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누리호·머스크가 우주 저궤도에 꽂힌 이유?

입력 2022.06.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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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어제(21일) 오후 2차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누리호는 초속 7.5km 속력으로 상공 700km에 진입했고, 성능검증위성을 지구 궤도에 무사히 올려놨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7번째 실용위성(1톤급 이상) 발사체 기술 보유국이 됐습니다. 12년 만의 결실입니다.

누리호가 날아간 상공 700km는 지구 궤도 가운데 ' 저궤도'에 속합니다. 저궤도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제프 베이조스 블루 오리진 CEO 등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우주 공간입니다. 우주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저궤도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뭘까요?

■ 로켓 재활용 성공 이후 저궤도 각광

통상 인공위성이 도는 지구 궤도는 고도에 따라 상공 2,000km 미만은 저궤도(LEO), 2,000km~36,000km는 중궤도(MEO), 36,000km는 정지궤도(GEO)로 분류합니다. 인공위성은 고도가 높을수록 포괄할 수 있는 지구상 범위는 넓어지지만, 지상과 통신 거리가 멀어집니다. 정지궤도는 주로 군사 위성 등에 사용됩니다.


인공위성은 고도가 낮을수록 활동 가능한 범위는 좁아지지만, 통신 거리가 짧아져 통신 지연이 적습니다. 실시간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주인터넷 업체들이 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 2,000여 대를 상공 550km 저궤도에 발사했습니다. 앞으로 42,000대까지 위성 수를 늘릴 계획입니다.

저궤도가 최근 각광 받은 건 우주 로켓 재활용 기술 덕분입니다. 2015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재활용 로켓에 성공하며 로켓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졌습니다.

스페이스X가 상용화하기 전 주로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사용했는데 1kg당 발사 비용이 1,200만 원 선이었습니다. 반면 현재 스페이스X 팰컨9은 180만 원 선에 불과합니다. 15% 정도 수준으로 발사 비용이 낮아졌습니다.

■ 머스크·베이조스, 모두 저궤도에 꽂혔다

재활용 로켓 등장 이후 활발해진 게 우주인터넷 사업입니다. 우주인터넷은 저궤도에 작은 위성 수천~수만 대를 띄워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겁니다. 기존 인터넷망은 지역에 따라 서비스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우주인터넷은 위치와 관계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스페이스X 외에도 영국 원웹,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세운 블루 오리진 등이 우주인터넷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은 4,000기쯤 되는데, 80% 정도가 저궤도 위성입니다. 그리고 저궤도 위성의 절반 가량이 우주인터넷 위성으로 추정됩니다.


저궤도를 활용한 우주 산업은 우주인터넷만이 아닙니다. 저궤도는 지구에서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어 우주 관광이 이뤄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블루 오리진, 버진 갤럭틱 등의 업체들이 상공 100km 정도에서 우주 관광 시험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버진 갤럭틱은 현재 우주 관광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데, 올해 말 첫 번째 우주 관광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또 저궤도에는 우주탐사 핵심 시설인 ' 우주정거장'이 있습니다. 현재 우주정거장은 상공 400km의 저궤도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하나로, 지난 20여 년간 우주탐사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2030년 국제우주정거장을 퇴역시키고, 우주정거장 사업을 민간으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액시엄 스페이스, 보잉, 블루 오리진 등 민간 업체들이 저궤도에 다양한 우주정거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우주 호텔 등이 포함된 액시엄 스테이션을, 블루 오리진은 국제 무역 등이 중심이 된 '오비탈 리프'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저궤도에서 진행될 인류의 우주 산업이 지금보다 더욱 활발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모건 스탠리 등이 전망하는 우주 산업 시장은 2040년 1조 달러, 우리 돈 1,288조 원정도입니다. 그리고 우주인터넷, 우주정거장 등 주요 산업이 펼쳐지고 있는 곳은 모두 우주 저궤도입니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도 저궤도 시장 진출에 첫 발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이상 발사해 기술 신뢰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이어 2031년까지 자체 발사체를 이용해 무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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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톡] 누리호·머스크가 우주 저궤도에 꽂힌 이유?
    • 입력 2022-06-22 06:00:25
    취재K

국내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어제(21일) 오후 2차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누리호는 초속 7.5km 속력으로 상공 700km에 진입했고, 성능검증위성을 지구 궤도에 무사히 올려놨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7번째 실용위성(1톤급 이상) 발사체 기술 보유국이 됐습니다. 12년 만의 결실입니다.

누리호가 날아간 상공 700km는 지구 궤도 가운데 ' 저궤도'에 속합니다. 저궤도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제프 베이조스 블루 오리진 CEO 등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우주 공간입니다. 우주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저궤도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뭘까요?

■ 로켓 재활용 성공 이후 저궤도 각광

통상 인공위성이 도는 지구 궤도는 고도에 따라 상공 2,000km 미만은 저궤도(LEO), 2,000km~36,000km는 중궤도(MEO), 36,000km는 정지궤도(GEO)로 분류합니다. 인공위성은 고도가 높을수록 포괄할 수 있는 지구상 범위는 넓어지지만, 지상과 통신 거리가 멀어집니다. 정지궤도는 주로 군사 위성 등에 사용됩니다.


인공위성은 고도가 낮을수록 활동 가능한 범위는 좁아지지만, 통신 거리가 짧아져 통신 지연이 적습니다. 실시간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주인터넷 업체들이 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위성 2,000여 대를 상공 550km 저궤도에 발사했습니다. 앞으로 42,000대까지 위성 수를 늘릴 계획입니다.

저궤도가 최근 각광 받은 건 우주 로켓 재활용 기술 덕분입니다. 2015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재활용 로켓에 성공하며 로켓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졌습니다.

스페이스X가 상용화하기 전 주로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사용했는데 1kg당 발사 비용이 1,200만 원 선이었습니다. 반면 현재 스페이스X 팰컨9은 180만 원 선에 불과합니다. 15% 정도 수준으로 발사 비용이 낮아졌습니다.

■ 머스크·베이조스, 모두 저궤도에 꽂혔다

재활용 로켓 등장 이후 활발해진 게 우주인터넷 사업입니다. 우주인터넷은 저궤도에 작은 위성 수천~수만 대를 띄워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겁니다. 기존 인터넷망은 지역에 따라 서비스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우주인터넷은 위치와 관계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스페이스X 외에도 영국 원웹,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세운 블루 오리진 등이 우주인터넷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은 4,000기쯤 되는데, 80% 정도가 저궤도 위성입니다. 그리고 저궤도 위성의 절반 가량이 우주인터넷 위성으로 추정됩니다.


저궤도를 활용한 우주 산업은 우주인터넷만이 아닙니다. 저궤도는 지구에서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어 우주 관광이 이뤄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블루 오리진, 버진 갤럭틱 등의 업체들이 상공 100km 정도에서 우주 관광 시험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버진 갤럭틱은 현재 우주 관광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데, 올해 말 첫 번째 우주 관광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또 저궤도에는 우주탐사 핵심 시설인 ' 우주정거장'이 있습니다. 현재 우주정거장은 상공 400km의 저궤도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하나로, 지난 20여 년간 우주탐사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2030년 국제우주정거장을 퇴역시키고, 우주정거장 사업을 민간으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액시엄 스페이스, 보잉, 블루 오리진 등 민간 업체들이 저궤도에 다양한 우주정거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우주 호텔 등이 포함된 액시엄 스테이션을, 블루 오리진은 국제 무역 등이 중심이 된 '오비탈 리프'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저궤도에서 진행될 인류의 우주 산업이 지금보다 더욱 활발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모건 스탠리 등이 전망하는 우주 산업 시장은 2040년 1조 달러, 우리 돈 1,288조 원정도입니다. 그리고 우주인터넷, 우주정거장 등 주요 산업이 펼쳐지고 있는 곳은 모두 우주 저궤도입니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도 저궤도 시장 진출에 첫 발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이상 발사해 기술 신뢰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이어 2031년까지 자체 발사체를 이용해 무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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