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결식·혼밥↑…코로나19가 바꾼 일상

입력 2022.06.22 (08:00) 수정 2022.06.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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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코로나19가 바꾼 일상…'기초학력·식습관·상병수당'
코로나19로 기초학력까지 저하
아침·점심·저녁 결식률, '혼밥족' 증가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 ' 단계적 도입


요즘 외출할 때 잊어서는 안 될 필수품, 바로 마스크입니다. 손 씻고 나서 어느샌가 바르고 있는 손 소독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것들이 우리 일상에 자리 잡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작은 소지품 지참에서 더 큰부분까지 우리 일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기초학력 '뚝'

교육 분야 변화가 특히 두드러집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를 평가한 결과 지난해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9월, 국내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생 78만여 명 가운데 3%가량인 22,000여 명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영어 학력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실시했습니다. 성취도는 우수학력(4수준), 보통학력(3수준), 기초학력(2수준), 기초학력 미달(1수준)로 분류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특히 고2 국어 과목에서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64.3%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표집 평가가 이뤄진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비대면 수업 1년 차'였던 2020년보다는 5.5%p 낮아졌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3.2%p 급감했습니다.

중 3학생들도 국어와 수학에서 전년보다 1 ~ 2.2%p 감소하긴 했지만, 교육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 변화도 고2 학생들에게서 더 뚜렷합니다. 고2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9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학 과목 비율이 14.2%로 높은데, 수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반해 중3 학생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조금 높거나 비슷했습니다.

교육부는 '비대면 수업과 제한된 활동의 여파가 학습 결손으로 이어졌고 특히 수학은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부터 결손이 누적된 상태에서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포기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북교육청은 초등학생 대상 한글 책임 교육을 강화하고 대구교육청과 함께 기초학력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교육부도 모든 지역교육청에 학습종합 클리닉 센터를 설치하고 전문인력을 활용해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 끼니 거르거나 '혼밥' 늘었다

코로나19는 우리 식습관도 바꿔놓았습니다. 끼니를 거르거나 혼자서 밥 먹는 이른바 '혼밥족'이 크게 늘었습니다.


2020년 아침과 점심, 저녁 식사 결식률을 보면 각각 34.6%, 10.5%, 6.4%로,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과 비교해 3.3, 2.5, 0.9%p 증가했습니다.


혼자 밥을 먹는 비율도 2019년과 비교해 아침, 점심, 저녁 각각 0.9, 3.5, 1.5%p씩 늘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결식률과 '혼밥족' 증가가 코로나19로 등교와 출근이 제한되면서 불규칙한 식사가 잦아진 것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이런 지속적인 식습관 변화는 비만 등 건강 상태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식습관 변화에 대한 건강 상태 모니터링과 적절한 영양관리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 아프면 쉬고 '상병수당' 받는다

코로나19로 바뀐 것 가운데 '나쁜 일상'만 있는 건 아닙니다.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 수당'이 도입됩니다. 정부는 다음 달 4일부터 전국 6개 지역에서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진행합니다.


대구·경북에서는 포항시가 포함됐습니다. 3가지 모형 가운데 포항은 모형1로, 질병 유형과 요양방법 제한 없이 상병으로 노동 활동이 어려운 기간을 인정합니다. 대기기간은 7일로, 8일 이상 노동이 어려울 때 1년 이내 최대 90일까지 최저임금의 60%, 하루 44,000원 정도를 받습니다. 정부는 3년에 걸친 단계적 시범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상병수당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노동자들의 도덕적 해이나 예산 확보 문제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지만 아파도 눈치 보는 사회가 아닌, 아프면 '당연히' 쉴 수 있는 사회의 초석을 놓았다고는 볼 수 있겠죠.

차츰 회복하고 있는 일상은 이미 코로나19 이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전환된 일상,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일상에 맞게 제도적, 문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픽: 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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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력↓, 결식·혼밥↑…코로나19가 바꾼 일상
    • 입력 2022-06-22 08:00:18
    • 수정2022-06-22 08:00:57
    취재K
<strong>코로나19가 바꾼 일상…'기초학력·식습관·상병수당'<br />코로나19로 기초학력까지 저하<br />아침·점심·저녁 결식률, '혼밥족' 증가<br /></strong><strong>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 ' 단계적 도입</strong>

요즘 외출할 때 잊어서는 안 될 필수품, 바로 마스크입니다. 손 씻고 나서 어느샌가 바르고 있는 손 소독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것들이 우리 일상에 자리 잡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작은 소지품 지참에서 더 큰부분까지 우리 일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기초학력 '뚝'

교육 분야 변화가 특히 두드러집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를 평가한 결과 지난해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9월, 국내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생 78만여 명 가운데 3%가량인 22,000여 명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영어 학력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실시했습니다. 성취도는 우수학력(4수준), 보통학력(3수준), 기초학력(2수준), 기초학력 미달(1수준)로 분류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특히 고2 국어 과목에서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64.3%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표집 평가가 이뤄진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비대면 수업 1년 차'였던 2020년보다는 5.5%p 낮아졌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3.2%p 급감했습니다.

중 3학생들도 국어와 수학에서 전년보다 1 ~ 2.2%p 감소하긴 했지만, 교육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 변화도 고2 학생들에게서 더 뚜렷합니다. 고2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9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학 과목 비율이 14.2%로 높은데, 수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반해 중3 학생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조금 높거나 비슷했습니다.

교육부는 '비대면 수업과 제한된 활동의 여파가 학습 결손으로 이어졌고 특히 수학은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부터 결손이 누적된 상태에서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포기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북교육청은 초등학생 대상 한글 책임 교육을 강화하고 대구교육청과 함께 기초학력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교육부도 모든 지역교육청에 학습종합 클리닉 센터를 설치하고 전문인력을 활용해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 끼니 거르거나 '혼밥' 늘었다

코로나19는 우리 식습관도 바꿔놓았습니다. 끼니를 거르거나 혼자서 밥 먹는 이른바 '혼밥족'이 크게 늘었습니다.


2020년 아침과 점심, 저녁 식사 결식률을 보면 각각 34.6%, 10.5%, 6.4%로,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과 비교해 3.3, 2.5, 0.9%p 증가했습니다.


혼자 밥을 먹는 비율도 2019년과 비교해 아침, 점심, 저녁 각각 0.9, 3.5, 1.5%p씩 늘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결식률과 '혼밥족' 증가가 코로나19로 등교와 출근이 제한되면서 불규칙한 식사가 잦아진 것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이런 지속적인 식습관 변화는 비만 등 건강 상태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식습관 변화에 대한 건강 상태 모니터링과 적절한 영양관리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 아프면 쉬고 '상병수당' 받는다

코로나19로 바뀐 것 가운데 '나쁜 일상'만 있는 건 아닙니다.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 수당'이 도입됩니다. 정부는 다음 달 4일부터 전국 6개 지역에서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진행합니다.


대구·경북에서는 포항시가 포함됐습니다. 3가지 모형 가운데 포항은 모형1로, 질병 유형과 요양방법 제한 없이 상병으로 노동 활동이 어려운 기간을 인정합니다. 대기기간은 7일로, 8일 이상 노동이 어려울 때 1년 이내 최대 90일까지 최저임금의 60%, 하루 44,000원 정도를 받습니다. 정부는 3년에 걸친 단계적 시범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상병수당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노동자들의 도덕적 해이나 예산 확보 문제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지만 아파도 눈치 보는 사회가 아닌, 아프면 '당연히' 쉴 수 있는 사회의 초석을 놓았다고는 볼 수 있겠죠.

차츰 회복하고 있는 일상은 이미 코로나19 이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전환된 일상,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일상에 맞게 제도적, 문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픽: 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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