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확인 없이 태블릿 초기화?…삼성은 Yes 애플은 No

입력 2022.07.1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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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생 A 씨는 버스에 태블릿 PC를 깜빡 두고 내렸습니다. 산 지 두 달 된 최신형 태블릿이었습니다.

버스 CCTV에 누군가 A 씨의 태블릿을 들고 내리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경찰은 교통카드 내역을 조회해 30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이미 태블릿은 사라진 뒤였습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태블릿을 초기화해 중고로 팔았다는 겁니다. 훔친 태블릿인데도 정식 서비스로 기기를 초기화해줬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훔친 남성에게) 어떻게 처리를 한거냐 물어봤더니,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가서 서비스를 받아서 패턴을 풀고 초기화 해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팔았다고 그렇게 얘기를 들었어요."
- A 씨 아버지

■ 삼성 태블릿 : 신분 확인 없이 초기화된다

태블릿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며 삼성전자 서비스 콜센터에 직접 문의해봤습니다.

"와이파이 전용 모델이라면, 개통이 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요. 태블릿하고 본인 신분증 지참해서 방문해주시면, 센터에서 신분 확인 후에 초기화로 진행을 해드릴 겁니다."
- 삼성전자 서비스 상담사

통신사 가입이 필요 없는 '와이파이 전용 모델'은 신분 확인만 하면 초기화가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아가 봤습니다. 다른 사람의 태블릿을 들고 가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며 초기화를 요청했습니다. 콜센터 측 설명과 달리,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말은 없었습니다.

10분도 안 돼 초기화된 기기를 받았습니다.

"(신분증은 필요 없나요?) 개통 모델인 경우에는 고객님 신분증이 필요해요. 근데 와이파이 모델은 확인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초기화는 해드리고 있어요."
"(콜센터에서 와이파이 전용 모델도 신분증 가져오라고 했는데요?) 원래는 확인해야 하는데 일일이 확인하면 고객님이 불편하실 수 있어서..."
-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엔지니어

삼성 측은 통신사 가입을 안하는 '와이파이'형 태블릿은 누가 실제 쓰는지 확인할 수 없어 현 보유자를 소유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현재로선 소비자가 분실에 주의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 애플 태블릿 : 계정 정보 알아야 초기화된다


애플의 정책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와이파이 전용 모델이라도, '애플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서비스센터 엔지니어가 기기를 초기화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태블릿을 서비스센터에서 초기화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구조인 겁니다.

실소유자가 '나의 찾기'라는 분실 방지 기능을 꺼뒀다면 '애플 계정' 정보를 몰라도 센터에서 초기화가 가능하기는 합니다. 다만, 애플 기기는 기본값으로 '나의 찾기' 기능이 켜져 있고, 그 기능을 끄려면 '애플 계정' 정보가 필요합니다.

"태블릿 안에 있는 개인정보라든지 사진이라든지 그런 파일이 저한테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누구라도 갖고 오면 초기화 시켜주는 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비스센터에서 새 물건을 만들어서 아주 팔기 좋게 포장을 다시 해주는 거잖아요."
- A 씨 아버지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초기화로 기존에 저장된 자료가 다 날아가게 된다"면서 "최소한의 소유자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는 거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삼성 측에서 판매할 때 누구라도 초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한테 알려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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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인 확인 없이 태블릿 초기화?…삼성은 Yes 애플은 No
    • 입력 2022-07-12 13:45:17
    취재K

최근 대학생 A 씨는 버스에 태블릿 PC를 깜빡 두고 내렸습니다. 산 지 두 달 된 최신형 태블릿이었습니다.

버스 CCTV에 누군가 A 씨의 태블릿을 들고 내리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경찰은 교통카드 내역을 조회해 30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이미 태블릿은 사라진 뒤였습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태블릿을 초기화해 중고로 팔았다는 겁니다. 훔친 태블릿인데도 정식 서비스로 기기를 초기화해줬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훔친 남성에게) 어떻게 처리를 한거냐 물어봤더니,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가서 서비스를 받아서 패턴을 풀고 초기화 해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팔았다고 그렇게 얘기를 들었어요."
- A 씨 아버지

■ 삼성 태블릿 : 신분 확인 없이 초기화된다

태블릿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며 삼성전자 서비스 콜센터에 직접 문의해봤습니다.

"와이파이 전용 모델이라면, 개통이 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요. 태블릿하고 본인 신분증 지참해서 방문해주시면, 센터에서 신분 확인 후에 초기화로 진행을 해드릴 겁니다."
- 삼성전자 서비스 상담사

통신사 가입이 필요 없는 '와이파이 전용 모델'은 신분 확인만 하면 초기화가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아가 봤습니다. 다른 사람의 태블릿을 들고 가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며 초기화를 요청했습니다. 콜센터 측 설명과 달리,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말은 없었습니다.

10분도 안 돼 초기화된 기기를 받았습니다.

"(신분증은 필요 없나요?) 개통 모델인 경우에는 고객님 신분증이 필요해요. 근데 와이파이 모델은 확인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초기화는 해드리고 있어요."
"(콜센터에서 와이파이 전용 모델도 신분증 가져오라고 했는데요?) 원래는 확인해야 하는데 일일이 확인하면 고객님이 불편하실 수 있어서..."
-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엔지니어

삼성 측은 통신사 가입을 안하는 '와이파이'형 태블릿은 누가 실제 쓰는지 확인할 수 없어 현 보유자를 소유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현재로선 소비자가 분실에 주의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 애플 태블릿 : 계정 정보 알아야 초기화된다


애플의 정책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와이파이 전용 모델이라도, '애플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서비스센터 엔지니어가 기기를 초기화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태블릿을 서비스센터에서 초기화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구조인 겁니다.

실소유자가 '나의 찾기'라는 분실 방지 기능을 꺼뒀다면 '애플 계정' 정보를 몰라도 센터에서 초기화가 가능하기는 합니다. 다만, 애플 기기는 기본값으로 '나의 찾기' 기능이 켜져 있고, 그 기능을 끄려면 '애플 계정' 정보가 필요합니다.

"태블릿 안에 있는 개인정보라든지 사진이라든지 그런 파일이 저한테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누구라도 갖고 오면 초기화 시켜주는 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비스센터에서 새 물건을 만들어서 아주 팔기 좋게 포장을 다시 해주는 거잖아요."
- A 씨 아버지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초기화로 기존에 저장된 자료가 다 날아가게 된다"면서 "최소한의 소유자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는 거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삼성 측에서 판매할 때 누구라도 초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한테 알려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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