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중과실치상’ 50대 집행유예…피해 경기보조원 “항소해 주세요”

골프장에서 '타구 사고'는 8번 홀에서 발생했습니다.

피고인 A씨가 친 공이 해저드에 빠지자 경기를 보조원은 "해저드에요. 가서 칠게요"라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인 골프 경기 규칙에 따라 '해저드  부근 구제 구역으로 이동해 공을 치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A씨는 이동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임의로 다시 공을 쳤습니다.

전혀 합의된 바 없는 '멀리건(벌타 없이 공을 친 지점에서 다시 공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A씨는 피해자와 주변 일행들에게 '한번 더 치겠다'는 명시적인 고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A씨의 '돌발행동'으로 날아든 공은 30m 떨어져 있던 경기보조원의 얼굴을 가격했습니다.  

검찰은 A씨가 주의 의무를 위반해 경기보조원이 다쳤다며, A씨를 '중과실 치상'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법원 "피고인 골프 경기 규칙과 위험성 충분히 인식할 수 있어"

창원지법 마산지원은 A씨에게 금고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은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공을 치거나, 최소한 피해자에게 두 번째 공을 같은 자리에서 다시 친다는 사실을 알려 대비하도록 하는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지만 이를 게을리 한 채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인은 중과실치상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또 피고인이 "2019년부터 골프를 시작해 일주일에 2회 연습하고 한 달에 1~2회 골프장을 방문했다는 진술로 보더라도, 골프 경기의 규칙과 안전 주의 의무, 이를 위반하는 행위의 위험성을 인식할 기회가 충분하였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형 판단의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불리한 사유 -피해자가 중한 상해를 입었고 그로 인하여 겪은 고통이 상당해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서 적극적인 피해 회복 노력이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유리한 사유 -피고인이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범행 직후 119에 신고하였고, 이후 피해자 상태를 알아보기 위하여 노력한 점 -피해자의 치료비를 지급한 점 -경기보조원으로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해자 "재판부 향한 반성일 뿐, 진심 어린 사죄 못 받아"

피해 경기보조원은 양형이 가벼워 부당하다며 검찰에 항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치료비를 지급했다고 했지만, 피고인이 실제 지급한 돈은 수술비 100만 원에 불과하며 피해자는 여전히 얼굴에 남은 흉터 치료를 위해 천만 원 넘게 지출했다는 것입니다.

또, 피고인의 '119 신고'가 선처의 이유가 된다는 점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피고인과 일행은 피해자가 응급차에 실려 간 뒤에도 18홀 경기를 다 치른 뒤 귀가했습니다.

피해자가 공에 맞아 피투성이로 쓰러진 것을 바로 눈 앞에서 지켜본 피고인이 119 신고 행위를 '선처의 이유'로 언급할 만큼 '대단한 일'이냐고 반문했습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는 아직 피고인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5분 남짓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이고 눈물 흘리면 그것이 반성하는 태도입니까? 1년 넘도록 피해자에게 단 한번의 연락도 하지 않았는데 재판 받으며 '잘못했습니다' 하면 갑자기 반성하는 태도가 되는 겁니까? ... 중략....부디 재판단의 기회만이라도 주시기 바랍니다. 항소를 간절히 바랍니다.

검찰은 판결문과 피해자의 탄원서를 검토하는 대로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