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보령해저터널 ‘결로’ 문제 없나?…내부 습도 100% 육박
입력 2022.07.14 (19:19)
수정 2022.07.1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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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보령해저터널 '결로' 문제와 관련해 홍정표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터널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놀라거나, 많이 당황하셨을 텐데요?
[기자]
네, 멀쩡히 달리던 터널 안에서 물에 젖어 있는 도로를 만나고 또 간혹 떨어지는 물방울 때문에 운전 중에 크게 놀랐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일반 터널이 아니고 바닷속에 놓은 해저터널이다보니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이런 불안감이 드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앵커]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는 게 터널 안에 생긴 물이 특별한 결함 때문이 아니고 일종의 자연현상인 '결로' 때문이라는 거죠?
[기자]
네, 혹시 과학시간에 배운 '응결' 현상 기억 하십니까?
유리잔에 찬물 따라 놓으면 잔 겉면에 물방울 맺히는 경우가 바로 응결의 쉬운 예인데요.
보령해저터널에 생긴 물의 정체가 바로, 이 응결 현상에 따른 결로, 즉 이슬이라는 얘깁니다.
지난 8일, 터널 관리 기관인 국토관리청과 터널학회 등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른 결과인데요.
실제로 터널 안은 지금 같은 한여름에도 섭씨 20도 안팎으로 다소 선선합니다.
그런데 바깥은 아시다시피, 올해 더위도 좀 일찍 찾아왔고 최근엔 35도에 육박할 정도로 더웠잖아요.
바깥의 더운 공기가 터널 안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내부의 시원한 터널 벽과 만나 이슬 맺히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진 겁니다.
벽면에 생긴 물방울들이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거나 벽을 타고 흘러내려 지금의 상황이 된 겁니다.
터널 안에서 채취한 물에서도 염분, 즉 소금기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럼 다른 터널도 마찬가지 일텐데 이곳이 유독 심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다른 터널에서도 결로는 일부 생기고 있고 또 구조 공학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예견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해저터널, 말 그대로 바다 밑으로 난 형태다 보니까 지금 관련 그래픽을 보시면, 완만한 U자 형태를 띄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전체 길이가 6.9킬로미터로 다소 긴 편에 속하고 양쪽에서 중심부로 내려오는 구조다 보니까 가운데 부분은 공기 순환이 잘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거죠.
특히나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덥고 습한 공기가 밀려들면서 내부 습도를 더 올리는 역할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비가 내린 날 터널 밖 습도는 80~90% 사이인데 내부는 95% 이상, 거의 100%에 가까웠습니다.
결국, 외부와의 온도 차와 내부의 높은 습도 등 여러 여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건데요.
실제로 같은 터널 내부지만 전기설비실에는 기계열 등으로 기온이 섭씨 25도를 유지하면서 전혀 결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럼 이제 원인 파악이 됐으니 해결 방법이 좀 있는 건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렸지만 어떻게 보면 해저터널이라는 인공 구조물에 생긴 전형적인 자연 현상이 원인인 거잖아요.
이런 자연의 힘을 인공적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분명해 보입니다.
터널을 관리하고 있는 국토관리청에서는 터널 내부 습한 공기를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제트 펜이라고 하는 제연장치 가동을 100% 가까이로 늘렸습니다.
평소엔 30% 정도만 가동합니다.
최근엔 열풍기에 이어 산업용 제습기 수십 여대까지 설치해 놓은 상황입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본다는 입장인데요.
대부분 전기 설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보니 전기요금 등 터널 운영비 부담도 대폭 늘어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극약처방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운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좀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 결로 현상, 언제쯤 해결이 되는 건가요?
[기자]
국토관리청은 기온이 누그러지는 가을철이 되면, 예상으로는 10월에 접어들면 결로 현상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개통하고 난 뒤 겨울과 봄철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지난 5월 외부 기온이 오르면서 물 맺힘 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혹시나 겨울에도 결로가 생겨 얼면 어쩌나 궁금했는데 겨울철에도 터널 내부 온도는 역시 영상을 유지하기 때문에 결빙은 나타나기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년 여름철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데에는 여지를 남겼고요.
제습 관련 전문기관이나 연구기관 등에 의뢰해 해결책을 찾아 나선 상황입니다.
특히 이번 주말 보령 머드 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터널 이용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충남 서해안 관광지도를 바꾸는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유를 막론하고 운전자들이 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터널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영상편집:서현관
앞서 보신 보령해저터널 '결로' 문제와 관련해 홍정표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터널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놀라거나, 많이 당황하셨을 텐데요?
[기자]
네, 멀쩡히 달리던 터널 안에서 물에 젖어 있는 도로를 만나고 또 간혹 떨어지는 물방울 때문에 운전 중에 크게 놀랐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일반 터널이 아니고 바닷속에 놓은 해저터널이다보니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이런 불안감이 드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앵커]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는 게 터널 안에 생긴 물이 특별한 결함 때문이 아니고 일종의 자연현상인 '결로' 때문이라는 거죠?
[기자]
네, 혹시 과학시간에 배운 '응결' 현상 기억 하십니까?
유리잔에 찬물 따라 놓으면 잔 겉면에 물방울 맺히는 경우가 바로 응결의 쉬운 예인데요.
보령해저터널에 생긴 물의 정체가 바로, 이 응결 현상에 따른 결로, 즉 이슬이라는 얘깁니다.
지난 8일, 터널 관리 기관인 국토관리청과 터널학회 등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른 결과인데요.
실제로 터널 안은 지금 같은 한여름에도 섭씨 20도 안팎으로 다소 선선합니다.
그런데 바깥은 아시다시피, 올해 더위도 좀 일찍 찾아왔고 최근엔 35도에 육박할 정도로 더웠잖아요.
바깥의 더운 공기가 터널 안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내부의 시원한 터널 벽과 만나 이슬 맺히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진 겁니다.
벽면에 생긴 물방울들이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거나 벽을 타고 흘러내려 지금의 상황이 된 겁니다.
터널 안에서 채취한 물에서도 염분, 즉 소금기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럼 다른 터널도 마찬가지 일텐데 이곳이 유독 심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다른 터널에서도 결로는 일부 생기고 있고 또 구조 공학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예견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해저터널, 말 그대로 바다 밑으로 난 형태다 보니까 지금 관련 그래픽을 보시면, 완만한 U자 형태를 띄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전체 길이가 6.9킬로미터로 다소 긴 편에 속하고 양쪽에서 중심부로 내려오는 구조다 보니까 가운데 부분은 공기 순환이 잘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거죠.
특히나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덥고 습한 공기가 밀려들면서 내부 습도를 더 올리는 역할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비가 내린 날 터널 밖 습도는 80~90% 사이인데 내부는 95% 이상, 거의 100%에 가까웠습니다.
결국, 외부와의 온도 차와 내부의 높은 습도 등 여러 여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건데요.
실제로 같은 터널 내부지만 전기설비실에는 기계열 등으로 기온이 섭씨 25도를 유지하면서 전혀 결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럼 이제 원인 파악이 됐으니 해결 방법이 좀 있는 건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렸지만 어떻게 보면 해저터널이라는 인공 구조물에 생긴 전형적인 자연 현상이 원인인 거잖아요.
이런 자연의 힘을 인공적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분명해 보입니다.
터널을 관리하고 있는 국토관리청에서는 터널 내부 습한 공기를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제트 펜이라고 하는 제연장치 가동을 100% 가까이로 늘렸습니다.
평소엔 30% 정도만 가동합니다.
최근엔 열풍기에 이어 산업용 제습기 수십 여대까지 설치해 놓은 상황입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본다는 입장인데요.
대부분 전기 설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보니 전기요금 등 터널 운영비 부담도 대폭 늘어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극약처방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운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좀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 결로 현상, 언제쯤 해결이 되는 건가요?
[기자]
국토관리청은 기온이 누그러지는 가을철이 되면, 예상으로는 10월에 접어들면 결로 현상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개통하고 난 뒤 겨울과 봄철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지난 5월 외부 기온이 오르면서 물 맺힘 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혹시나 겨울에도 결로가 생겨 얼면 어쩌나 궁금했는데 겨울철에도 터널 내부 온도는 역시 영상을 유지하기 때문에 결빙은 나타나기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년 여름철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데에는 여지를 남겼고요.
제습 관련 전문기관이나 연구기관 등에 의뢰해 해결책을 찾아 나선 상황입니다.
특히 이번 주말 보령 머드 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터널 이용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충남 서해안 관광지도를 바꾸는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유를 막론하고 운전자들이 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터널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영상편집:서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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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7-14 19:19:26
- 수정2022-07-14 20: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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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신 보령해저터널 '결로' 문제와 관련해 홍정표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터널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놀라거나, 많이 당황하셨을 텐데요?
[기자]
네, 멀쩡히 달리던 터널 안에서 물에 젖어 있는 도로를 만나고 또 간혹 떨어지는 물방울 때문에 운전 중에 크게 놀랐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일반 터널이 아니고 바닷속에 놓은 해저터널이다보니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이런 불안감이 드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앵커]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는 게 터널 안에 생긴 물이 특별한 결함 때문이 아니고 일종의 자연현상인 '결로' 때문이라는 거죠?
[기자]
네, 혹시 과학시간에 배운 '응결' 현상 기억 하십니까?
유리잔에 찬물 따라 놓으면 잔 겉면에 물방울 맺히는 경우가 바로 응결의 쉬운 예인데요.
보령해저터널에 생긴 물의 정체가 바로, 이 응결 현상에 따른 결로, 즉 이슬이라는 얘깁니다.
지난 8일, 터널 관리 기관인 국토관리청과 터널학회 등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른 결과인데요.
실제로 터널 안은 지금 같은 한여름에도 섭씨 20도 안팎으로 다소 선선합니다.
그런데 바깥은 아시다시피, 올해 더위도 좀 일찍 찾아왔고 최근엔 35도에 육박할 정도로 더웠잖아요.
바깥의 더운 공기가 터널 안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내부의 시원한 터널 벽과 만나 이슬 맺히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진 겁니다.
벽면에 생긴 물방울들이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거나 벽을 타고 흘러내려 지금의 상황이 된 겁니다.
터널 안에서 채취한 물에서도 염분, 즉 소금기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럼 다른 터널도 마찬가지 일텐데 이곳이 유독 심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다른 터널에서도 결로는 일부 생기고 있고 또 구조 공학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예견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해저터널, 말 그대로 바다 밑으로 난 형태다 보니까 지금 관련 그래픽을 보시면, 완만한 U자 형태를 띄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전체 길이가 6.9킬로미터로 다소 긴 편에 속하고 양쪽에서 중심부로 내려오는 구조다 보니까 가운데 부분은 공기 순환이 잘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거죠.
특히나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덥고 습한 공기가 밀려들면서 내부 습도를 더 올리는 역할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비가 내린 날 터널 밖 습도는 80~90% 사이인데 내부는 95% 이상, 거의 100%에 가까웠습니다.
결국, 외부와의 온도 차와 내부의 높은 습도 등 여러 여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건데요.
실제로 같은 터널 내부지만 전기설비실에는 기계열 등으로 기온이 섭씨 25도를 유지하면서 전혀 결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럼 이제 원인 파악이 됐으니 해결 방법이 좀 있는 건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렸지만 어떻게 보면 해저터널이라는 인공 구조물에 생긴 전형적인 자연 현상이 원인인 거잖아요.
이런 자연의 힘을 인공적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분명해 보입니다.
터널을 관리하고 있는 국토관리청에서는 터널 내부 습한 공기를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제트 펜이라고 하는 제연장치 가동을 100% 가까이로 늘렸습니다.
평소엔 30% 정도만 가동합니다.
최근엔 열풍기에 이어 산업용 제습기 수십 여대까지 설치해 놓은 상황입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본다는 입장인데요.
대부분 전기 설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보니 전기요금 등 터널 운영비 부담도 대폭 늘어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극약처방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운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좀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 결로 현상, 언제쯤 해결이 되는 건가요?
[기자]
국토관리청은 기온이 누그러지는 가을철이 되면, 예상으로는 10월에 접어들면 결로 현상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개통하고 난 뒤 겨울과 봄철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지난 5월 외부 기온이 오르면서 물 맺힘 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혹시나 겨울에도 결로가 생겨 얼면 어쩌나 궁금했는데 겨울철에도 터널 내부 온도는 역시 영상을 유지하기 때문에 결빙은 나타나기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년 여름철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데에는 여지를 남겼고요.
제습 관련 전문기관이나 연구기관 등에 의뢰해 해결책을 찾아 나선 상황입니다.
특히 이번 주말 보령 머드 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터널 이용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충남 서해안 관광지도를 바꾸는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유를 막론하고 운전자들이 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터널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영상편집:서현관
앞서 보신 보령해저터널 '결로' 문제와 관련해 홍정표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터널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놀라거나, 많이 당황하셨을 텐데요?
[기자]
네, 멀쩡히 달리던 터널 안에서 물에 젖어 있는 도로를 만나고 또 간혹 떨어지는 물방울 때문에 운전 중에 크게 놀랐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일반 터널이 아니고 바닷속에 놓은 해저터널이다보니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이런 불안감이 드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앵커]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는 게 터널 안에 생긴 물이 특별한 결함 때문이 아니고 일종의 자연현상인 '결로' 때문이라는 거죠?
[기자]
네, 혹시 과학시간에 배운 '응결' 현상 기억 하십니까?
유리잔에 찬물 따라 놓으면 잔 겉면에 물방울 맺히는 경우가 바로 응결의 쉬운 예인데요.
보령해저터널에 생긴 물의 정체가 바로, 이 응결 현상에 따른 결로, 즉 이슬이라는 얘깁니다.
지난 8일, 터널 관리 기관인 국토관리청과 터널학회 등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른 결과인데요.
실제로 터널 안은 지금 같은 한여름에도 섭씨 20도 안팎으로 다소 선선합니다.
그런데 바깥은 아시다시피, 올해 더위도 좀 일찍 찾아왔고 최근엔 35도에 육박할 정도로 더웠잖아요.
바깥의 더운 공기가 터널 안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내부의 시원한 터널 벽과 만나 이슬 맺히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진 겁니다.
벽면에 생긴 물방울들이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거나 벽을 타고 흘러내려 지금의 상황이 된 겁니다.
터널 안에서 채취한 물에서도 염분, 즉 소금기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럼 다른 터널도 마찬가지 일텐데 이곳이 유독 심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다른 터널에서도 결로는 일부 생기고 있고 또 구조 공학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예견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해저터널, 말 그대로 바다 밑으로 난 형태다 보니까 지금 관련 그래픽을 보시면, 완만한 U자 형태를 띄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전체 길이가 6.9킬로미터로 다소 긴 편에 속하고 양쪽에서 중심부로 내려오는 구조다 보니까 가운데 부분은 공기 순환이 잘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거죠.
특히나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덥고 습한 공기가 밀려들면서 내부 습도를 더 올리는 역할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비가 내린 날 터널 밖 습도는 80~90% 사이인데 내부는 95% 이상, 거의 100%에 가까웠습니다.
결국, 외부와의 온도 차와 내부의 높은 습도 등 여러 여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건데요.
실제로 같은 터널 내부지만 전기설비실에는 기계열 등으로 기온이 섭씨 25도를 유지하면서 전혀 결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럼 이제 원인 파악이 됐으니 해결 방법이 좀 있는 건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렸지만 어떻게 보면 해저터널이라는 인공 구조물에 생긴 전형적인 자연 현상이 원인인 거잖아요.
이런 자연의 힘을 인공적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분명해 보입니다.
터널을 관리하고 있는 국토관리청에서는 터널 내부 습한 공기를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제트 펜이라고 하는 제연장치 가동을 100% 가까이로 늘렸습니다.
평소엔 30% 정도만 가동합니다.
최근엔 열풍기에 이어 산업용 제습기 수십 여대까지 설치해 놓은 상황입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본다는 입장인데요.
대부분 전기 설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보니 전기요금 등 터널 운영비 부담도 대폭 늘어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극약처방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운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좀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 결로 현상, 언제쯤 해결이 되는 건가요?
[기자]
국토관리청은 기온이 누그러지는 가을철이 되면, 예상으로는 10월에 접어들면 결로 현상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개통하고 난 뒤 겨울과 봄철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지난 5월 외부 기온이 오르면서 물 맺힘 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혹시나 겨울에도 결로가 생겨 얼면 어쩌나 궁금했는데 겨울철에도 터널 내부 온도는 역시 영상을 유지하기 때문에 결빙은 나타나기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년 여름철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데에는 여지를 남겼고요.
제습 관련 전문기관이나 연구기관 등에 의뢰해 해결책을 찾아 나선 상황입니다.
특히 이번 주말 보령 머드 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터널 이용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충남 서해안 관광지도를 바꾸는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유를 막론하고 운전자들이 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터널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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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표 기자 real-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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