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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더 큰’ 소송비용 부담
입력 2022.07.02 (21:10) 수정 2022.07.02 (21:48)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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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부대 내 폭행으로 숨진 고 '윤 일병 사건'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최근 2심에서도 패소했습니다.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건데, 재판부는 여기에 '정부 측' 소송 비용까지 유족에게 부담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민사 소송에서는 패소한 사람이 소송 비용을 물어주는 게 원칙이지만 과연 이런 사례에까지 적용해야 하는 걸까요?

먼저 민정희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2014년 군에서 가혹 행위로 숨진 고 윤승주 일병의 유족은, 가해 병사뿐 아니라, 국가의 책임도 묻기로 했습니다.

"병영 관리를 제대로 못 했고 초기 수사도 부실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겁니다.

하지만 1심에 이어 최근 2심까지 국가 책임은 없다는 판결이 나왔고, 재판부는 패소한 유족에게 정부 측 소송 비용까지 부담하라고 했습니다.

[김진모/故 윤 일병 유족/지난달 22일 : "이유를 대한민국이 제공을 해놓고 저희한테 나중에 그 책임을, 소송비용까지 저희한테 넘긴다는 건 정말 치졸한 일이죠."]

2018년 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 김 모 씨는 2주 동안 손발이 묶이는 등의 인권 침해를 수차례 당했습니다.

국가인권위가 나서서 변호사 단체에 구제 요청까지 했는데, 법원은 5,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액 가운데 330만 원만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정 비율에 따라 병원 측 소송 비용의 95%는 김 씨가 부담하라고 했습니다.

재판에 이기고도 수백만 원을 오히려 물어주게 될 판입니다.

[최정규/변호사/김 씨 변호인 : "(승소하고도) 피고 쪽에 지급해야 될 돈이 많은 그런 좀 비상식적인 상황이 되는 거죠. 근데 사실 이 상황에서 원고가 잘못한 건 없잖아요."]

패소한 측에서 소송 비용을 부담하는 건 민사소송법에 명기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억울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이 법의 맹점이기도 합니다.

'소송 비용'에 관한 판결에 대해선 현행법상 항소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 민창호/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채상우
  •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소송비용 부담
    • 입력 2022-07-02 21:10:13
    • 수정2022-07-02 21:48:59
    뉴스 9
[앵커]

군부대 내 폭행으로 숨진 고 '윤 일병 사건'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최근 2심에서도 패소했습니다.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건데, 재판부는 여기에 '정부 측' 소송 비용까지 유족에게 부담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민사 소송에서는 패소한 사람이 소송 비용을 물어주는 게 원칙이지만 과연 이런 사례에까지 적용해야 하는 걸까요?

먼저 민정희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2014년 군에서 가혹 행위로 숨진 고 윤승주 일병의 유족은, 가해 병사뿐 아니라, 국가의 책임도 묻기로 했습니다.

"병영 관리를 제대로 못 했고 초기 수사도 부실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겁니다.

하지만 1심에 이어 최근 2심까지 국가 책임은 없다는 판결이 나왔고, 재판부는 패소한 유족에게 정부 측 소송 비용까지 부담하라고 했습니다.

[김진모/故 윤 일병 유족/지난달 22일 : "이유를 대한민국이 제공을 해놓고 저희한테 나중에 그 책임을, 소송비용까지 저희한테 넘긴다는 건 정말 치졸한 일이죠."]

2018년 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 김 모 씨는 2주 동안 손발이 묶이는 등의 인권 침해를 수차례 당했습니다.

국가인권위가 나서서 변호사 단체에 구제 요청까지 했는데, 법원은 5,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액 가운데 330만 원만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정 비율에 따라 병원 측 소송 비용의 95%는 김 씨가 부담하라고 했습니다.

재판에 이기고도 수백만 원을 오히려 물어주게 될 판입니다.

[최정규/변호사/김 씨 변호인 : "(승소하고도) 피고 쪽에 지급해야 될 돈이 많은 그런 좀 비상식적인 상황이 되는 거죠. 근데 사실 이 상황에서 원고가 잘못한 건 없잖아요."]

패소한 측에서 소송 비용을 부담하는 건 민사소송법에 명기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억울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이 법의 맹점이기도 합니다.

'소송 비용'에 관한 판결에 대해선 현행법상 항소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 민창호/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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