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외래종 ‘산미치광이’가?…목격담 잇따라

제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호저(산미치광이)

■ "산미치광이 키우다가 잃어버린 사람 있습니까?"

최근 제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이 사진과 함께 어제(22일) 밤 "서귀포시 성산읍과 표선 쪽에서 산미치광이를 키우다 잃어버린 사람이 있느냐"며 "퇴근 후 집에 오다가 다른 세상에 온 줄 알았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길고 뾰족한 가시들이 두드러지는 사진 속 동물은 '호저' 또는 '산미치광이'로 불. 해당 게시글 댓글에도 '호저가 아니냐', '처음 보는 동물이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산미치광이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지에 서식하는 포유류의 긴 가시 털이 특징인 동물로 제주에는 자연 상태에서 서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과 표선면 일대에서 산미치광이를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호저(산미치광이) 목격 글 캡처

이보다 앞선 지난 20일, 또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산미치광이를 발견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게시글에 올라온 영상에는 늦은 밤 좁은 길가에 한 동물이 달려가는 모습이 찍혀 있습니다. 마치 깃털을 휘날리듯 빠르게 달려가는 이 동물, 자세히 들여다보니 산미치광이처럼 보입니다.

작성자는 "지난 20일 밤 9시 3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서 처음 보는 동물을 발견했다"며 "이 동물이 어떤 동물인지 의견을 달라"고 했습니다. 해당 게시글에도 산미치광이인 것 같다며 신기하다는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 외래생물종이 제주에?…동물체험농장에서 탈출

우리나라에 자연적으로는 서식하지 않고 있는 산미치광이가 어떻게 제주에서 발견된 걸까요?

KBS 취재 결과, 산미치광이는 제주 도내 한 동물체험농장에서 지내던 것으로 한 달 전쯤 들개의 공격으로 우리를 습격당해 2마리가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농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 중 한 마리는 오늘(23일) 제주시 구좌읍 일대에서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고 포획에 나섰지만 다른 한 마리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제주도는 "외래생물 종의 경우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발견 시 야생동물구조센터나 120 콜센터로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