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인데 무용지물 키오스크, 시각장애인 불편 언제까지?

[앵커]

요즘 식당이나 편의점 등에서 무인단말기, 즉 키오스크로 주문들 많이 하시죠?

그런데 이 키오스크, 음성 안내도 안 되고 점자 자판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에겐 무용지물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법이 내년에 시행되지만 당장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무슨 일인지 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시각장애인 최상민 씨.

사고 싶은 물건을 겨우 찾았지만 무인 단말기 앞에서 진땀을 뺍니다.

결제를 해야 하지만, 점자 등 안내가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살 수가 없겠는데, 바코드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지하철역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승차권을 사기 위해 점자를 읽다 보면 유효시간이 지나가 버립니다.

["뭘 선택, 어떻게 하는 거야 터치하면 되나? (초기화면으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시각 장애인에게 무인 단말기는 큰 장벽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법이 개정돼 내년 1월부터 시행됩니다.

무인 단말기에서 음성 정보를 제공하고 점자 자판 등을 설치하도록 시행령 안을 마련했는데 당장은 있으나 마납니다.

1년의 유예기간이 있고, 유예기간이 끝나도 공공기관과 교통시설 등에 우선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장애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은 2025년부터 적용됩니다.

법 시행 전에 설치된 무인 단말기의 경우 교체 주기를 고려한다는 이유로 3년의 유예기간이 또 있습니다.

[김재왕/'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 "겨우 법이 통과가 됐는데 실질적인 변화는 법 통과 이후 4년 뒤에나 가능하다는 것이 그동안 불편을 겪어 왔던 장애인들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장애인 단체들은 항의 집회를 열고, 당장 필요한 곳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남정한/시각장애인권리보장연대 대표 : "(실제 적용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기다려야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법에서부터 시행령에서부터 먼 미래로 지정해 놨다는 게 사실 큰 문제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유예기간 등을 줄이기 위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이번 달 안에 최종 입법 예고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김한빈/영상편집:김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