자가 사망한 상태에서 제한된 정보만으로 도박 장애 여부를 진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은 시점도 의문이고, 전문가가 자문했다는 내용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객관적인 근거 없이 피해자의 정신 상태를 단정했다”는 유족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겁니다.

인권위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중심으로 전화로 전문의의 의견을 청취했다는 당시 해경 관계자의 진술로 볼 때, 충분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받은 상태에서 받은 신뢰할만한 조언 의견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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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경, “피살 공무원 공황상태 월북” 발표 뒤 뒤늦게 심리감정 의뢰
    • 입력 2022-06-21 10:10:42
    • 수정2022-06-21 10:15:37
    사회
과거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중간발표 당시 해양경찰이 당사자 이대준 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한 뒤 뒤늦게 전문가에게 이 씨의 심리 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민의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 측이 공개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에 따르면, 2020년 10월 22일 이 씨의 월북 이유 중 하나로 ‘정신적 공황 상태’를 들었던 해경은 다음날인 10월 23일 전문가에게 이 씨의 심리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당시 인권위는 결정문을 통해 “10월 23일 전문가 3명에게 고인의 심리 상태 진단을 의뢰했다는 해경 내사기록을 보면, 10월 22일 해경의 중간 수사 발표 당시 참고한 것이 위 전문가들의 의견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2020년 10월 22일 해경은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도박으로 돈을 탕진한 이 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권위는 자문 의견에 따랐다 하더라도 고도의 도박 중독 상태라는 의견은 1명이고, 다른 2명은 당사자가 사망한 상태에서 제한된 정보만으로 도박 장애 여부를 진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은 시점도 의문이고, 전문가가 자문했다는 내용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객관적인 근거 없이 피해자의 정신 상태를 단정했다”는 유족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겁니다.

인권위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중심으로 전화로 전문의의 의견을 청취했다는 당시 해경 관계자의 진술로 볼 때, 충분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받은 상태에서 받은 신뢰할만한 조언 의견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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