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직접 언급 안 했지만…실상은?

입력 2022.06.24 (15: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21~23일 사흘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를 열었다. 핵실험이나 핵무기 등 '핵'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북한이 공개한 회의 결과를 찬찬히 살펴보면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전방부대 작전 임무 추가"…전술핵 무기 배치 준비?

오늘(24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조선인민군 전선(전방)부대들의 작전 임무를 추가 확정하고 작전 수행능력을 높이기 위한 군사적 대책과 관련한 심도 있는 연구 토의와 작전계획 수정사업이 진행"됐다. 통상 군사기밀의 영역에 있는 부대 임무 추가와 작전계획 수정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북한이 지난 4월 17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발사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북한이 지난 4월 17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발사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최근 과시해 온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을 전방에 배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4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하며, 전선(전방) 장거리 포병부대의 화력 타격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도 언급해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핵탄두 탑재를 시도할 것임을 내비쳤다.

■ '핵' 언급 없었지만…"억제력 중대 문제 승인"

북한이 공개한 회의 결과에서 '핵'은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대신 핵 관련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북한은 "당 중앙의 전략적기도에 맞게 나라의 전쟁 억제력을 가일층 확대 강화하기 위한 군사적 담보를 세우는 데서 나서는 중대문제를 심의하고 승인하면서 이를 위한 군사조직편제 개편안을 비준하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무기 표현 때 쓰이는 ‘전쟁 억제력’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봐서, 필요시 핵탄두를 탑재한 전술핵무기 사용을 이번 작전 임무, 중요군사행동계획에 추가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또, 핵무기 개발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온 리병철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추가 임명한 것도 전략무기 개발 강화와 전술핵무기 다종화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전술 핵무기를 전방에 배치한다'는 최종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전방부대 임무 추가와 작전계획 변경, 군사조직개편 계획이 세워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회의 이틀째 남한 동해안 지도를 펼쳐놓고 회의 중인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당 중앙군사위 2일차 사진. 남측 동해안 지도를 세워두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당 중앙군사위 2일차 사진. 남측 동해안 지도를 세워두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통일부 차덕철 부대변인은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전략적 기조에 맞게 전쟁 억제력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중대 문제를 심의, 승인했다'는 내용 등을 밝힌 만큼,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을 위한 물리적 준비를 완료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결단만이 남았다는 것이다.

■ '7차 핵실험 준비 완료' 관측 속 심화되는 '강 대 강'

앞서 북한은 이달 초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강 대 강'과 '정면승부'의 원칙을 천명했다. 이번 중앙군사위에서는 이 같은 전원회의 원칙에 따른 군사 분야 대응 방안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선제타격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핵 타격, 강 대 강 맞대응 전략이 빈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할 확장억제 수단으로 핵을 처음 명문화한 바 있다.

강 대 강 대치가 심화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北, 핵 직접 언급 안 했지만…실상은?
    • 입력 2022-06-24 15:04:22
    취재K

북한이 지난 21~23일 사흘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를 열었다. 핵실험이나 핵무기 등 '핵'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북한이 공개한 회의 결과를 찬찬히 살펴보면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전방부대 작전 임무 추가"…전술핵 무기 배치 준비?

오늘(24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조선인민군 전선(전방)부대들의 작전 임무를 추가 확정하고 작전 수행능력을 높이기 위한 군사적 대책과 관련한 심도 있는 연구 토의와 작전계획 수정사업이 진행"됐다. 통상 군사기밀의 영역에 있는 부대 임무 추가와 작전계획 수정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북한이 지난 4월 17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발사관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최근 과시해 온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을 전방에 배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4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하며, 전선(전방) 장거리 포병부대의 화력 타격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도 언급해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핵탄두 탑재를 시도할 것임을 내비쳤다.

■ '핵' 언급 없었지만…"억제력 중대 문제 승인"

북한이 공개한 회의 결과에서 '핵'은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대신 핵 관련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북한은 "당 중앙의 전략적기도에 맞게 나라의 전쟁 억제력을 가일층 확대 강화하기 위한 군사적 담보를 세우는 데서 나서는 중대문제를 심의하고 승인하면서 이를 위한 군사조직편제 개편안을 비준하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무기 표현 때 쓰이는 ‘전쟁 억제력’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봐서, 필요시 핵탄두를 탑재한 전술핵무기 사용을 이번 작전 임무, 중요군사행동계획에 추가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또, 핵무기 개발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온 리병철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추가 임명한 것도 전략무기 개발 강화와 전술핵무기 다종화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전술 핵무기를 전방에 배치한다'는 최종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전방부대 임무 추가와 작전계획 변경, 군사조직개편 계획이 세워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회의 이틀째 남한 동해안 지도를 펼쳐놓고 회의 중인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당 중앙군사위 2일차 사진. 남측 동해안 지도를 세워두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통일부 차덕철 부대변인은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전략적 기조에 맞게 전쟁 억제력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중대 문제를 심의, 승인했다'는 내용 등을 밝힌 만큼,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을 위한 물리적 준비를 완료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결단만이 남았다는 것이다.

■ '7차 핵실험 준비 완료' 관측 속 심화되는 '강 대 강'

앞서 북한은 이달 초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강 대 강'과 '정면승부'의 원칙을 천명했다. 이번 중앙군사위에서는 이 같은 전원회의 원칙에 따른 군사 분야 대응 방안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선제타격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핵 타격, 강 대 강 맞대응 전략이 빈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할 확장억제 수단으로 핵을 처음 명문화한 바 있다.

강 대 강 대치가 심화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