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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예정자 1명에 상품권 10만원”…인사담당자가 받은 이메일
입력 2022.06.24 (09:35) 수정 2022.06.24 (10:25) 취재K

정부에서 사업비를 받는 취업 컨설팅 업체들이 이미 채용이 예정된 사람을 자신들이 컨설팅을 통해 입사시킨 것처럼 실적을 부풀리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업체들은 실적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채용 예정자를 등록시켜주는 대가로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상품권'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채용 예정자 정보 주면 상품권 10만 원"…한 인사담당자가 받은 이메일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는 채용 박람회에서 알게 된 취업 컨설팅 업체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제목에는 "채용 인원 1인당 신세계상품권 10만 원"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이 업체는 이메일에서 "2021년도에는 '구직자 채용지원금'으로 변경된 명칭으로 진행을 하고자 한다"며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인원을 채용 시 1인당 신세계상품권 10만 원 권을 지급해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전년도에도 비슷한 사업을 했다는 취지입니다.

이어, 지급 절차를 안내하면서 채용 예정자를 입사 7일 전에 '기업인력애로센터'라는 사이트에 회원가입시키라고 했습니다. 기업인력애로센터는 정부가 운영하는 채용 포털 사이트입니다.

또 채용 대상자가 기업인력애로센터에 실제 가입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채용 대상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연락처, 4대 보험 가입자 명부, 신분증도 보내달라고도 했습니다.

한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가 받은 이메일의 일부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한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가 받은 이메일의 일부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 "컨설팅으로 취업 성공시킨 것처럼 실적 부풀려"

이태규 의원실에서 이메일을 발송한 업체를 확인한 결과, 해당 업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구직자 취업컨설팅'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인력 지원 업체였습니다.

해당 사업은 "중소기업 희망 구직자 발굴 및 맞춤형 취업 컨설팅을 통한 취업 역량 강화로 중소기업 유입 촉진"이 목적이라고 입찰 공고에 나와 있습니다. 즉, 구직자를 찾아 취업 컨설팅을 해주고 유망한 중소기업에 취업까지 연결하게 하는 사업입니다. 중기부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들어간 예산은 53억 원입니다.

중기부가 이 의원실에 제출한 사업 실적을 보면, 지난해는 3개 업체가 위탁을 받아 10,990명에게 컨설팅을 해주고, 1,041명을 취업시켰다고 돼 있습니다. 올해는 4월까지 4개 업체가 1,350명에게 컨설팅을 했고, 66명을 취업시켰습니다.

업체들이 이 인원만큼 실제 컨설팅과 취업을 제공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서비스를 받은 구직자를 기업인력애로센터에 등록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업체들은 구직자별로 취업 상담과 면접 연결 등 활동 내역을 시스템에 입력했고, 이 내역이 곧 업체의 사업 실적이 된 겁니다.

이 의원실은 위탁 업체가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상품권을 줘가며 채용 예정자를 기업인력애로센터에 등록시키려 한 것은 결국 사업 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업체들이 입찰 공고의 취업자 목표치를 달성하려고 사실상 허위 실적을 입력했다는 겁니다.

해당 이메일을 받은 인사 담당자는 "전에 다른 기업 인사 담당자에게 상품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이메일을 받고 보고 이게 그거구나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2022년 구직자 취업컨설팅(특화형) 용역 제안요청서2022년 구직자 취업컨설팅(특화형) 용역 제안요청서

이태규 의원은 “원래대로라면 구직자를 발굴해 컨설팅까지 시켜서 중소기업을 매칭시키고 취업을 지원해야 하나 이미 취업이 확정된 사람들을 찾아 거꾸로 기업인력애로센터에 등록시켜 마치 자신들이 구직자를 발굴해 컨설팅을 시키고 취업까지 시킨 것으로 속이려는 것"이라며 "이것은 지난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매우 부실하게 보여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명백한 혈세 낭비이며 국민을 속이는 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실적 부풀기기' 막을 방법은?

이 사업을 관리하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허위 실적 여부를 검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악의를 가지고 한다면 찾아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취업 상담 과정을 사진으로 남겨 실적을 증빙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시스템에 등록되면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기 때문에 구직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개인정보라서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위탁업체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채용 예정자 1명에 상품권 10만원”…인사담당자가 받은 이메일
    • 입력 2022-06-24 09:35:19
    • 수정2022-06-24 10:25:38
    취재K

정부에서 사업비를 받는 취업 컨설팅 업체들이 이미 채용이 예정된 사람을 자신들이 컨설팅을 통해 입사시킨 것처럼 실적을 부풀리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업체들은 실적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채용 예정자를 등록시켜주는 대가로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상품권'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채용 예정자 정보 주면 상품권 10만 원"…한 인사담당자가 받은 이메일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는 채용 박람회에서 알게 된 취업 컨설팅 업체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제목에는 "채용 인원 1인당 신세계상품권 10만 원"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이 업체는 이메일에서 "2021년도에는 '구직자 채용지원금'으로 변경된 명칭으로 진행을 하고자 한다"며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인원을 채용 시 1인당 신세계상품권 10만 원 권을 지급해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전년도에도 비슷한 사업을 했다는 취지입니다.

이어, 지급 절차를 안내하면서 채용 예정자를 입사 7일 전에 '기업인력애로센터'라는 사이트에 회원가입시키라고 했습니다. 기업인력애로센터는 정부가 운영하는 채용 포털 사이트입니다.

또 채용 대상자가 기업인력애로센터에 실제 가입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채용 대상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연락처, 4대 보험 가입자 명부, 신분증도 보내달라고도 했습니다.

한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가 받은 이메일의 일부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한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가 받은 이메일의 일부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 "컨설팅으로 취업 성공시킨 것처럼 실적 부풀려"

이태규 의원실에서 이메일을 발송한 업체를 확인한 결과, 해당 업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구직자 취업컨설팅'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인력 지원 업체였습니다.

해당 사업은 "중소기업 희망 구직자 발굴 및 맞춤형 취업 컨설팅을 통한 취업 역량 강화로 중소기업 유입 촉진"이 목적이라고 입찰 공고에 나와 있습니다. 즉, 구직자를 찾아 취업 컨설팅을 해주고 유망한 중소기업에 취업까지 연결하게 하는 사업입니다. 중기부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들어간 예산은 53억 원입니다.

중기부가 이 의원실에 제출한 사업 실적을 보면, 지난해는 3개 업체가 위탁을 받아 10,990명에게 컨설팅을 해주고, 1,041명을 취업시켰다고 돼 있습니다. 올해는 4월까지 4개 업체가 1,350명에게 컨설팅을 했고, 66명을 취업시켰습니다.

업체들이 이 인원만큼 실제 컨설팅과 취업을 제공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서비스를 받은 구직자를 기업인력애로센터에 등록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업체들은 구직자별로 취업 상담과 면접 연결 등 활동 내역을 시스템에 입력했고, 이 내역이 곧 업체의 사업 실적이 된 겁니다.

이 의원실은 위탁 업체가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상품권을 줘가며 채용 예정자를 기업인력애로센터에 등록시키려 한 것은 결국 사업 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업체들이 입찰 공고의 취업자 목표치를 달성하려고 사실상 허위 실적을 입력했다는 겁니다.

해당 이메일을 받은 인사 담당자는 "전에 다른 기업 인사 담당자에게 상품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이메일을 받고 보고 이게 그거구나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2022년 구직자 취업컨설팅(특화형) 용역 제안요청서2022년 구직자 취업컨설팅(특화형) 용역 제안요청서

이태규 의원은 “원래대로라면 구직자를 발굴해 컨설팅까지 시켜서 중소기업을 매칭시키고 취업을 지원해야 하나 이미 취업이 확정된 사람들을 찾아 거꾸로 기업인력애로센터에 등록시켜 마치 자신들이 구직자를 발굴해 컨설팅을 시키고 취업까지 시킨 것으로 속이려는 것"이라며 "이것은 지난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매우 부실하게 보여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명백한 혈세 낭비이며 국민을 속이는 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실적 부풀기기' 막을 방법은?

이 사업을 관리하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허위 실적 여부를 검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악의를 가지고 한다면 찾아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취업 상담 과정을 사진으로 남겨 실적을 증빙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시스템에 등록되면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기 때문에 구직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개인정보라서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위탁업체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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