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광클’해도 못 산 공연표…매크로에 속수무책

입력 2022.06.23 (19:19) 수정 2022.06.2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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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로 중단됐던 공연들이 잇따라 다시 시동을 걸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표를 독식하는 암표상들 때문에 아무리 클릭해도 표를 사기가 어렵다는데요.

현실을 따르지 못하는 법으로 인해 처벌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그동안 많이 참았습니다.

코로나19로 공연은 멈췄고, 텅 빈 무대는 썰렁했습니다.

공연자와 관객, 너나 할 것 없이 함께하던 무대를 기다려왔습니다.

대규모 공연들이 속속 재개하고 있습니다.

트로트 스타들의 전국 순회 공연은 물론이고요.

특히 물을 흠뻑 맞으면서 즐기는 축제, 가수 싸이의 콘서트가 3년 만에 열린다는 소식에 팬들의 기대가 큰데요.

그런데 이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싸이의 공연 관람권을 파는 온라인 예매처입니다.

다음 달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서 10차례 공연이 펼쳐지는데요.

예매 시작과 동시에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됐습니다.

[김나윤/관람권 구매자 : "한 시간 이상 지체하다가 약간 포기하다가 왔다 갔다 하다가 새벽 2시까지 계속 접속하면서 (구했어요)."]

이분은 그래도 운이 좋은 경우입니다.

사람이 몰리다 보니 사이트 접속부터 쉽지 않은데요.

겨우 접속했더니 몇만 명이 대기 중이고요.

한참을 기다려 이제 되나 했더니 결제 단계에서 튕겨 나가 버립니다.

지난달 나훈아 부산 콘서트 티켓 예매는 8분 만에, 임영웅 인천 콘서트 예매는 10분 만에 모든 좌석이 동났습니다.

팬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중고거래 앱에 접속해보는데요.

웃돈을 붙여 파는 암표상들이 기승을 부립니다.

관람권 정가가 10만 원이 좀 넘는데, 두 배 넘는 돈을 주고 판매하기도 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암표를 팔 목적으로 관람권을 싹쓸이하거나, 분위기에 휩쓸려 파는 사람도 있습니다.

[싸이 공연 암표 판매자/음성변조 : "갑자기 돈이 좀 급하게 필요한 데가 있어서…. 다들 비싸게 파니까. (표를) 취소하면 약간 손해를 본다는 느낌…."]

일반인은 도저히 못 산다는 인기 공연표, 암표상들은 어떻게 구매하는 걸까요?

[암표상/음성변조 : "아르바이트생들을 5~6명씩 두고 열리자마자 (매크로 쓰니까) 그러니까 일반인들은 못 사는 거지."]

티켓 싹쓸이의 주범, 바로 '매크로'라는 겁니다.

매크로는 정보를 자동으로 반복해서 입력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일반적으로 5번 이상 클릭해야 결제창까지 이동하는데, 매크로를 사용하면 단축키 2번이면 충분합니다.

단 0.1초 차이로 티켓 예매 성공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이런 매크로를 이기기는 어렵겠죠.

누리꾼들은 "도저히 티켓팅이 불가능하다", "매크로로 구매한 건 취소했으면 좋겠다"며 하소연을 쏟아내는데요.

암표를 오프라인에서 직거래하면 현장 단속을 통해 경범죄 처벌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수위가 너무 약하죠.

게다가 온라인에서 거래하는 경우엔 처벌 규정조차 없습니다.

[이승진/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위원 : "(제도가) 굉장히 옛날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오늘날 온라인상으로 거의 모든 입장권이 재판매된다는 측면에서 사회환경 변화에 맞춰서 (바꿔야 합니다)."]

재작년에 입장권 부정판매 방지 의무가 공연법에 추가됐는데요.

'노력해야 한다'고만 했지 구체적인 시행령은 없어서 무용지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매크로 프로그램 악용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가능하도록 이른바 '매크로 암표 방지법'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여러 법이 나온다고 해도, 결국 암표 거래를 근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암표를 사지 않는 것'이라고 공연업계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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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광클’해도 못 산 공연표…매크로에 속수무책
    • 입력 2022-06-23 19:19:41
    • 수정2022-06-23 19: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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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로 중단됐던 공연들이 잇따라 다시 시동을 걸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표를 독식하는 암표상들 때문에 아무리 클릭해도 표를 사기가 어렵다는데요.

현실을 따르지 못하는 법으로 인해 처벌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그동안 많이 참았습니다.

코로나19로 공연은 멈췄고, 텅 빈 무대는 썰렁했습니다.

공연자와 관객, 너나 할 것 없이 함께하던 무대를 기다려왔습니다.

대규모 공연들이 속속 재개하고 있습니다.

트로트 스타들의 전국 순회 공연은 물론이고요.

특히 물을 흠뻑 맞으면서 즐기는 축제, 가수 싸이의 콘서트가 3년 만에 열린다는 소식에 팬들의 기대가 큰데요.

그런데 이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싸이의 공연 관람권을 파는 온라인 예매처입니다.

다음 달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서 10차례 공연이 펼쳐지는데요.

예매 시작과 동시에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됐습니다.

[김나윤/관람권 구매자 : "한 시간 이상 지체하다가 약간 포기하다가 왔다 갔다 하다가 새벽 2시까지 계속 접속하면서 (구했어요)."]

이분은 그래도 운이 좋은 경우입니다.

사람이 몰리다 보니 사이트 접속부터 쉽지 않은데요.

겨우 접속했더니 몇만 명이 대기 중이고요.

한참을 기다려 이제 되나 했더니 결제 단계에서 튕겨 나가 버립니다.

지난달 나훈아 부산 콘서트 티켓 예매는 8분 만에, 임영웅 인천 콘서트 예매는 10분 만에 모든 좌석이 동났습니다.

팬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중고거래 앱에 접속해보는데요.

웃돈을 붙여 파는 암표상들이 기승을 부립니다.

관람권 정가가 10만 원이 좀 넘는데, 두 배 넘는 돈을 주고 판매하기도 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암표를 팔 목적으로 관람권을 싹쓸이하거나, 분위기에 휩쓸려 파는 사람도 있습니다.

[싸이 공연 암표 판매자/음성변조 : "갑자기 돈이 좀 급하게 필요한 데가 있어서…. 다들 비싸게 파니까. (표를) 취소하면 약간 손해를 본다는 느낌…."]

일반인은 도저히 못 산다는 인기 공연표, 암표상들은 어떻게 구매하는 걸까요?

[암표상/음성변조 : "아르바이트생들을 5~6명씩 두고 열리자마자 (매크로 쓰니까) 그러니까 일반인들은 못 사는 거지."]

티켓 싹쓸이의 주범, 바로 '매크로'라는 겁니다.

매크로는 정보를 자동으로 반복해서 입력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일반적으로 5번 이상 클릭해야 결제창까지 이동하는데, 매크로를 사용하면 단축키 2번이면 충분합니다.

단 0.1초 차이로 티켓 예매 성공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이런 매크로를 이기기는 어렵겠죠.

누리꾼들은 "도저히 티켓팅이 불가능하다", "매크로로 구매한 건 취소했으면 좋겠다"며 하소연을 쏟아내는데요.

암표를 오프라인에서 직거래하면 현장 단속을 통해 경범죄 처벌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수위가 너무 약하죠.

게다가 온라인에서 거래하는 경우엔 처벌 규정조차 없습니다.

[이승진/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위원 : "(제도가) 굉장히 옛날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오늘날 온라인상으로 거의 모든 입장권이 재판매된다는 측면에서 사회환경 변화에 맞춰서 (바꿔야 합니다)."]

재작년에 입장권 부정판매 방지 의무가 공연법에 추가됐는데요.

'노력해야 한다'고만 했지 구체적인 시행령은 없어서 무용지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매크로 프로그램 악용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가능하도록 이른바 '매크로 암표 방지법'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여러 법이 나온다고 해도, 결국 암표 거래를 근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암표를 사지 않는 것'이라고 공연업계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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