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관리지원체계 완성’ 선언한 북한…다음 수순은?

입력 2022.07.05 (16:29) 수정 2022.07.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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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코로나19 발생을 인정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코로나19 관리 체제가 안정됐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오늘(5일) "악성 전염병 전파상황 관리지원체계를 완성하여 비상방역단위들에 도입하며 선진적인 방역 경험들과 방역 실천에서 창조되는 우수한 성과들을 널리 일반화하기 위한 사업이 계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전염병 과학적 억제…코로나19 발열자 감소"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보도에서 북한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원숭이두창 등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인 전염병 억제, 관리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악성 전염병 위기를 최종적으로 해소하고 방역에서 완전한 안전을 회복하기 위한 단계별 목표와 대책안들을 현실성 있게 수립하고 그 실행을 완강히 추진하고 있다"며 발열자 대응과 치료, 집단면역 형성 정도 평가 등 부문별 대책들을 제시했다.

특히, 자체적으로 의료기구를 개발하며 항체검사 검사지와 시약을 규격화하기 위한 연구가 마감 단계에 이르렀다고 관영매체는 보도했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도 감소 추세다. 5월 중순 30만 명에 육박했던 일일 신규 발열자는 지난달 말 만 명대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방역 전문가들도 북한의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지난달 22일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북한의 통계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금 북한도 오미크론 유행이 거의 끝나갈 거라는 결론을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도 다음 유행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통계의 신뢰도와 별개로, 북한은 코로나19 사태가 단계적으로 안정화되고 있다는 대외적 메시지를 꾸준히 내고 있다. 전염병 관리지원 체계 완성을 선언한 오늘 관영매체 보도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6월 16일에는 전국적 판도에서 회복되고 있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도 있었다"며 "이러한 북한의 보도 추세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코로나 위기가 해소되었다고 북한이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하지는 않더라도 비상방역법상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완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대북풍선이 바이러스 옮겼다는데…"남한 흔들기 노골화할 수도"

북한은 코로나19 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했다고 주장하면서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4월 강원 접경지역에서 '색다른 물체'와 접촉한 주민들이 최초 감염원이라고 관영매체들이 지난 1일 보도했다.

남한에서 날아온 물건 탓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대북풍선·전단을 감염원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같은 발표는 앞으로 이른바 '남한 흔들기'를 노골화하기 위한 준비작업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 1일 보도의) 연속선상에서 '색다른 물건'을 발견한 것처럼 하거나, 그걸 기점으로 접경지역에서 대남집회를 여는 식으로 분위기를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통일전선부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담화를 내는 방식으로 남측을 압박하고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는 대내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면피하고, 대외적으로는 정세를 관리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카드라는 것이다. 특히, 한미의 확장억제력 강화에 대한 대응으로 내부 코로나19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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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5 16:29:25
    • 수정2022-07-05 16:29:59
    취재K

북한이 코로나19 발생을 인정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코로나19 관리 체제가 안정됐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오늘(5일) "악성 전염병 전파상황 관리지원체계를 완성하여 비상방역단위들에 도입하며 선진적인 방역 경험들과 방역 실천에서 창조되는 우수한 성과들을 널리 일반화하기 위한 사업이 계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전염병 과학적 억제…코로나19 발열자 감소"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보도에서 북한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원숭이두창 등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인 전염병 억제, 관리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악성 전염병 위기를 최종적으로 해소하고 방역에서 완전한 안전을 회복하기 위한 단계별 목표와 대책안들을 현실성 있게 수립하고 그 실행을 완강히 추진하고 있다"며 발열자 대응과 치료, 집단면역 형성 정도 평가 등 부문별 대책들을 제시했다.

특히, 자체적으로 의료기구를 개발하며 항체검사 검사지와 시약을 규격화하기 위한 연구가 마감 단계에 이르렀다고 관영매체는 보도했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도 감소 추세다. 5월 중순 30만 명에 육박했던 일일 신규 발열자는 지난달 말 만 명대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방역 전문가들도 북한의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지난달 22일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북한의 통계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금 북한도 오미크론 유행이 거의 끝나갈 거라는 결론을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도 다음 유행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통계의 신뢰도와 별개로, 북한은 코로나19 사태가 단계적으로 안정화되고 있다는 대외적 메시지를 꾸준히 내고 있다. 전염병 관리지원 체계 완성을 선언한 오늘 관영매체 보도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6월 16일에는 전국적 판도에서 회복되고 있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도 있었다"며 "이러한 북한의 보도 추세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코로나 위기가 해소되었다고 북한이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하지는 않더라도 비상방역법상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완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대북풍선이 바이러스 옮겼다는데…"남한 흔들기 노골화할 수도"

북한은 코로나19 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했다고 주장하면서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4월 강원 접경지역에서 '색다른 물체'와 접촉한 주민들이 최초 감염원이라고 관영매체들이 지난 1일 보도했다.

남한에서 날아온 물건 탓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대북풍선·전단을 감염원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같은 발표는 앞으로 이른바 '남한 흔들기'를 노골화하기 위한 준비작업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 1일 보도의) 연속선상에서 '색다른 물건'을 발견한 것처럼 하거나, 그걸 기점으로 접경지역에서 대남집회를 여는 식으로 분위기를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통일전선부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담화를 내는 방식으로 남측을 압박하고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는 대내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면피하고, 대외적으로는 정세를 관리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카드라는 것이다. 특히, 한미의 확장억제력 강화에 대한 대응으로 내부 코로나19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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