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인하는 ‘고정’만…변동금리는 더 올려

입력 2022.06.28 (21:41) 수정 2022.06.2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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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금융감독원장이 대출 금리 인하를 여러 번 강조하자 일부 은행들이 주택 담보대출 금리 상한을 내리며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변동금리 대출은 오히려 더 올려서 시늉만 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수호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금리를 지적했습니다.

[이복현/금융감독원장 :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운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의 금리 부담이 조금이라도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당부 바랍니다."]

그리고 사흘 뒤, 시장 금리에 간섭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은행의 공적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다시 압박했습니다.

그러자 다음날 우리은행은 최고 연 7%대였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를 6%대로 낮췄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신용등급 8등급 이내 고객에게 적용되던 조정(우대) 금리를 전 등급 고객에게 확대하면서 최고 금리가 하락하게 됐습니다."]

신한과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로 주담대 고정금리를 조금씩 내리면서 금감원장의 발언을 수용하는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변동금리는 달랐습니다.

고정금리와 반대로 모두 조금씩 올렸습니다.

가계 대출의 약 80%가 변동금리인 상황.

결국 고정금리 인하로 생색만 내고 수요가 많은 변동금리는 올린 겁니다.

우대 금리를 높여 대출 금리를 낮췄다고 홍보하는 은행들도 마찬가집니다.

우대금리는 거래 실적 등이 좋은 일부만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착시 효과를 보이게 만드는 거죠. 우대 금리를 확대 적용해서 금리를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가산 금리를 낮춰야지만 전체적으로 다 낮출 수 있는 거예요."]

금감원장은 또 소비자의 금리인하 요구권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라며 요구했지만 이 비율은 해마다 줄고 있어 은행들이 개선에 나설지는 의문입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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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대출금리 인하는 ‘고정’만…변동금리는 더 올려
    • 입력 2022-06-28 21:41:09
    • 수정2022-06-29 07: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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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금융감독원장이 대출 금리 인하를 여러 번 강조하자 일부 은행들이 주택 담보대출 금리 상한을 내리며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변동금리 대출은 오히려 더 올려서 시늉만 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수호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금리를 지적했습니다.

[이복현/금융감독원장 :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운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의 금리 부담이 조금이라도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당부 바랍니다."]

그리고 사흘 뒤, 시장 금리에 간섭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은행의 공적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다시 압박했습니다.

그러자 다음날 우리은행은 최고 연 7%대였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를 6%대로 낮췄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신용등급 8등급 이내 고객에게 적용되던 조정(우대) 금리를 전 등급 고객에게 확대하면서 최고 금리가 하락하게 됐습니다."]

신한과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로 주담대 고정금리를 조금씩 내리면서 금감원장의 발언을 수용하는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변동금리는 달랐습니다.

고정금리와 반대로 모두 조금씩 올렸습니다.

가계 대출의 약 80%가 변동금리인 상황.

결국 고정금리 인하로 생색만 내고 수요가 많은 변동금리는 올린 겁니다.

우대 금리를 높여 대출 금리를 낮췄다고 홍보하는 은행들도 마찬가집니다.

우대금리는 거래 실적 등이 좋은 일부만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착시 효과를 보이게 만드는 거죠. 우대 금리를 확대 적용해서 금리를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가산 금리를 낮춰야지만 전체적으로 다 낮출 수 있는 거예요."]

금감원장은 또 소비자의 금리인하 요구권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라며 요구했지만 이 비율은 해마다 줄고 있어 은행들이 개선에 나설지는 의문입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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