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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근로 1주 12시간 이상 추진…‘건강권 악화’ 대책은?
입력 2022.06.23 (13:44) 취재K

고용노동부가 오늘(23일)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했던 '노동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입니다.

발표 내용의 대부분은 정부가 최근 공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담겨 있는 내용입니다. 핵심은 ① 근로시간의 유연화와 ②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 중심으로 개편하는 겁니다.

당장 내 일터의 근무 여건이 달라지는 건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근로시간 유연화는 대부분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하고,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 자율 과제인 데다 직무·임금 정보 인프라가 구축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전문가로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다음 달 중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 유연화① 연장근로, 1주에 12시간 이상 가능해지나?

고용부는 먼저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크게 4가지를 제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입니다.

고용부는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노사 합의로 월 단위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등 합리적인 총량 관리단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연장 근로시간은 1주에 최대 12시간까지 가능합니다. 이걸 한 달, 즉 4주 단위로 관리하게 되면 4주간의 총 연장 근로시간이 48시간(12시간×4주)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1주에 12시간 넘게 연장근로가 가능해집니다. 이 방안이 현실화 되면, 선택근로제와 탄력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도 도입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1주 12시간 이상 연장 근로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정식 장관은 "해외 주요국을 보더라도 우리의 주 단위 초과근로 관리방식은 찾아보기 어렵고, 기본적으로 노사 합의에 따른 선택권을 존중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은 연장 근로시간을 월 단위 45시간으로 관리하고, 영국은 1주에 총 근로시간을 48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노사합의 시 예외를 허용한다고도 했습니다.

연장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바꾸는 것은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0년간 유지돼온 제도를 수정하는 겁니다. 경영계는 줄곧 요구해온 사안이기도 합니다.

이 장관은 '특정 주에 연장 근로가 몰리면 건강권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근로자 건강권 보호조치가 반드시 병행될 것으로 예를 들어 11시간 연속 휴식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 유연화② 초과 근로시간 저축해 장기 휴가로

고용부는 그밖에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선택근로제의 정산기간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정식 장관은 근로시간 저축계좌제에 대해 "적립 근로시간의 상·하한, 적립 및 사용방법, 정산기간 등 세부적인 쟁점사항에 대해 면밀히 살펴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저축계좌제는 초과 근로시간에 대해 임금을 주지 않고, 적립했다가 휴가로 쓸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시행 중인 '보상휴가제'와 비슷합니다. 보상휴가제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시행 절차에 대한 세부 규정이 없어 현장에선 잘 사용되지 않아 왔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 고용 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임금 삭감이나 고용 조정 없이 저축해둔 근로시간으로 장기 휴가를 보낼 수 있다"며 "고용과 임금의 경직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선택근로제는 현재 연구개발 분야에만 정산기간 3개월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는 한 달인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역시 경영계에서 요구해온 사안입니다.

이정식 장관은 "이러한 제도개선 과제들이 근로자 건강권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건강보호조치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오늘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연장 근로 관리 단위 확대와 저축계좌제, 선택근로제 확대는 모두 근로기준법을 고쳐야 하는 사안입니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입법 추진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 "연공급 과도"…직무·성과급 개편 위한 정보 제공

고용부는 임금체계를 연공급에서 직무·성과급으로 개편하기 위한 정책 과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 100인 이상 사업체 중 호봉급 운영 비중이 55.5%이며, 1000인 이상의 경우 70.3%로 연공급이 매우 과도하다"고 했습니다. 또 "성과와 연계되지 않은 보상시스템은 공정성으 둘러싼 기업 구성원 간 갈등과 생산성 저하, 근로의욕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 자율 영역이어서 정부가 강제할 순 없습니다. 다만, 고용부는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정보 제공을 위해 '한국형 직무별 임금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직무급, 즉 직무 가치에 따라 임금을 정하려면 직업별 직무내용과 임금수준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고용부는 오늘 발표한 내용에 대해, 다음 달 전문가로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구성하고, 10월까지 운영해 구체적인 입법과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권고안 형태로 고용부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 민주노총 "52시간제 무력화"…경총 "경제 위기 극복에 도움"

오늘 발표에 대해 민주노총은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전혀 없이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스타트업·전문직의 노동시간 규제 예외적용 등 초과노동시간에 대한 편법적인 노동시간 연장을 위한 정책만을 내놨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폭등 시기에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보장할 임금인상과 복지확대, 노동시장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비정규직 대책, 산업환경의 변화로 플랫폼노동의 확산에 따른 노동자 권리 보호 방안 등의 문제에 대한 정책 방향을 내놔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경영자총연합회는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며,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근로시간 제도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유연근무제 도입요건 개선과 취업규칙 변경 절차 완화 등 산업현장에서 제도 활용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연장근로 1주 12시간 이상 추진…‘건강권 악화’ 대책은?
    • 입력 2022-06-23 13:44:52
    취재K

고용노동부가 오늘(23일)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했던 '노동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입니다.

발표 내용의 대부분은 정부가 최근 공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담겨 있는 내용입니다. 핵심은 ① 근로시간의 유연화와 ②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 중심으로 개편하는 겁니다.

당장 내 일터의 근무 여건이 달라지는 건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근로시간 유연화는 대부분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하고,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 자율 과제인 데다 직무·임금 정보 인프라가 구축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전문가로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다음 달 중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 유연화① 연장근로, 1주에 12시간 이상 가능해지나?

고용부는 먼저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크게 4가지를 제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입니다.

고용부는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노사 합의로 월 단위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등 합리적인 총량 관리단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연장 근로시간은 1주에 최대 12시간까지 가능합니다. 이걸 한 달, 즉 4주 단위로 관리하게 되면 4주간의 총 연장 근로시간이 48시간(12시간×4주)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1주에 12시간 넘게 연장근로가 가능해집니다. 이 방안이 현실화 되면, 선택근로제와 탄력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도 도입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1주 12시간 이상 연장 근로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정식 장관은 "해외 주요국을 보더라도 우리의 주 단위 초과근로 관리방식은 찾아보기 어렵고, 기본적으로 노사 합의에 따른 선택권을 존중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은 연장 근로시간을 월 단위 45시간으로 관리하고, 영국은 1주에 총 근로시간을 48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노사합의 시 예외를 허용한다고도 했습니다.

연장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바꾸는 것은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0년간 유지돼온 제도를 수정하는 겁니다. 경영계는 줄곧 요구해온 사안이기도 합니다.

이 장관은 '특정 주에 연장 근로가 몰리면 건강권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근로자 건강권 보호조치가 반드시 병행될 것으로 예를 들어 11시간 연속 휴식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 유연화② 초과 근로시간 저축해 장기 휴가로

고용부는 그밖에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선택근로제의 정산기간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정식 장관은 근로시간 저축계좌제에 대해 "적립 근로시간의 상·하한, 적립 및 사용방법, 정산기간 등 세부적인 쟁점사항에 대해 면밀히 살펴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저축계좌제는 초과 근로시간에 대해 임금을 주지 않고, 적립했다가 휴가로 쓸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시행 중인 '보상휴가제'와 비슷합니다. 보상휴가제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시행 절차에 대한 세부 규정이 없어 현장에선 잘 사용되지 않아 왔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 고용 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임금 삭감이나 고용 조정 없이 저축해둔 근로시간으로 장기 휴가를 보낼 수 있다"며 "고용과 임금의 경직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선택근로제는 현재 연구개발 분야에만 정산기간 3개월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는 한 달인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역시 경영계에서 요구해온 사안입니다.

이정식 장관은 "이러한 제도개선 과제들이 근로자 건강권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건강보호조치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오늘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연장 근로 관리 단위 확대와 저축계좌제, 선택근로제 확대는 모두 근로기준법을 고쳐야 하는 사안입니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입법 추진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 "연공급 과도"…직무·성과급 개편 위한 정보 제공

고용부는 임금체계를 연공급에서 직무·성과급으로 개편하기 위한 정책 과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 100인 이상 사업체 중 호봉급 운영 비중이 55.5%이며, 1000인 이상의 경우 70.3%로 연공급이 매우 과도하다"고 했습니다. 또 "성과와 연계되지 않은 보상시스템은 공정성으 둘러싼 기업 구성원 간 갈등과 생산성 저하, 근로의욕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 자율 영역이어서 정부가 강제할 순 없습니다. 다만, 고용부는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정보 제공을 위해 '한국형 직무별 임금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직무급, 즉 직무 가치에 따라 임금을 정하려면 직업별 직무내용과 임금수준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고용부는 오늘 발표한 내용에 대해, 다음 달 전문가로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구성하고, 10월까지 운영해 구체적인 입법과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권고안 형태로 고용부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 민주노총 "52시간제 무력화"…경총 "경제 위기 극복에 도움"

오늘 발표에 대해 민주노총은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 전혀 없이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스타트업·전문직의 노동시간 규제 예외적용 등 초과노동시간에 대한 편법적인 노동시간 연장을 위한 정책만을 내놨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폭등 시기에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보장할 임금인상과 복지확대, 노동시장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비정규직 대책, 산업환경의 변화로 플랫폼노동의 확산에 따른 노동자 권리 보호 방안 등의 문제에 대한 정책 방향을 내놔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경영자총연합회는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며,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근로시간 제도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유연근무제 도입요건 개선과 취업규칙 변경 절차 완화 등 산업현장에서 제도 활용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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