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장맛비’…산불 피해지 ‘산사태’ 주의

입력 2022.06.23 (07:19) 수정 2022.06.2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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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장맛비가 예보돼 있습니다.

특히 중부지방에는 시강당 3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예상되는데, 비가 내리는 모든 곳에서 대비가 필요하지만 특별히 더 주의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산불 피해지역입니다.

왜 그런지, 또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지, 기후위기대응팀 김세현 기상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창 푸른 빛으로 울창해야 할 숲이 검붉게 변했습니다.

나뭇잎 하나 없이 까맣게 탄 나무부터 간신히 타지 않은 나무도 갈색으로 변하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산 아래 마을 부근입니다.

적은 비에 벌써 산 경사면이 쩍쩍 갈라졌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집중호우가 내리면 흙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남영애/경북 울진군 신화리 주민 : "(비가 이번에도) 한 이틀 오는데 땅이 딱딱하더니 '쉬'하고 소리가 나는 거예요. 사람이 두세 명이 드러누울 정도로 지금 벌어지고 있어요, 땅이. 수해가 여기 화재처럼 난다고 나는 게 아니잖아. 순식간에 나니까 불안한 거죠."]

생명력을 잃은 숲을 복구하지도 못한 채 비를 앞두고 다시 비상입니다.

나뭇잎이 다 타버리면, 우산효과가 사라지면서 비가 그대로 땅에 부딪혀 깎이게 되는데요.

또 불에 탄 이 흙은 비를 잘 흡수하지 못하면서 빗물과 함께 그대로 흘러내려 가게 됩니다.

실제로 산불로 타버린 숲은 건강한 숲에 비해 토사 유출량이 85배나 급증합니다.

특히 급경사지는 산사태 위험이 11배나 높아져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서준표/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 "(산불 피해지에서는) 유출된 토사가 계곡으로 모여들게 되고요. 모여든 그런 흙들이 계곡 바닥을 높게 하기 때문에 적은 비가 오더라도 계곡에서는 홍수라든지 범람의 위험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본격적인 복구 전에 그나마 가장 효과적인 응급 복구 방법은 빗물 차단막을 설치하는 겁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실험 결과, 차단막을 설치한 경우에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강한 비에도 토사 유출이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차단막이 없을 경우, 4시간 만에 붕괴 됐습니다.

올해 5월까지 산불 발생 건수는 최근 10년 같은 기간 평균의 1.59배, 면적은 22배가 넘었습니다.

근본적인 복구에 앞서 장마철 긴급 대책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KBS 뉴스 김세현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김형균/그래픽:김정현/영상제공:산림청·국립재난안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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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에 ‘장맛비’…산불 피해지 ‘산사태’ 주의
    • 입력 2022-06-23 07:19:30
    • 수정2022-06-23 07: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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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장맛비가 예보돼 있습니다.

특히 중부지방에는 시강당 3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예상되는데, 비가 내리는 모든 곳에서 대비가 필요하지만 특별히 더 주의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산불 피해지역입니다.

왜 그런지, 또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지, 기후위기대응팀 김세현 기상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창 푸른 빛으로 울창해야 할 숲이 검붉게 변했습니다.

나뭇잎 하나 없이 까맣게 탄 나무부터 간신히 타지 않은 나무도 갈색으로 변하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산 아래 마을 부근입니다.

적은 비에 벌써 산 경사면이 쩍쩍 갈라졌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집중호우가 내리면 흙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남영애/경북 울진군 신화리 주민 : "(비가 이번에도) 한 이틀 오는데 땅이 딱딱하더니 '쉬'하고 소리가 나는 거예요. 사람이 두세 명이 드러누울 정도로 지금 벌어지고 있어요, 땅이. 수해가 여기 화재처럼 난다고 나는 게 아니잖아. 순식간에 나니까 불안한 거죠."]

생명력을 잃은 숲을 복구하지도 못한 채 비를 앞두고 다시 비상입니다.

나뭇잎이 다 타버리면, 우산효과가 사라지면서 비가 그대로 땅에 부딪혀 깎이게 되는데요.

또 불에 탄 이 흙은 비를 잘 흡수하지 못하면서 빗물과 함께 그대로 흘러내려 가게 됩니다.

실제로 산불로 타버린 숲은 건강한 숲에 비해 토사 유출량이 85배나 급증합니다.

특히 급경사지는 산사태 위험이 11배나 높아져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서준표/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 "(산불 피해지에서는) 유출된 토사가 계곡으로 모여들게 되고요. 모여든 그런 흙들이 계곡 바닥을 높게 하기 때문에 적은 비가 오더라도 계곡에서는 홍수라든지 범람의 위험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본격적인 복구 전에 그나마 가장 효과적인 응급 복구 방법은 빗물 차단막을 설치하는 겁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실험 결과, 차단막을 설치한 경우에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강한 비에도 토사 유출이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차단막이 없을 경우, 4시간 만에 붕괴 됐습니다.

올해 5월까지 산불 발생 건수는 최근 10년 같은 기간 평균의 1.59배, 면적은 22배가 넘었습니다.

근본적인 복구에 앞서 장마철 긴급 대책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KBS 뉴스 김세현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김형균/그래픽:김정현/영상제공:산림청·국립재난안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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