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직 ‘뒤숭숭’…“군기 잡기” 내부 반발도

입력 2022.06.23 (21:18) 수정 2022.06.2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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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 쪽 입장이 궁금해집니다.

경찰청 출입하는 하누리 기자에게 자세한 얘기들 좀 들어보겠습니다.

"국기 문란"... 대통령에게서 이 정도 수위 발언이 나왔다는 건, 경찰 입장에서는 거의 '비상'에 가까운 상황 아닐까요?

[기자]

충격이 상당히 컸는지, 한마디로 오늘(23일), '말을 잃은' 분위기였습니다.

그저께까지만 해도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에 집단 반발하는 움직임이 '수뇌부'에서도 나왔는데요.

오늘은 그저 조용하기만 합니다.

그 '침묵' 자체가 팽팽한 긴장을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지금 한창, 행안부 통제에 맞설 대오를 갖춰야 할 시기에, 대통령이 '국기 문란을 저지른' 주체로 경찰을 지목하다 보니까, 이제는 '통제가 더 필요한' 대상으로, 프레임이 씌워진 격입니다.

[앵커]

경찰청장 사퇴를 사실상 요구한 거다, 이런 해석까지 나오는데 김창룡 청장도 오늘 '침묵' 기조였나요?

[기자]

말을 하긴 했는데 신중 그 자체였습니다.

2시간 전 퇴근길에도 "사퇴 입장 밝히는 건 적절치 않다,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 할 일 하겠다" 뭐 이 정도로만 답했습니다.

사실 거취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애매한 게, 김 청장 임기가 원래 한 달밖에 안 남았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사퇴, 별 상징성이 없다고 봐야겠죠.

[앵커]

일선 경찰들은 더 답답해 하는 분위기겠어요?

[기자]

안 그래도 행안부 통제 때문에 뒤숭숭했는데, 오늘 '국기 문란' 얘기까지 더해져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습니다.

내부 망에만 "군기 잡기다", "길들이기다" 이런 성토가 쏟아졌고요.

지휘부를 향해서는 "모욕을 당하고 왜 조용하냐?"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사태의 발단, '인사 번복' 논란은, 여러 해명에도 불구하고 석연찮은 게 여전히 많지요?

[기자]

네, 일단 경찰이 대통령 결재 전에 발표를 했던 건 사실인데, 공지가 번복되는 과정에서는 진짜로 경찰만 잘못한 건지, 중간에서 누가 뒤집은 건 아닌지, 의문이 남아있습니다.

결재 전 발표가 그간의 관행이었다면, 왜 이번에만 혼선으로 비화됐는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의문을 풀 열쇠는, 행안부와 경찰 사이에서 인사안을 전달했던 치안정책관에게 있는데요.

언론과는 일절 접촉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이 문제 진상 규명,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일단은 '감찰'로 가려질 가능성이 높은데요.

주체가 어디가 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습니다.

오늘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이 조사할 문제" 라고 했는데, 경찰 관계자는 또 "우리 잘못이라면서 우리가 조사해도 되겠냐"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행안부가 맡을 가능성도 있는데, 아직은 정리된 게 없습니다.

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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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조직 ‘뒤숭숭’…“군기 잡기” 내부 반발도
    • 입력 2022-06-23 21:18:59
    • 수정2022-06-23 21: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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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 쪽 입장이 궁금해집니다.

경찰청 출입하는 하누리 기자에게 자세한 얘기들 좀 들어보겠습니다.

"국기 문란"... 대통령에게서 이 정도 수위 발언이 나왔다는 건, 경찰 입장에서는 거의 '비상'에 가까운 상황 아닐까요?

[기자]

충격이 상당히 컸는지, 한마디로 오늘(23일), '말을 잃은' 분위기였습니다.

그저께까지만 해도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에 집단 반발하는 움직임이 '수뇌부'에서도 나왔는데요.

오늘은 그저 조용하기만 합니다.

그 '침묵' 자체가 팽팽한 긴장을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지금 한창, 행안부 통제에 맞설 대오를 갖춰야 할 시기에, 대통령이 '국기 문란을 저지른' 주체로 경찰을 지목하다 보니까, 이제는 '통제가 더 필요한' 대상으로, 프레임이 씌워진 격입니다.

[앵커]

경찰청장 사퇴를 사실상 요구한 거다, 이런 해석까지 나오는데 김창룡 청장도 오늘 '침묵' 기조였나요?

[기자]

말을 하긴 했는데 신중 그 자체였습니다.

2시간 전 퇴근길에도 "사퇴 입장 밝히는 건 적절치 않다,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 할 일 하겠다" 뭐 이 정도로만 답했습니다.

사실 거취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애매한 게, 김 청장 임기가 원래 한 달밖에 안 남았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사퇴, 별 상징성이 없다고 봐야겠죠.

[앵커]

일선 경찰들은 더 답답해 하는 분위기겠어요?

[기자]

안 그래도 행안부 통제 때문에 뒤숭숭했는데, 오늘 '국기 문란' 얘기까지 더해져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습니다.

내부 망에만 "군기 잡기다", "길들이기다" 이런 성토가 쏟아졌고요.

지휘부를 향해서는 "모욕을 당하고 왜 조용하냐?"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사태의 발단, '인사 번복' 논란은, 여러 해명에도 불구하고 석연찮은 게 여전히 많지요?

[기자]

네, 일단 경찰이 대통령 결재 전에 발표를 했던 건 사실인데, 공지가 번복되는 과정에서는 진짜로 경찰만 잘못한 건지, 중간에서 누가 뒤집은 건 아닌지, 의문이 남아있습니다.

결재 전 발표가 그간의 관행이었다면, 왜 이번에만 혼선으로 비화됐는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의문을 풀 열쇠는, 행안부와 경찰 사이에서 인사안을 전달했던 치안정책관에게 있는데요.

언론과는 일절 접촉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이 문제 진상 규명,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일단은 '감찰'로 가려질 가능성이 높은데요.

주체가 어디가 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습니다.

오늘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이 조사할 문제" 라고 했는데, 경찰 관계자는 또 "우리 잘못이라면서 우리가 조사해도 되겠냐"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행안부가 맡을 가능성도 있는데, 아직은 정리된 게 없습니다.

영상편집:박상규/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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