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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폭염 속 ‘냉방 불평등’…“사망자 절반 노숙인”
입력 2022.06.23 (06:00) 세계는 지금
6월 12일, 최고 기온이 46도까지 치솟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렉시코에서 무더위를 피해 그늘에 서 있는 사람들6월 12일, 최고 기온이 46도까지 치솟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렉시코에서 무더위를 피해 그늘에 서 있는 사람들

이른 더위가 미국 전역을 덮쳤습니다.

지난 달 21~22일(현지시각) 버지니아주에서 뉴햄프셔주에 이르는 미국 북동부의 수은주가 평년 이맘때보다 11∼17도 높이 올라가면서 일부 지역은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미 기상 당국은 외출을 자제하고 가능한 실내에 머물라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시원함은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습니다.

■ "美 폭염 사망자 절반이 노숙인"…무더위에 무방비로 노출

AP 통신은 때 이른 폭염이 미국 곳곳을 덮치면서 더위를 피할 곳 없는 노숙인이 받는 고통이 가중됐다고 현지시간 20일 보도했습니다.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노숙인 밀집 지역에서는 수천 명의 노숙인이 최고 37도를 넘어가는 더위에 시달렸습니다. 이들은 천으로 만든 임시 텐트에 머물며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됐습니다. 앞서 6월 초 피닉스의 최고 기온은 45.5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AP 통신은 미국에서 폭염으로 숨지는 사람이 허리케인과 홍수, 토네이도 등으로 인한 사상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데 특히 무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취약 계층인 노숙인 비중이 두드러진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피닉스가 속한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폭염의 영향을 받아 사망한 339명 중 노숙인은 최소 130명에 달했습니다. AP 통신은 미국 전역에서 해마다 무더위 영향으로 목숨을 잃는 1,500명 중 절반이 노숙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후학자 데이비드 혼둘라는 냉방 시설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숙인은 집이 있는 일반인보다 폭염 때문에 사망할 가능성이 200배 더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 치솟는 에너지 가격 부담에 에어컨 있어도 못 틀어

집이 있다고 해도 안심할 순 없습니다. NBC는 지난 주말 35도를 넘긴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의 구세군회관이 더위를 피해 몰려든 지역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19일 보도했습니다.

메이컨 구세군회관 관리자인 멜리사 화이트는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에어컨이 있는 사람조차도 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구세군에 한 번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사람들조차 냉방시설을 갖춘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빈부에 따른 '온도 격차'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미국 1,056개 카운티 중 76%에서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더 높은 온도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인종별로도 라틴계 밀집 지역이 비라틴계 지역과 비교해 약 7도가량 높은 기온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소득층은 에어컨이 없거나 있더라도 전기료가 부담스러워 사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NBC는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냉방에 접근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가 된다고 진단했습니다.

6월 14일, 폭염주의보가 내린 미국 시카고의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아이6월 14일, 폭염주의보가 내린 미국 시카고의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아이

■ 지구온난화로 인한 '열돔 현상'…미국 전역 영향권

지난주부터 폭염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수십 개 주에 폭염주의보가 내리면서 2,500만 명 넘는 사람이 더위의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미국 곳곳의 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이 같은 폭염의 원인은 '열돔 현상'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열돔은 5∼7㎞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半球) 형태의 열막을 만들며 뜨거운 공기를 가둬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열돔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빈도와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를 그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남용과 기업형 목축 등으로 대기에 방출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촉진해 기후가 변하면서 열돔 현상이 유발됐다는 겁니다.

CNN은 미 북부 평원에 머물고 있는 거대한 열돔이 동쪽으로 이동 중이며, 이로 인해 미국 여러 지역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 美 폭염 속 ‘냉방 불평등’…“사망자 절반 노숙인”
    • 입력 2022-06-23 06:00:18
    세계는 지금
6월 12일, 최고 기온이 46도까지 치솟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렉시코에서 무더위를 피해 그늘에 서 있는 사람들6월 12일, 최고 기온이 46도까지 치솟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렉시코에서 무더위를 피해 그늘에 서 있는 사람들

이른 더위가 미국 전역을 덮쳤습니다.

지난 달 21~22일(현지시각) 버지니아주에서 뉴햄프셔주에 이르는 미국 북동부의 수은주가 평년 이맘때보다 11∼17도 높이 올라가면서 일부 지역은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미 기상 당국은 외출을 자제하고 가능한 실내에 머물라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시원함은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습니다.

■ "美 폭염 사망자 절반이 노숙인"…무더위에 무방비로 노출

AP 통신은 때 이른 폭염이 미국 곳곳을 덮치면서 더위를 피할 곳 없는 노숙인이 받는 고통이 가중됐다고 현지시간 20일 보도했습니다.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노숙인 밀집 지역에서는 수천 명의 노숙인이 최고 37도를 넘어가는 더위에 시달렸습니다. 이들은 천으로 만든 임시 텐트에 머물며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됐습니다. 앞서 6월 초 피닉스의 최고 기온은 45.5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AP 통신은 미국에서 폭염으로 숨지는 사람이 허리케인과 홍수, 토네이도 등으로 인한 사상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데 특히 무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취약 계층인 노숙인 비중이 두드러진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피닉스가 속한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폭염의 영향을 받아 사망한 339명 중 노숙인은 최소 130명에 달했습니다. AP 통신은 미국 전역에서 해마다 무더위 영향으로 목숨을 잃는 1,500명 중 절반이 노숙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후학자 데이비드 혼둘라는 냉방 시설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숙인은 집이 있는 일반인보다 폭염 때문에 사망할 가능성이 200배 더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 치솟는 에너지 가격 부담에 에어컨 있어도 못 틀어

집이 있다고 해도 안심할 순 없습니다. NBC는 지난 주말 35도를 넘긴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의 구세군회관이 더위를 피해 몰려든 지역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19일 보도했습니다.

메이컨 구세군회관 관리자인 멜리사 화이트는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에어컨이 있는 사람조차도 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구세군에 한 번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사람들조차 냉방시설을 갖춘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빈부에 따른 '온도 격차'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미국 1,056개 카운티 중 76%에서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더 높은 온도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인종별로도 라틴계 밀집 지역이 비라틴계 지역과 비교해 약 7도가량 높은 기온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소득층은 에어컨이 없거나 있더라도 전기료가 부담스러워 사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NBC는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냉방에 접근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가 된다고 진단했습니다.

6월 14일, 폭염주의보가 내린 미국 시카고의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아이6월 14일, 폭염주의보가 내린 미국 시카고의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아이

■ 지구온난화로 인한 '열돔 현상'…미국 전역 영향권

지난주부터 폭염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수십 개 주에 폭염주의보가 내리면서 2,500만 명 넘는 사람이 더위의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미국 곳곳의 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이 같은 폭염의 원인은 '열돔 현상'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열돔은 5∼7㎞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半球) 형태의 열막을 만들며 뜨거운 공기를 가둬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열돔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빈도와 강도가 점점 높아지고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를 그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남용과 기업형 목축 등으로 대기에 방출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촉진해 기후가 변하면서 열돔 현상이 유발됐다는 겁니다.

CNN은 미 북부 평원에 머물고 있는 거대한 열돔이 동쪽으로 이동 중이며, 이로 인해 미국 여러 지역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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