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민관협의회가 오늘(14일) 2차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달 4일 출범과 함께 첫 회의를 한 이후, 10일 만입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한일 간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힙니다.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는데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해당 기업들의 국내 자산이 강제매각 될 수 있는 만큼, 2차 회의에선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관심이 쏠립니다.
■ "민관협의회 통해 가장 합리적 방법 모색할 것"…"일본 기업의 사과, 반드시 필요"
오늘 회의의 핵심 의제는 외교적 보호권과 대위변제 그리고 일본의 사과 등 3가지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적 보호권은 국제법적 측면에서 보면, '타국의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를 당한 자국민에 대해 국가가 보호를 요구하는 권리'입니다. 강제징용 사안에서 피해자 법률대리인이 말하는 외교적 보호권은 이런 전통적 의미는 아닙니다. 일본 기업이 피해자와 교섭을 하지 않고 있으니, 우리 정부가 잘 주선해서 피해자들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 나름대로 이러한 요청에 대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을 말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임재성 변호사(왼쪽, 피해자 법률대리인),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오른쪽, 피해자 지원단체)
피고 기업이 직접 배상하지 않아 타협책으로서 대위변제를 가정했을 때의 상황도 논의됐습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는 "최소한 그 대위변제의 기금을 만드는 데에선 일본 기업, 즉 피고 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기업의 참여 여부는 한일 간 협의 과정에서 양국이 첨예하게 맞설 쟁점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일본 측의 사과'입니다. 이와 관련해선 사과의 주체, 방법, 시기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 변호사는 "일본 정부와 기업 모두 사과가 필요하지만, 일본 정부의 지금 강경한 태도를 본다면 현실적으로 일본 기업이라도 이 문제에 대해 사과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두 번째 회의라 구체적인 해법이나 방안이 나온 건 아닙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1차 회의보다 좀 더 구체적인 토론이 이뤄졌고, (정부가) 여쭙고 싶었던 것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며 민관협의회를 통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 일부 피해자 측 불참…"진솔한 사죄·배상 외에 다른 해결 방안 없어"
하지만 일부 피해자 측은 오늘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 지원단체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소송 대리인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소송 원고인 양금덕 할머니와 김성주 할머니를 만나 뵙고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했다"며, 민관협의회에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양 할머니는 "아무리 없어도 사죄 한마디 듣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고 했고, 김 할머니 역시 언급되고 있는 '대위변제' 방안과 관련해 "그건 안 된다. 그러면(미쓰비시가 배상을 거부하면) 당연히 일본 국가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반대했습니다.
시민모임은 "가해자인 피고 미쓰비시 측의 진솔한 사죄와 배상 이외에 다른 해결방안이 있을 수 없음을 재차 확인한다"며 "미쓰비시의 한국 내 자산 강제매각 절차는 법치국가에서 지극히 정당한 법 집행이고, 이는 한국 사법부의 결정을 따르지 않은 미쓰비시중공업이 자초한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1차 협의회 이후 이분들을 포함해 여러 의견을 들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분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식협의회든 아니면 다른 계기든 경청하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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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징용 민관협의회 2차 회의…“일본 기업 사과 반드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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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7-14 20:20:16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민관협의회가 오늘(14일) 2차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달 4일 출범과 함께 첫 회의를 한 이후, 10일 만입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한일 간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힙니다.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는데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해당 기업들의 국내 자산이 강제매각 될 수 있는 만큼, 2차 회의에선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관심이 쏠립니다.
■ "민관협의회 통해 가장 합리적 방법 모색할 것"…"일본 기업의 사과, 반드시 필요"
오늘 회의의 핵심 의제는 외교적 보호권과 대위변제 그리고 일본의 사과 등 3가지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적 보호권은 국제법적 측면에서 보면, '타국의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를 당한 자국민에 대해 국가가 보호를 요구하는 권리'입니다. 강제징용 사안에서 피해자 법률대리인이 말하는 외교적 보호권은 이런 전통적 의미는 아닙니다. 일본 기업이 피해자와 교섭을 하지 않고 있으니, 우리 정부가 잘 주선해서 피해자들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 나름대로 이러한 요청에 대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을 말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피고 기업이 직접 배상하지 않아 타협책으로서 대위변제를 가정했을 때의 상황도 논의됐습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는 "최소한 그 대위변제의 기금을 만드는 데에선 일본 기업, 즉 피고 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기업의 참여 여부는 한일 간 협의 과정에서 양국이 첨예하게 맞설 쟁점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일본 측의 사과'입니다. 이와 관련해선 사과의 주체, 방법, 시기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 변호사는 "일본 정부와 기업 모두 사과가 필요하지만, 일본 정부의 지금 강경한 태도를 본다면 현실적으로 일본 기업이라도 이 문제에 대해 사과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두 번째 회의라 구체적인 해법이나 방안이 나온 건 아닙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1차 회의보다 좀 더 구체적인 토론이 이뤄졌고, (정부가) 여쭙고 싶었던 것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며 민관협의회를 통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 일부 피해자 측 불참…"진솔한 사죄·배상 외에 다른 해결 방안 없어"
하지만 일부 피해자 측은 오늘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 지원단체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소송 대리인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소송 원고인 양금덕 할머니와 김성주 할머니를 만나 뵙고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했다"며, 민관협의회에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양 할머니는 "아무리 없어도 사죄 한마디 듣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고 했고, 김 할머니 역시 언급되고 있는 '대위변제' 방안과 관련해 "그건 안 된다. 그러면(미쓰비시가 배상을 거부하면) 당연히 일본 국가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반대했습니다.
시민모임은 "가해자인 피고 미쓰비시 측의 진솔한 사죄와 배상 이외에 다른 해결방안이 있을 수 없음을 재차 확인한다"며 "미쓰비시의 한국 내 자산 강제매각 절차는 법치국가에서 지극히 정당한 법 집행이고, 이는 한국 사법부의 결정을 따르지 않은 미쓰비시중공업이 자초한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1차 협의회 이후 이분들을 포함해 여러 의견을 들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분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식협의회든 아니면 다른 계기든 경청하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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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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