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버’의 누나…대통령실에 사표

입력 2022.07.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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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욕설 시위를 벌이는 '극우 유튜버' 안정권 씨의 누나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해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안 씨의 누나는 근무 사실이 논란이 되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누나와 동생을 엮어 채용을 문제 삼는 건 연좌제나 다름 없다. 심각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면서 "누나 안 씨의 채용 과정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 자칭 '극우대통령' 안정권 씨의 누나

자칭 '극우대통령' 안정권 씨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욕설 시위 전부터 과격한 발언과 돌출 행동 등으로 제법 알려진 인물이었습니다.

진보성향 단체나 야권 집회 현장에서 '맞불 시위'를 하고, 이재명 의원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욕설이나 혐오 발언을 하고, 이를 개인 방송을 통해 중계했습니다.

안정권 씨가 올린 영상물들. 경남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영상 등이 올라와 있다.안정권 씨가 올린 영상물들. 경남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영상 등이 올라와 있다.

안정권 씨는 'GZSS'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혐오 발언과 욕설, 과격 행동 등이 문제가 돼 계정이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이같은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자체 동영상 플랫폼을 만들어 시위 영상 등을 꾸준히 올리고 있습니다.

안정권 씨가 올려온 영상은 5.18 민주화운동 폄훼, 세월호 참사 유족 모욕, 부정선거 음모론, 코로나19 음모론,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비난 등이 주요 내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근무해온 안모 씨는, 이같은 활동을 한 안정권 씨의 누나입니다.

안 씨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유세 현장을 따라다니는 유튜버들이 적지 않았는데, 안 씨는 이들과의 소통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안 씨는 윤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실에 정식 채용됐습니다. 홍보수석실 소통관실에서 영상 편집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요원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극우 유튜버' 누나의 대통령실 근무…문제없나?

대통령실은 안 씨의 채용 과정에 아무 문제도 없다고 강조합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을 도왔던 많은 사람들이 이후 대통령실에 채용됐는데 안 씨는 그 중 하나일 뿐이며, 정식 채용 절차를 밟았다는 것입니다. 또 행정관이나 선임행정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도 아닌 행정요원의 채용에 무슨 특혜나 부정이 있었겠느냐고 반문합니다.

안 씨가 지난해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 합류한 것도, 당시 윤 대통령의 촬영을 담당하던 직원의 소개 때문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동생 안정권 씨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는 것입니다.

안정권 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었는데, 누구의 초청으로 참석한 건지, 관련한 인연이 누나 안 씨의 채용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해서는 대통령실 측에서도 "확인해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안 씨는 동생 안정권 씨의 동영상 플랫폼과는 별개로, 유튜브에서 개인 채널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진 뒤 현재는 모든 영상이 삭제됐습니다.

KBS는 영상 삭제 전 일부 영상의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정책이나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 등이 담긴 영상이 있었지만, 동생의 영상과 달리 과격한 발언이나 욕설, 논란이 될 만한 행동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통령실 채용 뒤 올린 영상도 없었습니다.


안 씨는 동생과 합동 방송을 하기도 했는데, 여기서도 문제가 될 만한 정치적 발언은 없었습니다. 다만, 안 씨의 방송 화면 하단 등에 동생 안정권 씨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계좌번호 등은 표시됐습니다.

안정권 씨와 갈등이 있었던 한 유튜버는 KBS와의 통화에서 "안 씨는 동생 안정권 씨의 유튜브 채널을 함께 운영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안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유튜브 수익을 나눠가졌는지 등은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안 씨에게도 직접 몇 차례에 걸쳐 경위를 물어보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 "갈라치기 정부 행태"…"연좌제"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안 씨의 채용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강훈식 의원은 "통합은 전무하고, 편 가르기에만 몰두하는 '갈라치기 정부'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코바나컨텐츠 직원, 외가 6촌, 사업가 지인 아들, 이제 극우 유튜버의 가족까지 대통령실의 '내 식구 챙기기'식 인사는 절망적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용진 의원도 "(안정권 씨는) 세월호를 폄하하고, 노회찬 의원의 불행한 죽음 앞에 잔치국수 먹방을 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왜곡했던 사람"이라며 "대통령실의 이러한 보수 유튜버 친족 채용은 5.18 폄훼 연장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누나는 누나고 동생은 동생이고, 둘 다 성인이다. 왜 동생이 소란 피운다고 누나가 물러나야 하냐"면서, 이를 비판하는 건 '연좌제'라고 맞받았습니다.

대통령실도 "안 씨는 선거 캠프에 참여한 이후 안정권 씨 활동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면서 "누나와 동생을 엮어 채용을 문제 삼는 건 연좌제나 다름 없으며, 심각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안 씨가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서는 "논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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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우 유튜버’의 누나…대통령실에 사표
    • 입력 2022-07-13 16:25:32
    취재K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욕설 시위를 벌이는 '극우 유튜버' 안정권 씨의 누나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해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안 씨의 누나는 근무 사실이 논란이 되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누나와 동생을 엮어 채용을 문제 삼는 건 연좌제나 다름 없다. 심각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면서 "누나 안 씨의 채용 과정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 자칭 '극우대통령' 안정권 씨의 누나

자칭 '극우대통령' 안정권 씨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욕설 시위 전부터 과격한 발언과 돌출 행동 등으로 제법 알려진 인물이었습니다.

진보성향 단체나 야권 집회 현장에서 '맞불 시위'를 하고, 이재명 의원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욕설이나 혐오 발언을 하고, 이를 개인 방송을 통해 중계했습니다.

안정권 씨가 올린 영상물들. 경남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영상 등이 올라와 있다.
안정권 씨는 'GZSS'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혐오 발언과 욕설, 과격 행동 등이 문제가 돼 계정이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이같은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자체 동영상 플랫폼을 만들어 시위 영상 등을 꾸준히 올리고 있습니다.

안정권 씨가 올려온 영상은 5.18 민주화운동 폄훼, 세월호 참사 유족 모욕, 부정선거 음모론, 코로나19 음모론,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비난 등이 주요 내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근무해온 안모 씨는, 이같은 활동을 한 안정권 씨의 누나입니다.

안 씨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유세 현장을 따라다니는 유튜버들이 적지 않았는데, 안 씨는 이들과의 소통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안 씨는 윤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실에 정식 채용됐습니다. 홍보수석실 소통관실에서 영상 편집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요원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극우 유튜버' 누나의 대통령실 근무…문제없나?

대통령실은 안 씨의 채용 과정에 아무 문제도 없다고 강조합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을 도왔던 많은 사람들이 이후 대통령실에 채용됐는데 안 씨는 그 중 하나일 뿐이며, 정식 채용 절차를 밟았다는 것입니다. 또 행정관이나 선임행정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도 아닌 행정요원의 채용에 무슨 특혜나 부정이 있었겠느냐고 반문합니다.

안 씨가 지난해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 합류한 것도, 당시 윤 대통령의 촬영을 담당하던 직원의 소개 때문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동생 안정권 씨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는 것입니다.

안정권 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었는데, 누구의 초청으로 참석한 건지, 관련한 인연이 누나 안 씨의 채용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해서는 대통령실 측에서도 "확인해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안 씨는 동생 안정권 씨의 동영상 플랫폼과는 별개로, 유튜브에서 개인 채널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진 뒤 현재는 모든 영상이 삭제됐습니다.

KBS는 영상 삭제 전 일부 영상의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정책이나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 등이 담긴 영상이 있었지만, 동생의 영상과 달리 과격한 발언이나 욕설, 논란이 될 만한 행동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통령실 채용 뒤 올린 영상도 없었습니다.


안 씨는 동생과 합동 방송을 하기도 했는데, 여기서도 문제가 될 만한 정치적 발언은 없었습니다. 다만, 안 씨의 방송 화면 하단 등에 동생 안정권 씨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계좌번호 등은 표시됐습니다.

안정권 씨와 갈등이 있었던 한 유튜버는 KBS와의 통화에서 "안 씨는 동생 안정권 씨의 유튜브 채널을 함께 운영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안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유튜브 수익을 나눠가졌는지 등은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안 씨에게도 직접 몇 차례에 걸쳐 경위를 물어보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 "갈라치기 정부 행태"…"연좌제"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안 씨의 채용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강훈식 의원은 "통합은 전무하고, 편 가르기에만 몰두하는 '갈라치기 정부'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코바나컨텐츠 직원, 외가 6촌, 사업가 지인 아들, 이제 극우 유튜버의 가족까지 대통령실의 '내 식구 챙기기'식 인사는 절망적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용진 의원도 "(안정권 씨는) 세월호를 폄하하고, 노회찬 의원의 불행한 죽음 앞에 잔치국수 먹방을 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왜곡했던 사람"이라며 "대통령실의 이러한 보수 유튜버 친족 채용은 5.18 폄훼 연장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누나는 누나고 동생은 동생이고, 둘 다 성인이다. 왜 동생이 소란 피운다고 누나가 물러나야 하냐"면서, 이를 비판하는 건 '연좌제'라고 맞받았습니다.

대통령실도 "안 씨는 선거 캠프에 참여한 이후 안정권 씨 활동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면서 "누나와 동생을 엮어 채용을 문제 삼는 건 연좌제나 다름 없으며, 심각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안 씨가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서는 "논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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