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벌금 10억 원’의 사나이 탄생…‘악동’ 키리오스 논란

입력 2022.07.0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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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악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대 '악동의 대명사' 존 매켄로를 능가한다. 2022년 윔블던에서 또다시 실력보다 기행으로 주목받고 있는 호주의 닉 키리오스( 27 ) 이야기다.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조직위원회는 4일(한국시각) "경기 도중 비속어를 사용한 키리오스에게 벌금 4,000달러(약 520만 원) 징계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키리오스는 2일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와 남자 단식 3회전에서 주심을 향해 "치치파스에게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강하게 항의해 벌금 징계를 받았다.

키리오스의 벌금 징계는 이번 대회 3경기 치르면서 두 번째. 1회전에서도 경기가 끝난 뒤 자신에게 야유를 퍼부었던 관중들을 향해 침을 뱉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1만 달러 징계를 받았다. 두 번의 징계를 합해 약 1,800만 원의 벌금이 쌓였다.

놀라운 건 키리오스의 누적 징계 금액이다. 영국 신문 익스프레스는 "키리오스의 통산 벌금 액수가 70만 파운드(약 10억 9,000만 원)에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웬만한 투어 선수들의 누적 상금에 육박할만한 엄청난 액수다. 키리오스가 ATP투어에서 번 통산 상금은 약 128억 원. 10분의 1 정도를 벌금으로 쓴 셈이다.

테니스 벌금 계에서 독보적인 기록임은 물론이다. 키리오스의 벌금 관련 기록은 끝이 없다. 2019년 러시아의 카렌 하차노프와 맞붙은 신시내티 오픈 2라운드에서 15만 7,000달러(약 2억 300만 원)의 벌금을 받았는데 1회 벌금으로는 최고 액수.

키리오스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기행을 저질렀다. AFP 통신은 키리오스의 '기행 베스트5'를 선정하기도 했다. 2016년 신시내티 오픈에서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와의 경기 도중 라켓 3개를 연달아 바닥에 내리쳐 부러뜨린 장면, 2019년 이탈리아 오픈에서는 의자를 코트 바닥에 집어 던져 아예 실격패를 당했다.


키리오스 '악행'의 최정점은 2015년 몬트리올 오픈이었다. 당시 스탄 바브린카와 경기 도중 혼잣말로 "바브린카의 여자 친구가 내 동료와 잤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중계 화면에 잡혀 큰 논란이 일었다.

키리오스는 기행에 가까운 경기 스타일로도 화제를 모은다. 걸핏하면 '언더암(Underarm) 서브: 서브를 넣을 때 머리 위가 아닌 무릎 아래에서 툭 쳐서 공을 넘기는 행위'를 시도해 상대 선수를 골탕 먹이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두 다리 사이로 라켓을 집어넣어 공을 받아넘기는 '트위너(Tweener)'를 사용해 때로는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하지만 이를 접한 상대 선수를 기분 나쁘게 만든다.

테니스 전문가들은 키리오스가 보다 경기력에 집중하면 메이저 대회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재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키리오스는 현역 선수들 가운데 드물게 노박 조코비치와 상대 전적(2-0승)에서 앞서 있고, 2014년 윔블던에서 당시 19세의 어린 나이에 라파엘 나달을 물리치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하지만 거듭된 코트 안팎에서의 기행과 구설수로 인해 메이저 대회 우승은커녕 10위권 안에도 든 적이 없는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채 27세를 넘겼다.

거듭된 기행과 벌금 논란에도 정작 키리오스는 태연하다. 그는 윔블던 현지에서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모든 벌금은 자선 단체에 기부되는 거로 알고 있다. 모두를 위한 돈이다."며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키리오스는 4일 밤 미국의 젊은 피 브랜든 나카지마(56위)와 16강에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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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산 벌금 10억 원’의 사나이 탄생…‘악동’ 키리오스 논란
    • 입력 2022-07-04 14:17:06
    스포츠K

가히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악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대 '악동의 대명사' 존 매켄로를 능가한다. 2022년 윔블던에서 또다시 실력보다 기행으로 주목받고 있는 호주의 닉 키리오스( 27 ) 이야기다.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조직위원회는 4일(한국시각) "경기 도중 비속어를 사용한 키리오스에게 벌금 4,000달러(약 520만 원) 징계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키리오스는 2일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와 남자 단식 3회전에서 주심을 향해 "치치파스에게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강하게 항의해 벌금 징계를 받았다.

키리오스의 벌금 징계는 이번 대회 3경기 치르면서 두 번째. 1회전에서도 경기가 끝난 뒤 자신에게 야유를 퍼부었던 관중들을 향해 침을 뱉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1만 달러 징계를 받았다. 두 번의 징계를 합해 약 1,800만 원의 벌금이 쌓였다.

놀라운 건 키리오스의 누적 징계 금액이다. 영국 신문 익스프레스는 "키리오스의 통산 벌금 액수가 70만 파운드(약 10억 9,000만 원)에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웬만한 투어 선수들의 누적 상금에 육박할만한 엄청난 액수다. 키리오스가 ATP투어에서 번 통산 상금은 약 128억 원. 10분의 1 정도를 벌금으로 쓴 셈이다.

테니스 벌금 계에서 독보적인 기록임은 물론이다. 키리오스의 벌금 관련 기록은 끝이 없다. 2019년 러시아의 카렌 하차노프와 맞붙은 신시내티 오픈 2라운드에서 15만 7,000달러(약 2억 300만 원)의 벌금을 받았는데 1회 벌금으로는 최고 액수.

키리오스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기행을 저질렀다. AFP 통신은 키리오스의 '기행 베스트5'를 선정하기도 했다. 2016년 신시내티 오픈에서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와의 경기 도중 라켓 3개를 연달아 바닥에 내리쳐 부러뜨린 장면, 2019년 이탈리아 오픈에서는 의자를 코트 바닥에 집어 던져 아예 실격패를 당했다.


키리오스 '악행'의 최정점은 2015년 몬트리올 오픈이었다. 당시 스탄 바브린카와 경기 도중 혼잣말로 "바브린카의 여자 친구가 내 동료와 잤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중계 화면에 잡혀 큰 논란이 일었다.

키리오스는 기행에 가까운 경기 스타일로도 화제를 모은다. 걸핏하면 '언더암(Underarm) 서브: 서브를 넣을 때 머리 위가 아닌 무릎 아래에서 툭 쳐서 공을 넘기는 행위'를 시도해 상대 선수를 골탕 먹이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두 다리 사이로 라켓을 집어넣어 공을 받아넘기는 '트위너(Tweener)'를 사용해 때로는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하지만 이를 접한 상대 선수를 기분 나쁘게 만든다.

테니스 전문가들은 키리오스가 보다 경기력에 집중하면 메이저 대회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재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키리오스는 현역 선수들 가운데 드물게 노박 조코비치와 상대 전적(2-0승)에서 앞서 있고, 2014년 윔블던에서 당시 19세의 어린 나이에 라파엘 나달을 물리치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하지만 거듭된 코트 안팎에서의 기행과 구설수로 인해 메이저 대회 우승은커녕 10위권 안에도 든 적이 없는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채 27세를 넘겼다.

거듭된 기행과 벌금 논란에도 정작 키리오스는 태연하다. 그는 윔블던 현지에서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모든 벌금은 자선 단체에 기부되는 거로 알고 있다. 모두를 위한 돈이다."며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키리오스는 4일 밤 미국의 젊은 피 브랜든 나카지마(56위)와 16강에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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