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난 유엔 특별보고관의 마지막 메시지는?

입력 2022.06.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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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오는 8월 퇴임을 앞두고 27일부터 2박 3일의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임기 중 마지막 방한 일정인 만큼,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오늘(29일) 그간의 소회를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는데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요?

■킨타나 "코로나19, 북한이 겪는 고립이 얼마나 심각한지 반증"

기자들의 질문이 가장 많이 쏟아진 건 바로 '북한 내 코로나19'였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여러 유엔 기관,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받은 정보에 의하면 북한에는 어떠한 코로나19 검사나 시스템이 없다"며, 그로 인해 WHO가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의존할 수 있는 건 북한 언론 발표뿐"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북한이 겪고 있는 고립이 얼마나 심각한지 반증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유아나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서 사망자가 나온다는 일부 보고들이 전달되고 있지만, 이를 확인할 방법이 현재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봉쇄 조치로 인한 북한의 식량 부족 문제에도 주목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국경이 폐쇄되고 봉쇄 조치가 계속 이어지면서 일상에서 식량 접근이 어렵다는 보고들이 있다"며 "가뭄이나 홍수 같은 계절적 영향까지 겹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러한 봉쇄 조치로 인해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자 하는 세계식량기구 등 여러 유엔 기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만약 제재가 인도적 지원 활동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일반 주민의 사회적·경제적 권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국제사회는 이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일부 정보원에 의하면 북한에선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한다는 보고가 있지만, 아직 북한은 핵 실험에 대한 모라토리엄(유예)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당사국들이 한자리에 모여 모라토리엄을 유지하고 제재 일부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北 피격 공무원, 유가족이 알아야 할 권리 있어"

어제(28일)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우)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좌)가 킨타나 특별보고관과의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어제(28일)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우)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좌)가 킨타나 특별보고관과의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2020년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를 만난 이야기도 전하며 "북한 정부는 피살된 공무원에 대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정보를 공개할 책임, 가해자를 처벌할 책임, 유족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대해 " 코로나19 통제 위기 상황 하에서 얼마나 극단적인 규제들이 북한 내에서 시행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도 했습니다.

유가족과 관련해선, "자신들의 가족에게 어떠한 일이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들을 권리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유가족의 알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국가 안보와도 관련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2020년 한국 정부에 이 사건과 관련한 정보 공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면서, 이번 새 정부에도 공식 서한을 보내는 걸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여러 정책 담당자들이 이걸 정치화하는 건 분명히 피해야 한다"며 정치적 이득을 위해 사안을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다만, 정보가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라 열람이 제한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국내적 절차에 대한 이슈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논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후임으로는 남미 출신의 여성학자인 엘리자베스 살몬 페루 교황청립가톨릭대학 민주주의·인권연구소 소장이 내정됐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아시아 지역에서 남미의 인권 역사를 활용하는 건 분명히 도움 될 거로 생각한다"며 후임자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직이 계속 유지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실상에 대해 계속해서 국제 사회와 한국 사회가 주목하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퇴임을 앞둔 소감도 함께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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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기 끝난 유엔 특별보고관의 마지막 메시지는?
    • 입력 2022-06-29 15:11:49
    취재K

2016년 8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오는 8월 퇴임을 앞두고 27일부터 2박 3일의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임기 중 마지막 방한 일정인 만큼,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오늘(29일) 그간의 소회를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는데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요?

■킨타나 "코로나19, 북한이 겪는 고립이 얼마나 심각한지 반증"

기자들의 질문이 가장 많이 쏟아진 건 바로 '북한 내 코로나19'였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여러 유엔 기관,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받은 정보에 의하면 북한에는 어떠한 코로나19 검사나 시스템이 없다"며, 그로 인해 WHO가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의존할 수 있는 건 북한 언론 발표뿐"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북한이 겪고 있는 고립이 얼마나 심각한지 반증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유아나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서 사망자가 나온다는 일부 보고들이 전달되고 있지만, 이를 확인할 방법이 현재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봉쇄 조치로 인한 북한의 식량 부족 문제에도 주목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국경이 폐쇄되고 봉쇄 조치가 계속 이어지면서 일상에서 식량 접근이 어렵다는 보고들이 있다"며 "가뭄이나 홍수 같은 계절적 영향까지 겹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러한 봉쇄 조치로 인해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자 하는 세계식량기구 등 여러 유엔 기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만약 제재가 인도적 지원 활동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일반 주민의 사회적·경제적 권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국제사회는 이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일부 정보원에 의하면 북한에선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한다는 보고가 있지만, 아직 북한은 핵 실험에 대한 모라토리엄(유예)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당사국들이 한자리에 모여 모라토리엄을 유지하고 제재 일부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北 피격 공무원, 유가족이 알아야 할 권리 있어"

어제(28일)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우)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좌)가 킨타나 특별보고관과의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2020년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를 만난 이야기도 전하며 "북한 정부는 피살된 공무원에 대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정보를 공개할 책임, 가해자를 처벌할 책임, 유족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대해 " 코로나19 통제 위기 상황 하에서 얼마나 극단적인 규제들이 북한 내에서 시행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도 했습니다.

유가족과 관련해선, "자신들의 가족에게 어떠한 일이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들을 권리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유가족의 알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국가 안보와도 관련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2020년 한국 정부에 이 사건과 관련한 정보 공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면서, 이번 새 정부에도 공식 서한을 보내는 걸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여러 정책 담당자들이 이걸 정치화하는 건 분명히 피해야 한다"며 정치적 이득을 위해 사안을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다만, 정보가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라 열람이 제한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국내적 절차에 대한 이슈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논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후임으로는 남미 출신의 여성학자인 엘리자베스 살몬 페루 교황청립가톨릭대학 민주주의·인권연구소 소장이 내정됐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아시아 지역에서 남미의 인권 역사를 활용하는 건 분명히 도움 될 거로 생각한다"며 후임자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직이 계속 유지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실상에 대해 계속해서 국제 사회와 한국 사회가 주목하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퇴임을 앞둔 소감도 함께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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