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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별’ 사라지자 중국인들 환호…‘제로 코로나’ 출구 전략?
입력 2022.06.30 (07:00) 수정 2022.06.30 (07:00) 특파원 리포트

'사라진 별표' 하나에 어제 하루 중국인들은 울고 웃었습니다. 2년 6개월 동안의 '고통'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 '싱청카'란?…사라진 별표의 의미

별표란 '싱청카(이동코드·行程卡)로 불리는 증명서에 달리는 '* 표시'를 말합니다. 중국에서는 지역 간 이동을 할 때, 숙소 등에 체크인할 때, 대형 행사장 등을 출입할 때 등 수시로 이 싱청카를 확인합니다. 14일간의 이동 기록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증명서에는 화살표 표시도 있는데, 이 화살표가 노란색이거나 빨간색이면 이동이 아예 불가능합니다. 노란색은 감기 증상이 있거나 중위험 지역에 있는 인원 등을 의미하고, 빨간색은 확진자나 밀접접촉자 등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화살표가 초록색일 경우는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별표입니다.


별표는 해당 시에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지만, 이 별표가 달리는 순간 해당 지역 사람들은 사실상 '감염 위험이 큰 곳에서 온 사람'으로 간주 됩니다.


당연히 다른 시에서는 '별 달고 있는 지역'에서 온 사람을 반기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격리도 시킵니다. 별표는 지역사회에서 감염자가 14일 동안 단 1명도 나오지 않아야 사라집니다. 이 때문에 싱청카는 중국이 고수하는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動態淸零·둥타이 칭링)' 정책을 시행하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3월 중순부터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한 상하이시, 4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됐던 베이징시 등 중국 곳곳의 시민들은 몇 달 동안 싱청카에서 별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상하이시, 베이징시 밖을 나가기가 극도로 어려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별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습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서 어제(29일) 관련 공지를 홈페이지에 발표한 직후부터입니다.


공지에 따르면 싱청카에서 별표를 삭제한 것은 "경제 사회 발전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광범위한 사용자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그동안 싱청카의 별이 수많은 사람의 이동을 제한하며 경제 사회 발전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 대표 포털 바이두와 SNS 웨이보 등에서는 순식간에 이 소식이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바이두와 웨이보 양쪽 모두 실시간 검색어 1위(현지시간 29일 16시 기준)는 '싱청카 별표 취소'가 차지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함께 오른 "기차표 검색량 급격히 증가" 기사입니다. 중국인들이 싱청카에서 별이 사라진 사실을 자유롭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지 매체인 '제일경제'에 따르면 29일 16시, 항공권과 호텔 검색량도 두 배로 늘었습니다.

네티즌들은 환호했습니다. "환영한다", "경제 회복을 위해서 큰맘 먹은 것 같다"같은 긍정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취소하든 안 하든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관리 통제는 똑같을 테니까", "위에 정책이 있으면 밑에는 대책이 있는데 취소가 무슨 소용이냐" 등 중국 방역 정책의 근간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많았습니다.

■ 하루 전 해외입국자 격리 정책 완화도…왜?

중국 당국의 방역 관련 '개선'은 하루 전(28일)에도 있었습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을 줄인 것인데요.

현재도 중국에 입국하는 사람은 무조건 최소 14일에서 28일까지 격리를 해야 합니다. 지역에 따라 격리 기간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중국 국무원이 28일 격리 기간을 7+3(시설 격리 7일·자가 격리 3일)으로 축소하는 안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지역마다 시행 날짜는 다르지만, 나라에서 '이렇게 통일하자'고 새롭게 지침을 만든 겁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여파로 텅 빈 중국의 한 공항.(출처: 바이두)제로 코로나 정책의 여파로 텅 빈 중국의 한 공항.(출처: 바이두)

이틀 사이 중국은 제로 코로나를 위해 가장 중요시하던 '격리'와 '이동 제한', 이 두 가지를 거의 동시에 완화했습니다.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서히 '제로 코로나'와 이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그중 하나입니다.

상하이 봉쇄로 중국 경제가 입은 타격은 이미 여러 지표에서 확인됐습니다. 소비가 죽었고 생산이 줄었습니다. 중국인들의 불만도 커질 대로 커졌습니다. 외국인들은 중국을 떠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대부분이 '위드 코로나'를 하고 있는데 중국만 언제까지나 '제로 코로나'를 부르짖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29일 우한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다시 한번 ‘제로 코로나’ 방역을 강조했다. (출처: 중국 관영 CCTV)29일 우한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다시 한번 ‘제로 코로나’ 방역을 강조했다. (출처: 중국 관영 CCTV)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틀 사이 벌어진 일들로 중국이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다는 인상은 주고 싶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제(29일) 시진핑 중국 주석은 27개월 만에 우한을 방문한 자리에서 다시 한번 '제로 코로나' 방역을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우리나라는 인구가 많아 집단면역이나 방치 같은 정책을 시행하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된다"면서 "경제 발전에 일시적인 영향을 주더라도 인민의 생명 안전과 신체 건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를 실행할 능력이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이동 통제를 완화한 것이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아니면 서서히 출구 전략을 찾기 위한 것인지는 앞으로 '싱청카의 별' 대신 또 다른 통제 수단이 등장하는지 지켜보면 좀 더 명확해질 겁니다.
  • [특파원 리포트] ‘별’ 사라지자 중국인들 환호…‘제로 코로나’ 출구 전략?
    • 입력 2022-06-30 07:00:15
    • 수정2022-06-30 07:00:46
    특파원 리포트

'사라진 별표' 하나에 어제 하루 중국인들은 울고 웃었습니다. 2년 6개월 동안의 '고통'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 '싱청카'란?…사라진 별표의 의미

별표란 '싱청카(이동코드·行程卡)로 불리는 증명서에 달리는 '* 표시'를 말합니다. 중국에서는 지역 간 이동을 할 때, 숙소 등에 체크인할 때, 대형 행사장 등을 출입할 때 등 수시로 이 싱청카를 확인합니다. 14일간의 이동 기록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증명서에는 화살표 표시도 있는데, 이 화살표가 노란색이거나 빨간색이면 이동이 아예 불가능합니다. 노란색은 감기 증상이 있거나 중위험 지역에 있는 인원 등을 의미하고, 빨간색은 확진자나 밀접접촉자 등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화살표가 초록색일 경우는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별표입니다.


별표는 해당 시에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지만, 이 별표가 달리는 순간 해당 지역 사람들은 사실상 '감염 위험이 큰 곳에서 온 사람'으로 간주 됩니다.


당연히 다른 시에서는 '별 달고 있는 지역'에서 온 사람을 반기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격리도 시킵니다. 별표는 지역사회에서 감염자가 14일 동안 단 1명도 나오지 않아야 사라집니다. 이 때문에 싱청카는 중국이 고수하는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動態淸零·둥타이 칭링)' 정책을 시행하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3월 중순부터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한 상하이시, 4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됐던 베이징시 등 중국 곳곳의 시민들은 몇 달 동안 싱청카에서 별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상하이시, 베이징시 밖을 나가기가 극도로 어려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별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습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서 어제(29일) 관련 공지를 홈페이지에 발표한 직후부터입니다.


공지에 따르면 싱청카에서 별표를 삭제한 것은 "경제 사회 발전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광범위한 사용자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그동안 싱청카의 별이 수많은 사람의 이동을 제한하며 경제 사회 발전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 대표 포털 바이두와 SNS 웨이보 등에서는 순식간에 이 소식이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바이두와 웨이보 양쪽 모두 실시간 검색어 1위(현지시간 29일 16시 기준)는 '싱청카 별표 취소'가 차지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함께 오른 "기차표 검색량 급격히 증가" 기사입니다. 중국인들이 싱청카에서 별이 사라진 사실을 자유롭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지 매체인 '제일경제'에 따르면 29일 16시, 항공권과 호텔 검색량도 두 배로 늘었습니다.

네티즌들은 환호했습니다. "환영한다", "경제 회복을 위해서 큰맘 먹은 것 같다"같은 긍정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취소하든 안 하든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관리 통제는 똑같을 테니까", "위에 정책이 있으면 밑에는 대책이 있는데 취소가 무슨 소용이냐" 등 중국 방역 정책의 근간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많았습니다.

■ 하루 전 해외입국자 격리 정책 완화도…왜?

중국 당국의 방역 관련 '개선'은 하루 전(28일)에도 있었습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을 줄인 것인데요.

현재도 중국에 입국하는 사람은 무조건 최소 14일에서 28일까지 격리를 해야 합니다. 지역에 따라 격리 기간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중국 국무원이 28일 격리 기간을 7+3(시설 격리 7일·자가 격리 3일)으로 축소하는 안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지역마다 시행 날짜는 다르지만, 나라에서 '이렇게 통일하자'고 새롭게 지침을 만든 겁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여파로 텅 빈 중국의 한 공항.(출처: 바이두)제로 코로나 정책의 여파로 텅 빈 중국의 한 공항.(출처: 바이두)

이틀 사이 중국은 제로 코로나를 위해 가장 중요시하던 '격리'와 '이동 제한', 이 두 가지를 거의 동시에 완화했습니다.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서히 '제로 코로나'와 이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그중 하나입니다.

상하이 봉쇄로 중국 경제가 입은 타격은 이미 여러 지표에서 확인됐습니다. 소비가 죽었고 생산이 줄었습니다. 중국인들의 불만도 커질 대로 커졌습니다. 외국인들은 중국을 떠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대부분이 '위드 코로나'를 하고 있는데 중국만 언제까지나 '제로 코로나'를 부르짖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29일 우한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다시 한번 ‘제로 코로나’ 방역을 강조했다. (출처: 중국 관영 CCTV)29일 우한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다시 한번 ‘제로 코로나’ 방역을 강조했다. (출처: 중국 관영 CCTV)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틀 사이 벌어진 일들로 중국이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다는 인상은 주고 싶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제(29일) 시진핑 중국 주석은 27개월 만에 우한을 방문한 자리에서 다시 한번 '제로 코로나' 방역을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우리나라는 인구가 많아 집단면역이나 방치 같은 정책을 시행하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된다"면서 "경제 발전에 일시적인 영향을 주더라도 인민의 생명 안전과 신체 건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를 실행할 능력이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이동 통제를 완화한 것이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아니면 서서히 출구 전략을 찾기 위한 것인지는 앞으로 '싱청카의 별' 대신 또 다른 통제 수단이 등장하는지 지켜보면 좀 더 명확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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