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야 한다는 생각뿐”…방화복도 없었던 경찰, 일가족 4명 구출

입력 2022.06.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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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재 발생. 공동 대응 요청.'

지난 16일 목요일 밤 11시 58분쯤, 경기도 화성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자 두 경찰관이 무전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잠들었을 시각, 한 가정집에서 불이나 소방으로부터 공동대응 요청을 받은 겁니다.

■ 2분 만에 현장 도착…일가족 4명 구조

밤 12시 36초.

마침 인근을 순찰 중이던 두 경찰은 불과 2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안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경찰은 소방보다 먼저 도착해 불이 난 가정집으로 향해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들리는 "살려 달라"는 외침.

현장의 화재는 이미 진압된 상항이었지만, 집안 가득한 연기 탓에 가족들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거실에서 살려달라는 남성을 구한 뒤 내부에 누가 있냐고 묻자, 아내와 아이 두 명이 무서워서 방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 경찰은 다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닫힌 방 문틈으로 연기가 들어오면서 미처 나가지 못한 가족들이 안에 갇힌 것입니다. 방 안엔 2살 난 아이를 안은 엄마와 6살 아이가 창 문 가까이에서 불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연기가 자욱한 집에서 나머지 가족까지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화재 현장 사진 : 화성소방서 제공화재 현장 사진 : 화성소방서 제공

■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화재 발생 시 소방의 경찰 공동 대응 요청은 일상적인 일입니다. 원활한 구조를 위해 현장을 통제하고, 방화 범죄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 입니다. 인명 구조의 임무가 소방에 있지만,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남양파출소 소속 최경영 경사는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방화복을 착용하거나 산소 호흡기 등 소방 장비 하나 없었지만, 집 안에서 들리는 한 시민의 살려달라는 외침에 자칫 위험했을 현장을 들어가 가족을 구한 겁니다.

화성소방서는 지난 20일, 빠른 대처로 일가족의 목숨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며 남양파출소 소속 최경영 경사와 반상렬 순경에게 인명구조 유공 표창을 수여했습니다. 화성서부경찰서도 서장 표창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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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방화복도 없었던 경찰, 일가족 4명 구출
    • 입력 2022-06-22 14:03:46
    취재K

'아파트 화재 발생. 공동 대응 요청.'

지난 16일 목요일 밤 11시 58분쯤, 경기도 화성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자 두 경찰관이 무전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잠들었을 시각, 한 가정집에서 불이나 소방으로부터 공동대응 요청을 받은 겁니다.

■ 2분 만에 현장 도착…일가족 4명 구조

밤 12시 36초.

마침 인근을 순찰 중이던 두 경찰은 불과 2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안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경찰은 소방보다 먼저 도착해 불이 난 가정집으로 향해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들리는 "살려 달라"는 외침.

현장의 화재는 이미 진압된 상항이었지만, 집안 가득한 연기 탓에 가족들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거실에서 살려달라는 남성을 구한 뒤 내부에 누가 있냐고 묻자, 아내와 아이 두 명이 무서워서 방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 경찰은 다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닫힌 방 문틈으로 연기가 들어오면서 미처 나가지 못한 가족들이 안에 갇힌 것입니다. 방 안엔 2살 난 아이를 안은 엄마와 6살 아이가 창 문 가까이에서 불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연기가 자욱한 집에서 나머지 가족까지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화재 현장 사진 : 화성소방서 제공
■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화재 발생 시 소방의 경찰 공동 대응 요청은 일상적인 일입니다. 원활한 구조를 위해 현장을 통제하고, 방화 범죄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 입니다. 인명 구조의 임무가 소방에 있지만,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남양파출소 소속 최경영 경사는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방화복을 착용하거나 산소 호흡기 등 소방 장비 하나 없었지만, 집 안에서 들리는 한 시민의 살려달라는 외침에 자칫 위험했을 현장을 들어가 가족을 구한 겁니다.

화성소방서는 지난 20일, 빠른 대처로 일가족의 목숨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며 남양파출소 소속 최경영 경사와 반상렬 순경에게 인명구조 유공 표창을 수여했습니다. 화성서부경찰서도 서장 표창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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