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야산에 멸종위기 붉은 여우가?…“먹이 주기 삼가야”

입력 2022.07.0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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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야산에서 발견된 붉은 여우. 화면제공 : 시청자 신병륜

지난달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야산입니다. 산책 중인 시민들 눈에 뾰족한 얼굴과 긴 귀를 가진 동물이 보입니다. 시민들은 신기한 듯 연신 먹이를 던져주고 말도 걸어봅니다. 시민들이 발견한 이 동물, 바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붉은 여우입니다.

붉은 여우는 원래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지만, 1960년대 쥐잡기 운동 등으로 먹이가 줄어 현재는 멸종위기에 놓였는데요. 환경부가 2012년부터 복원사업을 벌여 현재는 야생에 74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 지난해 12월 경북 영주 소백산에 방사…해운대까지 이동

이 여우도 지난해 3월,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에서 태어났습니다. 이후 자연 적응 훈련을 거쳐 지난해 12월 경북 영주 소백산에 방사했습니다. 식별코드는 SKM-2121. 시설에서 출생(S)한 한국(K) 수컷(M)으로, 2021년 출생한 21번째 개체(2121)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방사된 이후 소백산 일원에 80일 가량 머물다, 올해 2월부터 기존 활동 지역을 벗어나 지난 5월 20일쯤, 200km 넘게 떨어져 있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야산으로 이동했습니다.

장거리 이동은 여우의 습성 가운데 하납니다. 붉은 여우 암컷은 가족과 군집해 생활하지만, 수컷은 단독으로 생활한다고 하는데요. 이 여우도 생태적 특성과 먹이 탐색, 호기심 등으로 해운대구 야산까지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야산에서 발견된 붉은 여우. 화면제공 : 시청자 신병륜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야산에서 발견된 붉은 여우. 화면제공 : 시청자 신병륜

■ "사냥감 많아 머무는 듯…먹이 주는 행위 삼가야"

환경부에서는 이 여우가 해운대구 야산에 사냥감이 많아 이곳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근 야산에 들쥐 등이 자주 출몰해서라는 건데요.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주민들이 길고양이를 위해 챙겨주는 먹이 때문만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오히려 주민들이 먹이를 챙겨주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하는데요. 우선 주민들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지면 계속 민가 근처에 머무르려 하고, 야생에 적응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붉은 여우 자체가 야생 개체인 만큼 스스로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인지하면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환경부는 여우를 포획하기 위해 GPS로 24시간 위치를 추적하고 있고, 야산 일대에는 무인 감지카메라 10대를 설치했습니다. 또 해운대구 일대가 '로드킬' 등을 당할 위험이 큰 만큼 서식지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여우를 포획한 뒤 다시 경북 영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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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대구 야산에 멸종위기 붉은 여우가?…“먹이 주기 삼가야”
    • 입력 2022-07-08 14:05:23
    취재K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야산에서 발견된 붉은 여우. 화면제공 : 시청자 신병륜

지난달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야산입니다. 산책 중인 시민들 눈에 뾰족한 얼굴과 긴 귀를 가진 동물이 보입니다. 시민들은 신기한 듯 연신 먹이를 던져주고 말도 걸어봅니다. 시민들이 발견한 이 동물, 바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붉은 여우입니다.

붉은 여우는 원래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지만, 1960년대 쥐잡기 운동 등으로 먹이가 줄어 현재는 멸종위기에 놓였는데요. 환경부가 2012년부터 복원사업을 벌여 현재는 야생에 74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 지난해 12월 경북 영주 소백산에 방사…해운대까지 이동

이 여우도 지난해 3월,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에서 태어났습니다. 이후 자연 적응 훈련을 거쳐 지난해 12월 경북 영주 소백산에 방사했습니다. 식별코드는 SKM-2121. 시설에서 출생(S)한 한국(K) 수컷(M)으로, 2021년 출생한 21번째 개체(2121)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방사된 이후 소백산 일원에 80일 가량 머물다, 올해 2월부터 기존 활동 지역을 벗어나 지난 5월 20일쯤, 200km 넘게 떨어져 있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야산으로 이동했습니다.

장거리 이동은 여우의 습성 가운데 하납니다. 붉은 여우 암컷은 가족과 군집해 생활하지만, 수컷은 단독으로 생활한다고 하는데요. 이 여우도 생태적 특성과 먹이 탐색, 호기심 등으로 해운대구 야산까지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야산에서 발견된 붉은 여우. 화면제공 : 시청자 신병륜
■ "사냥감 많아 머무는 듯…먹이 주는 행위 삼가야"

환경부에서는 이 여우가 해운대구 야산에 사냥감이 많아 이곳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근 야산에 들쥐 등이 자주 출몰해서라는 건데요.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주민들이 길고양이를 위해 챙겨주는 먹이 때문만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오히려 주민들이 먹이를 챙겨주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하는데요. 우선 주민들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지면 계속 민가 근처에 머무르려 하고, 야생에 적응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붉은 여우 자체가 야생 개체인 만큼 스스로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인지하면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환경부는 여우를 포획하기 위해 GPS로 24시간 위치를 추적하고 있고, 야산 일대에는 무인 감지카메라 10대를 설치했습니다. 또 해운대구 일대가 '로드킬' 등을 당할 위험이 큰 만큼 서식지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여우를 포획한 뒤 다시 경북 영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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