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나홀로 훨훨 ‘중국 증시’…공무원·기업은 ‘칼바람’

입력 2022.07.04 (18:06) 수정 2022.07.0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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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주식 시황을 보면 참 답답합니다.

코스피, 나스닥 동학 개미, 서학 개미 막론하고 속이 타들어 간다는데요.

그런데 유독 중국 증시만 반등했습니다.

왜 그런 건지,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중국 증시만 정말 오른 건가요?

[기자]

네, 최근 한 달간 주요국 증시를 한 번 보면요.

코스피 -13.68% 주요국 중 꼴찌고요.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 -7.37%, 일본 닛케이 -6.58%거든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글로벌 증시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입니다.

그런데 중국 증시만 혼자 웃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상하이 종합지수는 6%가량 올랐고요.

5월 이후 쭉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네요, 그러면 중국만 이렇게 따로 노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일단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한다고 돈을 풀었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잡겠다고 금리 올리고 돈줄을 조였잖아요.

반면 중국은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대출우대금리를 내렸습니다.

또 국책은행의 자금을 활용해 57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규제 완화 영향도 있습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상징이었던 상하이 봉쇄 조치가 5월 31일에 끝났고, 공장들이 재가동되면서 경기가 호전될 거란 기대감이 생긴 거죠.

또 시진핑의 '공동 부유' 정책, 즉 많이 버는 기업과 고소득층의 소득을 국가 주도로 조절해 '다 같이 잘 살자'는 정책이 완화됐습니다.

그동안 이 정책으로 마윈의 알리바바 같은 거대 IT 기업들이 당국으로부터 유무형의 규제를 받았거든요.

그렇다 보니 당장 지난 한 달 동안 알리바바의 주가는 20%가량 올랐습니다.

[앵커]

정리하면 돈 풀어서 인프라 건설하고, 소비 촉진하고, 기업 규제는 완화해서 경기 부양한다는 건데요.

중국 경제, 정말 괜찮은 겁니까?

[기자]

네, 지난달에 외국인이 중국 주식을 하루 평균 4조 원어치씩 사들였다는데요,

중국 경제가 정말 상황이 좋은 거냐, 앞으로 좋을 거냐,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그렇지 않다'란 겁니다.

최근 중국 지방정부에선 공무원 '임금 삭감'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상하이의 경우 일반 공무원의 연봉이 지난해 24만 위안에서 올해 15만 위안으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대비 약 40% 삭감된 거죠.

상하이뿐만 아니라 광둥, 저장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각종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20~40%의 임금 삭감이 통보됐다고 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5월 재정 수입은 1년 전보다 33%나 줄었는데요,

수입이 줄다 보니 상대적으로 손대기 쉬운 공무원 급여부터 깎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국, 중국 정부가 '돈'이 없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기자]

네, 올해 중국 재정 상태를 보면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입니다.

한 명만 확진돼도 수백, 수천만 명을 검사하고, 막대한 방역 비용을 쓰면서 재정이 부실해진 건데요,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 데도 중국 정부, 지난 4월부터 각종 세금을 깎아주고 있습니다.

26조 원대 규모입니다.

게다가 중국 지방 정부들의 올해 재정 수입이 많이 줄어든 영향도 큽니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유지 사용권을 팔아 번 세수가 지난해 대비 28.7%나 줄었습니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중국 100대 부동산 기업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3백조 원대 부채를 떠안고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헝다 사태 기억하시죠?

이후 중국 소비자들도 집 사는걸 더욱 주저하고 있다고 하고요,

이렇게 중국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자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아직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어떤가요?

[기자]

네, 빅테크 기업에서도 감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수만 명의 인력을 줄였는데, 또 한 번 대규모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올 상반기에만 인력의 10%를 정리한 데 이어 하반기 대규모 추가 감원을 예고한 상태고요,

일부 사업의 전면 철수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와 틱톡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트댄스 역시 구조조정에 나섰는데요,

당국의 빅테크 규제 완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기업들이 몸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잇단 감원으로 5월 중국 청년 실업률은 18.4%,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그만큼 중국 경제가 좋지 않다는 신호입니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몰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외국 기업들은 중국을 떠나고 있는 것도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앵커]

증시 오르는 것과 체감 경기가 따로 노는 건 중국도 예외가 아니네요.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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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4 18:06:00
    • 수정2022-07-04 18: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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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주식 시황을 보면 참 답답합니다.

코스피, 나스닥 동학 개미, 서학 개미 막론하고 속이 타들어 간다는데요.

그런데 유독 중국 증시만 반등했습니다.

왜 그런 건지, '글로벌 ET'에서 홍석우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중국 증시만 정말 오른 건가요?

[기자]

네, 최근 한 달간 주요국 증시를 한 번 보면요.

코스피 -13.68% 주요국 중 꼴찌고요.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 -7.37%, 일본 닛케이 -6.58%거든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글로벌 증시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입니다.

그런데 중국 증시만 혼자 웃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상하이 종합지수는 6%가량 올랐고요.

5월 이후 쭉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네요, 그러면 중국만 이렇게 따로 노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일단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한다고 돈을 풀었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잡겠다고 금리 올리고 돈줄을 조였잖아요.

반면 중국은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대출우대금리를 내렸습니다.

또 국책은행의 자금을 활용해 57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규제 완화 영향도 있습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상징이었던 상하이 봉쇄 조치가 5월 31일에 끝났고, 공장들이 재가동되면서 경기가 호전될 거란 기대감이 생긴 거죠.

또 시진핑의 '공동 부유' 정책, 즉 많이 버는 기업과 고소득층의 소득을 국가 주도로 조절해 '다 같이 잘 살자'는 정책이 완화됐습니다.

그동안 이 정책으로 마윈의 알리바바 같은 거대 IT 기업들이 당국으로부터 유무형의 규제를 받았거든요.

그렇다 보니 당장 지난 한 달 동안 알리바바의 주가는 20%가량 올랐습니다.

[앵커]

정리하면 돈 풀어서 인프라 건설하고, 소비 촉진하고, 기업 규제는 완화해서 경기 부양한다는 건데요.

중국 경제, 정말 괜찮은 겁니까?

[기자]

네, 지난달에 외국인이 중국 주식을 하루 평균 4조 원어치씩 사들였다는데요,

중국 경제가 정말 상황이 좋은 거냐, 앞으로 좋을 거냐,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그렇지 않다'란 겁니다.

최근 중국 지방정부에선 공무원 '임금 삭감'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상하이의 경우 일반 공무원의 연봉이 지난해 24만 위안에서 올해 15만 위안으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대비 약 40% 삭감된 거죠.

상하이뿐만 아니라 광둥, 저장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각종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20~40%의 임금 삭감이 통보됐다고 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5월 재정 수입은 1년 전보다 33%나 줄었는데요,

수입이 줄다 보니 상대적으로 손대기 쉬운 공무원 급여부터 깎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국, 중국 정부가 '돈'이 없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기자]

네, 올해 중국 재정 상태를 보면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입니다.

한 명만 확진돼도 수백, 수천만 명을 검사하고, 막대한 방역 비용을 쓰면서 재정이 부실해진 건데요,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 데도 중국 정부, 지난 4월부터 각종 세금을 깎아주고 있습니다.

26조 원대 규모입니다.

게다가 중국 지방 정부들의 올해 재정 수입이 많이 줄어든 영향도 큽니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유지 사용권을 팔아 번 세수가 지난해 대비 28.7%나 줄었습니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중국 100대 부동산 기업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3백조 원대 부채를 떠안고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헝다 사태 기억하시죠?

이후 중국 소비자들도 집 사는걸 더욱 주저하고 있다고 하고요,

이렇게 중국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자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아직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어떤가요?

[기자]

네, 빅테크 기업에서도 감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수만 명의 인력을 줄였는데, 또 한 번 대규모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올 상반기에만 인력의 10%를 정리한 데 이어 하반기 대규모 추가 감원을 예고한 상태고요,

일부 사업의 전면 철수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와 틱톡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트댄스 역시 구조조정에 나섰는데요,

당국의 빅테크 규제 완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기업들이 몸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잇단 감원으로 5월 중국 청년 실업률은 18.4%,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그만큼 중국 경제가 좋지 않다는 신호입니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몰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외국 기업들은 중국을 떠나고 있는 것도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앵커]

증시 오르는 것과 체감 경기가 따로 노는 건 중국도 예외가 아니네요.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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