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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편성권’ 서울시 손 들어준 대법원…“교육예산 축소 불가피”
입력 2022.06.30 (18:52) 취재K

서울시는 지난 1월,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대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의회가 의결한 '교육경비보조금 조례 개정안'이 지방자치단체장의 예산 재량권을 침해했다며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개정안은 서울시가 서울시교육청에 지원하는 '교육경비보조금'에 하한선(보통세의 0.4%)을 두자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오늘(30일), 대법원은 서울시의 청구를 받아들여 해당 조례가 무효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정 공방까지 갈 만큼 깊은 갈등을 부른 문제의 조례안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이렇습니다.

(교육경비보조금의 재원 등) 제 4조에 따른 교육경비 보조금의 규모는 해당연도 본 예산의 세입 [지방세기본법] 제8조제1항제1호 각 목에 따른 보통세의 1000분의 4이상 1000분의 6 이내의 금액으로 한다 .

기존 조례안에 없던 '1,000분의 4', 즉 보조금액의 하한선을 설정한 것이 갈등의 시작이었습니다.

■ "서울시 예산이니 시 재량" vs "'교육사업에 안정적 지원 필요"

서울시는 매년 '교육경비보조금'이라는 항목으로 서울시교육청에 교육 예산을 지원합니다. 주로 오래되고 낡은 학교 환경 개선비나 친환경 급식비 용도입니다. 2017년 관련 조례안이 개정되며, 최근까진 '보통세의 0.6% 이내'에서 시장이 재량껏 예산을 지원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조금 규모가 해마다 일정한 수준으로 지급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지원금을 비교해 봤더니 가장 많이 지원한 해와 가장 적게 지원한 해의 지원금 규모가 두 배가 넘었습니다. 액수로는 최대 390억 원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물론 보조금을 많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정한 수준에서 안정적인 교육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청에서는 시나 시의회 측에 안정적 교육 예산 지원을 위한 하한선을 마련해 달라며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습니다. 시의회는 교육청의 입장을 반영해 2020년 12월 16일 제298회 본회의에서 교육보조금의 하한선을 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례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그러자 서울시는 곧바로 재의를 요구하며 시의회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교육경비보조금'은 지자체장이 재량껏 배정할 수 있는 '재량경비' 예산인데, 하한선을 두게 되면 더 이상 재량경비가 아니라 '의무경비'로 성격이 변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이후 시의회는 1년 만인 지난해 12월 31일 제304회 본회의를 통해 해당 조례 개정안을 내용 수정 없이 재의결합니다. 시의 '재의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입니다.

결국, 서울시는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교육 보조금에 하한선을 두는 것은 '법리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가진 예산편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지난 1월 20일 대법원에 '조례안 무효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정리하자면,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가 민주당이 주도하던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지만, 시의회가 내용 수정 없이 재의결을 했고, 재보선에 당선된 현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다시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자 6개월 만에 서울시의 승리로 결론이 났습니다.

■ 서울시, '교육협력' 약속했지만 …교육예산 축소 우려

판결 이후 서울시는 "대법원 판결을 통해 민주당 다수 의회가 무리하게 개정안을 추진했음이 밝혀졌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개정 조례안이 만들어진 목적이 '교육'이 아니라 '정치'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교육 보조금이 아니어도 학교 보완관 운영이나 초등학교 스쿨버스 지원 등 교육지원 사업을 통해 보조금보다 더 많은 예산을 교육사업을 위해 쓰고 있다"며 "앞으로 시의회, 시 교육청과 협력하여 교육사업 발굴에 앞장서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판결이 교육예산 축소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선을 그은 것입니다.


최근 4년간 서울시가 지출하는 교육 관련 예산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국가에서 그 비율을 정한 지방재정교육교부금(내국세의 20.79%) 이고, 실제로 시가 자체적으로 지급하는 교육 경비 비율은 늘었다 줄었다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유·초·중·고 학생에게 사용되는 지방재정교육교부금을 축소하거나, 대학 이상 고등교육 분야에도 예산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지방 교육청 입장에서는 이래 저래 교육예산 감축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시교육청도 판결 이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로 서울시와 시 교육청의 교육협력 사업의 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조례안 개정으로 안정적 교육예산 확보를 기대했지만, 결국 할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깝다는 입장도 드러냈습니다.

교육청 관계자는 "처음부터 조례안 관련 소송을 낸 목적이 분명했다. 시에서는 학령인구 축소 논리로 교육예산이 지나치게 많이 지급되고 있다고 주장해왔고, 그런 의지를 이번 소송으로 보여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자치단체장의 예산편성권 보장과 안정적 교육예산 확보의 대결에서 법원은 결국 단체장의 권리 보호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만큼 교육 예산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 이번 판결이 앞으로의 서울시 교육예산 편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 ‘예산편성권’ 서울시 손 들어준 대법원…“교육예산 축소 불가피”
    • 입력 2022-06-30 18:52:24
    취재K

서울시는 지난 1월,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대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의회가 의결한 '교육경비보조금 조례 개정안'이 지방자치단체장의 예산 재량권을 침해했다며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개정안은 서울시가 서울시교육청에 지원하는 '교육경비보조금'에 하한선(보통세의 0.4%)을 두자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오늘(30일), 대법원은 서울시의 청구를 받아들여 해당 조례가 무효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정 공방까지 갈 만큼 깊은 갈등을 부른 문제의 조례안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이렇습니다.

(교육경비보조금의 재원 등) 제 4조에 따른 교육경비 보조금의 규모는 해당연도 본 예산의 세입 [지방세기본법] 제8조제1항제1호 각 목에 따른 보통세의 1000분의 4이상 1000분의 6 이내의 금액으로 한다 .

기존 조례안에 없던 '1,000분의 4', 즉 보조금액의 하한선을 설정한 것이 갈등의 시작이었습니다.

■ "서울시 예산이니 시 재량" vs "'교육사업에 안정적 지원 필요"

서울시는 매년 '교육경비보조금'이라는 항목으로 서울시교육청에 교육 예산을 지원합니다. 주로 오래되고 낡은 학교 환경 개선비나 친환경 급식비 용도입니다. 2017년 관련 조례안이 개정되며, 최근까진 '보통세의 0.6% 이내'에서 시장이 재량껏 예산을 지원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조금 규모가 해마다 일정한 수준으로 지급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지원금을 비교해 봤더니 가장 많이 지원한 해와 가장 적게 지원한 해의 지원금 규모가 두 배가 넘었습니다. 액수로는 최대 390억 원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물론 보조금을 많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정한 수준에서 안정적인 교육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청에서는 시나 시의회 측에 안정적 교육 예산 지원을 위한 하한선을 마련해 달라며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습니다. 시의회는 교육청의 입장을 반영해 2020년 12월 16일 제298회 본회의에서 교육보조금의 하한선을 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례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그러자 서울시는 곧바로 재의를 요구하며 시의회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교육경비보조금'은 지자체장이 재량껏 배정할 수 있는 '재량경비' 예산인데, 하한선을 두게 되면 더 이상 재량경비가 아니라 '의무경비'로 성격이 변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이후 시의회는 1년 만인 지난해 12월 31일 제304회 본회의를 통해 해당 조례 개정안을 내용 수정 없이 재의결합니다. 시의 '재의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입니다.

결국, 서울시는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교육 보조금에 하한선을 두는 것은 '법리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가진 예산편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지난 1월 20일 대법원에 '조례안 무효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정리하자면,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가 민주당이 주도하던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지만, 시의회가 내용 수정 없이 재의결을 했고, 재보선에 당선된 현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다시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자 6개월 만에 서울시의 승리로 결론이 났습니다.

■ 서울시, '교육협력' 약속했지만 …교육예산 축소 우려

판결 이후 서울시는 "대법원 판결을 통해 민주당 다수 의회가 무리하게 개정안을 추진했음이 밝혀졌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개정 조례안이 만들어진 목적이 '교육'이 아니라 '정치'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교육 보조금이 아니어도 학교 보완관 운영이나 초등학교 스쿨버스 지원 등 교육지원 사업을 통해 보조금보다 더 많은 예산을 교육사업을 위해 쓰고 있다"며 "앞으로 시의회, 시 교육청과 협력하여 교육사업 발굴에 앞장서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판결이 교육예산 축소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선을 그은 것입니다.


최근 4년간 서울시가 지출하는 교육 관련 예산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국가에서 그 비율을 정한 지방재정교육교부금(내국세의 20.79%) 이고, 실제로 시가 자체적으로 지급하는 교육 경비 비율은 늘었다 줄었다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유·초·중·고 학생에게 사용되는 지방재정교육교부금을 축소하거나, 대학 이상 고등교육 분야에도 예산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지방 교육청 입장에서는 이래 저래 교육예산 감축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시교육청도 판결 이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로 서울시와 시 교육청의 교육협력 사업의 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조례안 개정으로 안정적 교육예산 확보를 기대했지만, 결국 할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깝다는 입장도 드러냈습니다.

교육청 관계자는 "처음부터 조례안 관련 소송을 낸 목적이 분명했다. 시에서는 학령인구 축소 논리로 교육예산이 지나치게 많이 지급되고 있다고 주장해왔고, 그런 의지를 이번 소송으로 보여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자치단체장의 예산편성권 보장과 안정적 교육예산 확보의 대결에서 법원은 결국 단체장의 권리 보호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만큼 교육 예산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 이번 판결이 앞으로의 서울시 교육예산 편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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