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2연평해전 20주기, 참전 장병은 지금?

입력 2022.07.0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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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이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기념식을 지난 6월 29일 개최했습니다.

해군은 올해부터 행사 명칭을 공식적으로 '승전기념식'으로 바꾸는 한편, 기존에 전적비라고 부르던 기념비도 '전승비'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참전 장병과 유가족 등 3백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승전 경과보고와 국방부 장관 기념사, 고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인 서영석 유가족회장 격려사, 그리고 참전 장병 대표 회고사 등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이종섭 / 국방부 장관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생사가 오가는 전투 현장에서 목숨 바쳐 싸워 승리했던 제2연평해전 영웅들 덕분입니다.”

기념식 이후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의 이름을 딴 유도탄고속함에 유가족들이 올라 바다에 꽃을 띄우며 넋을 위로하는 해상헌화도 이어졌습니다.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NLL을 침범해 발생한 제2연평해전으로 당시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했습니다.

해군은 이들을 기리기 위해 유도탄고속함에 전사자들의 이름을 붙였고, 2007년 6월 윤영하함을 시작으로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등이 차례로 진수됐습니다.

KBS는 현재 경북 구미에 거주하는 참전 유공자 권기형씨를 원격 인터뷰로 만나 20주기를 맞는 소회를 들었습니다.

1981년생 권씨는 제2연평해전 당시 20대 초반 나이에 해군 상병으로 복무하고 있었습니다.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 경비정의 기습을 받고 곧바로 치열한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참수리 357호 갑판병으로 북한 경비정을 조준하던 그는 적 포탄에 왼손을 맞고, 뼈와 살이 으스러질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곧 지혈을 하고 다른 전우의 소총을 받아 한 손으로 탄창을 갈아가며 대응 사격에 나섰습니다.

전투가 끝나고 권씨는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더는 왼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진통제 등 약을 먹으며 후유증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전우애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당시의 승전에 여전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권기형 / 제2연평해전 참전 유공자
“(연평해전 당시) 총열덮개를 잡고 있는데 (왼손이) 관통이 됐었습니다.
손등에서 손바닥으로 (적 포탄이) 나가면서 손가락도 세 개, 네 개가 다 떨어져서 피부로만 붙어서 다 너덜너덜거리는 상태였고,
손등 뼈가 다 박살이 나서 날아가버리고 아예 소멸돼버리는 상태였었거든요.
(당시에는) 아무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다만 옆의 전우들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피 흘리면서 쓰러져 있는 전우들.
저도 다쳤지만 더 많이 다치고, 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전우들을 보니까
'내가 아프다' 이런 생각이 들 겨를도 없이 화가 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어떻게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된다'고 해서 반사적으로 일단 몸이 움직이더라고요.”

권씨는 참전 공로로 화랑무공훈장을 받으며 국가 유공자로도 등록됐지만 제대 이후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31살까지 10년간 여러 직장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권씨는 그런 어려움 끝에 구미의 한 방위사업체에 취업했습니다. 2015년 결혼을 했고, 현재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권기형 / 제2연평해전 참전 유공자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20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나한테는 당장 어제 일이기도 하고
항상 매일 기억이 되살아나고 하루라도 잊혀질 수 없는, 좀 힘들 때는 잊어버리려고 노력도 했지만
'고생했다' '수고했다' '살아남아줘서 고맙다' '지켜줘서 고맙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이 계시더라고요.
어제(26일) 광화문 행사장에서 어떤 분이 저를 딱 보시고 '한 번만 안아보자'고 하시고
포옹을 하시더니 '고맙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그렇게까지 생각해주시고 기억해주시니까 저도 감사하고, 더 힘을 얻고
더 잘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권씨는 마지막으로 제2연평해전을 기억해주는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대화를 위해서라도 당당할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며 우리 국방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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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제2연평해전 20주기, 참전 장병은 지금?
    • 입력 2022-07-03 08:01:38
    취재K

해군이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기념식을 지난 6월 29일 개최했습니다.

해군은 올해부터 행사 명칭을 공식적으로 '승전기념식'으로 바꾸는 한편, 기존에 전적비라고 부르던 기념비도 '전승비'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참전 장병과 유가족 등 3백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승전 경과보고와 국방부 장관 기념사, 고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인 서영석 유가족회장 격려사, 그리고 참전 장병 대표 회고사 등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이종섭 / 국방부 장관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생사가 오가는 전투 현장에서 목숨 바쳐 싸워 승리했던 제2연평해전 영웅들 덕분입니다.”

기념식 이후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의 이름을 딴 유도탄고속함에 유가족들이 올라 바다에 꽃을 띄우며 넋을 위로하는 해상헌화도 이어졌습니다.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NLL을 침범해 발생한 제2연평해전으로 당시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했습니다.

해군은 이들을 기리기 위해 유도탄고속함에 전사자들의 이름을 붙였고, 2007년 6월 윤영하함을 시작으로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등이 차례로 진수됐습니다.

KBS는 현재 경북 구미에 거주하는 참전 유공자 권기형씨를 원격 인터뷰로 만나 20주기를 맞는 소회를 들었습니다.

1981년생 권씨는 제2연평해전 당시 20대 초반 나이에 해군 상병으로 복무하고 있었습니다.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 경비정의 기습을 받고 곧바로 치열한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참수리 357호 갑판병으로 북한 경비정을 조준하던 그는 적 포탄에 왼손을 맞고, 뼈와 살이 으스러질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곧 지혈을 하고 다른 전우의 소총을 받아 한 손으로 탄창을 갈아가며 대응 사격에 나섰습니다.

전투가 끝나고 권씨는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더는 왼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진통제 등 약을 먹으며 후유증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전우애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당시의 승전에 여전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권기형 / 제2연평해전 참전 유공자
“(연평해전 당시) 총열덮개를 잡고 있는데 (왼손이) 관통이 됐었습니다.
손등에서 손바닥으로 (적 포탄이) 나가면서 손가락도 세 개, 네 개가 다 떨어져서 피부로만 붙어서 다 너덜너덜거리는 상태였고,
손등 뼈가 다 박살이 나서 날아가버리고 아예 소멸돼버리는 상태였었거든요.
(당시에는) 아무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다만 옆의 전우들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피 흘리면서 쓰러져 있는 전우들.
저도 다쳤지만 더 많이 다치고, 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전우들을 보니까
'내가 아프다' 이런 생각이 들 겨를도 없이 화가 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어떻게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된다'고 해서 반사적으로 일단 몸이 움직이더라고요.”

권씨는 참전 공로로 화랑무공훈장을 받으며 국가 유공자로도 등록됐지만 제대 이후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31살까지 10년간 여러 직장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권씨는 그런 어려움 끝에 구미의 한 방위사업체에 취업했습니다. 2015년 결혼을 했고, 현재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권기형 / 제2연평해전 참전 유공자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20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나한테는 당장 어제 일이기도 하고
항상 매일 기억이 되살아나고 하루라도 잊혀질 수 없는, 좀 힘들 때는 잊어버리려고 노력도 했지만
'고생했다' '수고했다' '살아남아줘서 고맙다' '지켜줘서 고맙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이 계시더라고요.
어제(26일) 광화문 행사장에서 어떤 분이 저를 딱 보시고 '한 번만 안아보자'고 하시고
포옹을 하시더니 '고맙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그렇게까지 생각해주시고 기억해주시니까 저도 감사하고, 더 힘을 얻고
더 잘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권씨는 마지막으로 제2연평해전을 기억해주는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대화를 위해서라도 당당할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며 우리 국방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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