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파산 이유 아니라고? 이 책이 3억 원”

입력 2022.07.14 (13:57) 수정 2022.07.1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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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아베를 습격하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이하 통일교로 표기)에 비난이 집중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오늘(14일)보도했습니다. 통일교 측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야마가미 모친의 파산을 전부 헌금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통일교 피해자들을 돕는 변호사 단체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단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일본의 변호사 단체는 아베 전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의 모친이 다녔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이  ‘성본’(교단의 책) 한 권을 신자들에게 3천만 엔 (약 3억 원)에 팔았다고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다. (사진/일본 닛테레 캡처, 연합뉴스)일본의 변호사 단체는 아베 전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의 모친이 다녔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이 ‘성본’(교단의 책) 한 권을 신자들에게 3천만 엔 (약 3억 원)에 팔았다고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다. (사진/일본 닛테레 캡처, 연합뉴스)

■ "이 교단 책, 한 권에 3천만 엔 (약 3억 원) 입니다."

"야마가미의 모친이 파산한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파산 이후에도 교단이 고액의 헌금을 내도록 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라고 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통일교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말했죠.

다음날(12일) 이를 반박하는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합회(이하 변호사회)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영감상법(靈感商法) : 영감이 있는 척하며 조상과의 인연 또는 나쁜 기운이 깃들었다는 말 등으로 현혹해 인감 등의 물건을 비싼 가격에 강매해 금전을 취하는 상행위]

기자회견에서 와타나베 히로시 변호사가 꺼낸 것이 통일교 교단의 책이었습니다.

와타나베 변호사가 일본 통일교의 책을 들어 보이며 한 권에 3천만 엔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일본 닛테레 캡처)와타나베 변호사가 일본 통일교의 책을 들어 보이며 한 권에 3천만 엔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일본 닛테레 캡처)

와타나베 변호사는 "단순한 책같이 보이지만, 통일교가 신자들에게 이걸 얼마에 파는지 아시나? 3천만 엔이다. 신자 1명에게 4~5권을 강매하는 경우도 있다. 5권이면 1억 5천만 엔 (15억 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교는 13일 재차 "야마가미 모친에 대해 파산의 전부가 통일교의 책임, 이라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3천만 엔의 책에 대해서도 해명했는데요. "해당 책은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공적이 있는 신자에게 증정하는 것이다. 물론 공적이라는 말 속에는 헌금도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돈 주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현재는 저 책을 주지도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변호사회의 야마구치 변호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변명이며, 거짓말 하지 마라 !"며 이를 재반박했습니다. "언제까지 몇 권을 팔아서 자금 얼마를 만들라고 하는 지시가 (교단) 상부로부터 내려온다, 책은 실제로 (교단의) 자금을 모으는 도구일 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저 책 대신 또 파는 물건이 있는데, '천성경'이라는 책은 1권에 430만엔(4,300만원)이며 '선령당'(절 모양 같은 작은 모형)은 한 개에 3백만 엔(3천만 원)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변호사회 "통일교 때문에 파산했다는 사람 야마가미 모친 이외에도 많아"

아베 전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의 모친은 1998년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신자가 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1998년 당시엔 나라 시내에 토지 2곳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1999년 6월에 모두 매각했고, 2002년엔 파산했습니다. 매각한 재산이 통일교의 헌금으로 얼마나 들어갔는지 등에 대해서는 현재 파악되지 않은 걸로 전해졌습니다.

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통일교 회장은 "2009년 이전에는 집이나 토지를 팔아서 헌금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런 일은 2009년 (교단의) 지도가 있은 후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집이나 토지를 팔아서 교단에 헌금하는 것은 과거의 일일 뿐이라는 주장인데요.

변호사회의 야마구치 히로시 변호사는 "야마가미 모친의 파산은 통일교에 낸 과도한 헌금 때문"이며 과거의 일뿐이 아니라고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의 모친이 파산한 것은 통일교에 과도한 헌금을 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야마구치 변호사.(사진/일본 닛테레 캡처)아베 전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의 모친이 파산한 것은 통일교에 과도한 헌금을 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야마구치 변호사.(사진/일본 닛테레 캡처)

야마구치 변호사는 "(야마가미) 모친의 파산은 통일교가 요구한 과도한 헌금 때문이다. 기자회견에서 (통일교 측은) 자신들과는 관계없는 남의 얘기인 듯이 말하고, 그(파산) 후 헌금(납부)은 없었다는 식으로 얘기하지만, 아마도 헌금 납부를 강요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교단에서는 빚이라도 내서 헌금을 내라고 하며, 파산한 사람은 많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야마구치 변호사는 특히 "(교단이) 부동산에 대해서는 "인연"이 붙기 쉽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하늘에 바치면 "인연해방"(조상의 나쁜 기운 등을 끊을 수 있다) 이 가능하기 때문에 팔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신자 중에는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토지를 팔아서 십 몇억 엔 (1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헌금으로 냈다는 피해자도 있다. 통일교가 신자의 돈을 가로채는 수단으로 토지 등 부동산은 아주 괜찮은 자산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회장이 “헌금은 각자 자신의 신념에 의해서 내는 것”이라며 거액의 헌금을 강요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있다. (캡처/ 일본 닛테레)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회장이 “헌금은 각자 자신의 신념에 의해서 내는 것”이라며 거액의 헌금을 강요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있다. (캡처/ 일본 닛테레)

와타나베 변호사 역시 "유감스럽게도 재산 전부를 신에게 바치라는 것이 통일교의 가르침이며, 이 결과 가정붕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교단과 정치인의 관계

통일교 관련 반박 기자회견을 연 변호사회는 과거부터 수차례에 걸쳐 국회의원과 지자체 의원들에게 교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말 것 등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보냈습니다.

건의문에는 정치인이 종교단체의 집회· 행사에 참석하거나 축전을 보내는 행위가 곧, 해당 종교집단이 문제없는 교단이라는 증거로 이용되기 때문에 이를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의 한 단체(통일교 측은 우호단체라고 주장, 변호사회는 통일교와 한 몸이라고 주장하는 단체)에 영상 축전을 보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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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가 파산 이유 아니라고? 이 책이 3억 원”
    • 입력 2022-07-14 13:57:51
    • 수정2022-07-14 14:33:36
    세계는 지금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아베를 습격하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이하 통일교로 표기)에 비난이 집중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오늘(14일)보도했습니다. 통일교 측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야마가미 모친의 파산을 전부 헌금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통일교 피해자들을 돕는 변호사 단체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단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br />
일본의 변호사 단체는 아베 전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의 모친이 다녔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이  ‘성본’(교단의 책) 한 권을 신자들에게 3천만 엔 (약 3억 원)에 팔았다고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다. (사진/일본 닛테레 캡처, 연합뉴스)
■ "이 교단 책, 한 권에 3천만 엔 (약 3억 원) 입니다."

"야마가미의 모친이 파산한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파산 이후에도 교단이 고액의 헌금을 내도록 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라고 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통일교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말했죠.

다음날(12일) 이를 반박하는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합회(이하 변호사회)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영감상법(靈感商法) : 영감이 있는 척하며 조상과의 인연 또는 나쁜 기운이 깃들었다는 말 등으로 현혹해 인감 등의 물건을 비싼 가격에 강매해 금전을 취하는 상행위]

기자회견에서 와타나베 히로시 변호사가 꺼낸 것이 통일교 교단의 책이었습니다.

와타나베 변호사가 일본 통일교의 책을 들어 보이며 한 권에 3천만 엔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일본 닛테레 캡처)
와타나베 변호사는 "단순한 책같이 보이지만, 통일교가 신자들에게 이걸 얼마에 파는지 아시나? 3천만 엔이다. 신자 1명에게 4~5권을 강매하는 경우도 있다. 5권이면 1억 5천만 엔 (15억 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교는 13일 재차 "야마가미 모친에 대해 파산의 전부가 통일교의 책임, 이라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3천만 엔의 책에 대해서도 해명했는데요. "해당 책은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공적이 있는 신자에게 증정하는 것이다. 물론 공적이라는 말 속에는 헌금도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돈 주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현재는 저 책을 주지도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변호사회의 야마구치 변호사는 "현실과 동떨어진 변명이며, 거짓말 하지 마라 !"며 이를 재반박했습니다. "언제까지 몇 권을 팔아서 자금 얼마를 만들라고 하는 지시가 (교단) 상부로부터 내려온다, 책은 실제로 (교단의) 자금을 모으는 도구일 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저 책 대신 또 파는 물건이 있는데, '천성경'이라는 책은 1권에 430만엔(4,300만원)이며 '선령당'(절 모양 같은 작은 모형)은 한 개에 3백만 엔(3천만 원)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변호사회 "통일교 때문에 파산했다는 사람 야마가미 모친 이외에도 많아"

아베 전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의 모친은 1998년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신자가 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1998년 당시엔 나라 시내에 토지 2곳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1999년 6월에 모두 매각했고, 2002년엔 파산했습니다. 매각한 재산이 통일교의 헌금으로 얼마나 들어갔는지 등에 대해서는 현재 파악되지 않은 걸로 전해졌습니다.

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통일교 회장은 "2009년 이전에는 집이나 토지를 팔아서 헌금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런 일은 2009년 (교단의) 지도가 있은 후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집이나 토지를 팔아서 교단에 헌금하는 것은 과거의 일일 뿐이라는 주장인데요.

변호사회의 야마구치 히로시 변호사는 "야마가미 모친의 파산은 통일교에 낸 과도한 헌금 때문"이며 과거의 일뿐이 아니라고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의 모친이 파산한 것은 통일교에 과도한 헌금을 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야마구치 변호사.(사진/일본 닛테레 캡처)
야마구치 변호사는 "(야마가미) 모친의 파산은 통일교가 요구한 과도한 헌금 때문이다. 기자회견에서 (통일교 측은) 자신들과는 관계없는 남의 얘기인 듯이 말하고, 그(파산) 후 헌금(납부)은 없었다는 식으로 얘기하지만, 아마도 헌금 납부를 강요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교단에서는 빚이라도 내서 헌금을 내라고 하며, 파산한 사람은 많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야마구치 변호사는 특히 "(교단이) 부동산에 대해서는 "인연"이 붙기 쉽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하늘에 바치면 "인연해방"(조상의 나쁜 기운 등을 끊을 수 있다) 이 가능하기 때문에 팔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신자 중에는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토지를 팔아서 십 몇억 엔 (1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헌금으로 냈다는 피해자도 있다. 통일교가 신자의 돈을 가로채는 수단으로 토지 등 부동산은 아주 괜찮은 자산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회장이 “헌금은 각자 자신의 신념에 의해서 내는 것”이라며 거액의 헌금을 강요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있다. (캡처/ 일본 닛테레)
와타나베 변호사 역시 "유감스럽게도 재산 전부를 신에게 바치라는 것이 통일교의 가르침이며, 이 결과 가정붕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교단과 정치인의 관계

통일교 관련 반박 기자회견을 연 변호사회는 과거부터 수차례에 걸쳐 국회의원과 지자체 의원들에게 교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말 것 등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보냈습니다.

건의문에는 정치인이 종교단체의 집회· 행사에 참석하거나 축전을 보내는 행위가 곧, 해당 종교집단이 문제없는 교단이라는 증거로 이용되기 때문에 이를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의 한 단체(통일교 측은 우호단체라고 주장, 변호사회는 통일교와 한 몸이라고 주장하는 단체)에 영상 축전을 보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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