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에 근조화환까지…경찰이 거리에 나선 이유는?

입력 2022.07.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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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청사 앞에 근조 화환 30여 개가 늘어섰습니다. 화환을 보낸 사람들, 전국의 경찰관들입니다.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항의하며 전국 경찰직장협의회(직협)가 보낸 것입니다.


지난달 21일 행안부 경찰제도 개선 자문위원회가 '경찰 통제 방안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권고안의 핵심은 행안부 안에 경찰 업무를 관할 하는 조직을 만드는 겁니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을 지휘하고, 행안부 내에 고위경찰 인사추천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경찰 내부에서 '권력의 경찰 통제다', '경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안부는 속도전 태세입니다. 15일 '경찰제도 개선 최종안'을 발표합니다.

일선 경찰이 거리로 뛰쳐 나온 배경입니다.

■ "의견 수렴 중"…"일방적 설명"

직협은 서울과 세종에서 매일 삭발식을 하고, 단식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망에도 '지휘부는 뭘 하느냐'는 원성이 빗발칩니다. 내부 반발이 계속되자,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경찰 지도부는 전국 시·도경찰청 등을 다니며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이 장관은 1일 서울 홍익지구대를 시작으로 세종 남부경찰서, 광주경찰청 등을 방문했습니다. 어제(12일)는 대구경찰청을 찾아 간담회를 열고 영남 지역 경찰관들과 1시간가량 대화했습니다.


간담회 직후 이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행안부에 설치되는 조직은 경찰을 일방적으로 지휘하고 통제·감독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면서 정부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새삼 실감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번 간담회가 소통의 창구가 됐다는 건데, 정작 간담회에 참석한 경찰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 장관이) 여론을 수렴한 내용을 충분히 반영해서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하셨는데, 그 발표가 이미 정해진 대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이준기 대구 강북서 직장협의회장

이 장관이 기차 예약 시간을 이유로 간담회를 끝냈다면서,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모두 발언 시간도 줄이고 질문에 답만 한 것으로 안다"면서 "소통을 위해 직접 현장에 다니는데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삼보일배'까지…경찰 반발 확산

최종안 발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선 경찰의 반발은 더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연합준비위원회는 오늘(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빗속에서 삼보일배에 나섰습니다.


직협연합 준비위는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국 신설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민주적인 경찰 통제 방안을 강구하라"고 행안부에 요구했습니다.


장택수 직협연합 준비위 정책국장은 "삼보일배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강렬한 항의"라면서 "일각에서 투쟁으로 비춰지는데 그렇지 않고 저항운동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이 장관이 "경찰 단체행동이 정치적이다"고 한 데 이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경찰 내부망에 "과도한 경찰의 집단행동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보입니다.

직협연합 준비위는 내일(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과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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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보일배에 근조화환까지…경찰이 거리에 나선 이유는?
    • 입력 2022-07-13 15:11:07
    취재K

행정안전부 청사 앞에 근조 화환 30여 개가 늘어섰습니다. 화환을 보낸 사람들, 전국의 경찰관들입니다.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항의하며 전국 경찰직장협의회(직협)가 보낸 것입니다.


지난달 21일 행안부 경찰제도 개선 자문위원회가 '경찰 통제 방안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권고안의 핵심은 행안부 안에 경찰 업무를 관할 하는 조직을 만드는 겁니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을 지휘하고, 행안부 내에 고위경찰 인사추천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경찰 내부에서 '권력의 경찰 통제다', '경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안부는 속도전 태세입니다. 15일 '경찰제도 개선 최종안'을 발표합니다.

일선 경찰이 거리로 뛰쳐 나온 배경입니다.

■ "의견 수렴 중"…"일방적 설명"

직협은 서울과 세종에서 매일 삭발식을 하고, 단식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망에도 '지휘부는 뭘 하느냐'는 원성이 빗발칩니다. 내부 반발이 계속되자,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경찰 지도부는 전국 시·도경찰청 등을 다니며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이 장관은 1일 서울 홍익지구대를 시작으로 세종 남부경찰서, 광주경찰청 등을 방문했습니다. 어제(12일)는 대구경찰청을 찾아 간담회를 열고 영남 지역 경찰관들과 1시간가량 대화했습니다.


간담회 직후 이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행안부에 설치되는 조직은 경찰을 일방적으로 지휘하고 통제·감독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면서 정부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새삼 실감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번 간담회가 소통의 창구가 됐다는 건데, 정작 간담회에 참석한 경찰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 장관이) 여론을 수렴한 내용을 충분히 반영해서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하셨는데, 그 발표가 이미 정해진 대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이준기 대구 강북서 직장협의회장

이 장관이 기차 예약 시간을 이유로 간담회를 끝냈다면서,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모두 발언 시간도 줄이고 질문에 답만 한 것으로 안다"면서 "소통을 위해 직접 현장에 다니는데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삼보일배'까지…경찰 반발 확산

최종안 발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선 경찰의 반발은 더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연합준비위원회는 오늘(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빗속에서 삼보일배에 나섰습니다.


직협연합 준비위는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국 신설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민주적인 경찰 통제 방안을 강구하라"고 행안부에 요구했습니다.


장택수 직협연합 준비위 정책국장은 "삼보일배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강렬한 항의"라면서 "일각에서 투쟁으로 비춰지는데 그렇지 않고 저항운동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이 장관이 "경찰 단체행동이 정치적이다"고 한 데 이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경찰 내부망에 "과도한 경찰의 집단행동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보입니다.

직협연합 준비위는 내일(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과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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