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우춘희 “이주노동자들, 지역 경제 기여하고 다양한 문화 나누는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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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춘희 (이주인권 연구활동가)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 215만 명…'고령화' 충북 음성에선 인구 14% 차지
-이주 노동자, 일손 채우며 지역 경제 기여하고 다양한 문화 나누는 이웃
-인구 10만 도시에 캄보디아 식당 3곳…택시 이용해 이동하는 등 경제 큰 부분 차지
-캄보디아 전문식당에서 젊은 외국인 노동자 소개팅하고 결혼까지…평범한 이웃
-초기 언어 장벽 극복 위해 고용센터 통역 서비스 지원 확대해야
-이주 노동자 숙련도 고려해 장기 근로 기회 제공, 지역사회 구성원이란 인식 필요
-정부 추진 '이민청' 이주민들의 목소리 반영되길
■ 방송시간 : 7월 14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우춘희 이주인권 연구활동가
https://youtu.be/CEZhkwgClcU
◎범기영 이주노동자 이야기를 오늘은 좀 다른 방향으로 해보겠습니다. 주로 부당 노동행위나 성폭력 피해자 또 부실한 주거 조건, 이런 것들 많이 부각돼 왔죠? 그런데 이제는 이분들 없이는 지역 경제가 아예 돌아가지 않는 지역도 적지 않습니다. 우춘희 이주인권 연구활동가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우춘희 안녕하세요?
◎범기영 제가 어제, 최근에 너무 더워서 자다가 너무 습해서 깨곤 하는데, 주거 여건이 걱정되긴 하더라고요. 괜찮습니까?
▼우춘희 네, 맞습니다. 비도 많이 왔고 사실 굉장히 습하기 때문에 컨테이너 같은 경우는 환기도 안 되고 습하고 곰팡이는 많이 끼고...
◎범기영 에어컨 없죠?
▼우춘희 없는 경우도 있고 사실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없는 경우도 많아서 그런 경우는 노동자들도, 그러니까 동남아 쪽의 더운 국가에서 오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는 너무 덥다, 이런 말을 종종 하곤 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요. 태국보다 여기가 덥다고 한다면서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제가 있었던 캄보디아보다 정말 지금 한국이 너무 습하고 덥습니다.
◎범기영 고생이 많으십니다, 여러분. 잘 견디고 계시죠? 현재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4%가 넘고, 그런데 두 자릿수인 지역도 적지 않다고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지금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이 215만 명, 2020년 기준으로 약 4.1%를 지금 차지하고요. 2006년과 비교했을 때 2006년에는 1.1%에서 지금 4%로 굉장히 급속도로 늘고 있는 걸 볼 수 있고요. 지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외국인 주민 비율을 좀 살펴보면 충국 음성군 같은 경우는 14%가 넘었고 서울 지역도 영등포구, 금천구, 구로구도 10%가 넘는 지역이 굉장히 많습니다.
◎범기영 대부분 보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할 만한 제조업 여건이 있거나 농촌 지역이거나 그러네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범기영 음성이 저렇게 높은 건 왜 그렇죠?
▼우춘희 인구가 고령화되어 있는데 거기에 이제 논밭도 굉장히 많은데 일손은 부족하고 인구는 고령화되어 있고 그 빈 곳을 이주노동자가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범기영 정말 저분들 없으면 농촌 지역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 실제로 농업 노동을 할 분들이 없는 거죠, 이주노동자가 아니면?
▼우춘희 네, 맞습니다. 지금 한국분들은 그렇게 열악한 곳에서 일하기보다는 다른, 더 나은 일자리를 찾는다면 그렇지 않은 3D 업종이라고 하죠? 그곳을 이주노동자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범기영 오늘은 사회적 약자다, 보호해야 된다, 이런 이야기 말고요. 물론 보호가 필요한 측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만. 이분들이 들어와서 사회 일부를 구성하게 되면서 실제로 현장에서는 어떤 모습들이 좀 있습니까?
▼우춘희 일단 제가 봤을 때는 시장에 갔을 때 굉장히 확 눈에 띄었어요. 일단 장날에 갔을 때 그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였는데, 낮 시간에는 주로 선주민들, 한국분들이 장을 본다면 한 5시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이주민들이 이제 일 마치고 좀 씻고 나와 가지고 같이 장을 보는, 지금 이 시장의 모습입니다. 낯설지 않게 보실 수 있어요. 이주노동자들이 와서 장도 보고 여기에 캄보디아 식당도 세 곳이나 있어서 사람들이 본국의 음식이 먹고 싶을 때, 그리울 때 가가지고 음식도 먹고 사람들하고 만나기도 하고.
◎범기영 조리를 하는 것도 현지에서 온 분들이 조리를 직접 하시고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그래서 같이 사진도 찍고, 힘들게 일을 하기도 하지만 같이 가서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범기영 그럼요. 저렇게 재충전하는 시간이 있어야죠.
▼우춘희 그럼요.
◎범기영 그러니까 저런 모습들이 지역 경제에 실제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죠?
▼우춘희 정말 단적으로 택시 기사분들 실제로 만났을 때 이제 이주노동자가 우리 먹여 살린다는 말을 직접 하셨어요. 즉 선주민들, 한국분들 같은 경우는 자기 자가용이 있어서 운전하시고 특히 택시를 그렇게 크게 이용할 일은 없지만, 이주노동자 같은 경우는 차가 없고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택시를 불러가지고 이동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택시운수업 하시는 분들 경제도 살아나고 또 식자재 같은 경우 닭을 파는 곳이었는데 내국인은 먹지 않는 그런 부위를 외국인들은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부위를 또 팔면서 닭 파는 곳이, 또 가게가 성황리에 팔리고 있고. 이렇게 굉장히 이주노동자들이 곳곳에서 지역 사회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지금 가져오신 사진을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데, 이건 결혼식 하는 장면인가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여기 캄보디아 식당에 이제, 주변의 제조업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남성 노동자들이 여기에 놀러 와요. 그러면 여기에서 농업에 있는 여성 노동자들이 같이 놀러 와서 소개팅도 하고...
◎범기영 그 깻잎 따는 분들.
▼우춘희 네, 맞습니다. 이제 같이 소개팅도 하고 같이 놀러도 가고, 시간이 나면. 이렇게 정말 지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광경입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미 우리 옆에 와 있는 이웃들인 거예요. 무조건 보호해야 되는 대상이 아니고.
▼우춘희 네, 맞습니다. 옆에 같이 살고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요.
◎범기영 그런데 주로 이제 연구 결과 발표하시고 이런 내용들을 보면 노동권을 좀 보호받지 못하고 이런 내용들이 주로 발표되다 보니까, 우리 일자리 뺏는 사람들인데 왜 이렇게 방어하느냐, 이런 지적들 많이 받으시잖아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범기영 꼭 그렇게만 볼 대상들은 아닌 거죠.
▼우춘희 사실 이 고용허가제로 오는 분들은 내국인이 구직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 외국인이 가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내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 이거는 사실 가짜 뉴스입니다. 그래서 내국인이 일하지 않는 곳에 이주 노동자가 가서 일한다고 보시는 게 사실 맞습니다.
◎범기영 이분들 주거권 관련한 이야기는 저희가 굉장히 자주 했었는데 기숙사, 이분들이 이용하는 기숙사를 일부러 만든 그런 곳도 있다고요?
▼우춘희 강원도 철원군에서는 사실 농민들이 이 기숙사를 갑자기 큰돈을, 목돈을 들여서 짓기 어렵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같이 보조를 하고 숙소를 만들어서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고 있어서 좀 다행이다 싶은 면이 있습니다.
◎범기영 그렇게 또 배려를 하고 장치를 만들어주면 지역 사회에 훨씬 더 융화가 잘 되겠어요.
▼우춘희 그렇죠. 사실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다 마찬가지잖아요.
◎범기영 그럼요.
▼우춘희 그래서 같이 그렇게 제공이 되면 노동자도 더 열심히 일을 할 수도 있고 지역 사회에 서로 윈윈하는, 서로 이득이 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분들이 와서 이제 한국어에 아직 능숙하지 않으실 테고, 아마 대부분이. 한국어 시험도 보고 오시긴 할 겁니다만. 지역 사회에서 함께 일원으로 살아가려면 언어 장벽은 아무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건 극복을 어떻게 하나요?
▼우춘희 언어 장벽 같은 경우는 사실 어떻게 극복하기보다는 통역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그런 것도 사실 있어서...
◎범기영 지자체에서요?
▼우춘희 네, 고용센터에 전화를 하면서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그것도 2~3일 전에 예약을 해야 된다거나 너무 많이 밀려 있어서요. 그래서 좀 이런 부분이 사실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지 않는 부분이어서 통역 서비스라든가 언어 소통이 되면 갈등의 여지도 좀 줄어들 수 있지 않습니까?
◎범기영 그렇겠죠?
▼우춘희 네, 그런 부분이 좀 필요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어때요? 현장에서는 저희가 늘 가해자와 피해자, 이런 구도로 주로 언론에서는 드러나니까, 이 인력을 이용하는 농민들과 이주노동자들이 갈등하는 존재로 많이들 그려진단 말이죠. 그런데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거 아니에요?
▼우춘희 네, 정말 그래요. 그래서 사업주 같은 분들은 자식들은 다 서울에, 대도시로 떠나고 이 노동자랑 이제 같이 지내면서 봄에는 같이 산에 가서 진달래 구경도 하고 여름에는 같이, 초복에는 같이 가서 삼계탕도 먹고 일종의 가족을 이루면서 산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소규모 가족 공동체에서 지내게 되는.
▼우춘희 네, 그렇죠.
◎범기영 그러니까 이주노동자끼리도 저런 커뮤니티를 이루고 서로 교류하고 살지만, 한국인, 선주민이라고 표현하시더군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범기영 네, 한국인들과도 어울리는. 그런데 융화를 가로막는 장벽도 분명히 존재하겠습니다. 어떤 게 가장 문제가 된다고 보세요?
▼우춘희 저는 한 두 가지로 짧게 지적을 해드리겠는데요. 일단 단기 이주노동 정책이 조금 더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되지 않겠느냐. 즉 4년 10개월 동안 일하고 나서 그냥 다시 그 빈자리를, 다시 이제 빈자리에 또 누군가 와서 채우고, 채우고 하다 보면 농민 입장에서도 한 5년간 손발이 맞아서 같이 일도 잘했고 숙련도도 높아졌는데 이 노동자는 또 본국에 나가야 되고 또 새로운 노동자를 받아야 되니까 좀 부담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좀 이걸 장기적으로 정주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열렸으면 하고요. 또 제도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이주노동자들이, 이주민들이 그냥 와서 인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간다는 그런 인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주로는 인력으로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여당 공식 회의에서 정책위의장이 인력 빨리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 취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국도 이제 외국인 점점 많아지고요. 그러니까 동남아나 이런 데에서 오는 미숙련 노동자들, 이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 정말 외국인들 많이 이제 들어오시잖아요. 이민 사회로 가니까 이민청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주장도 있고. 그렇게 가려면 이미 와 있는 이웃들과 잘 지내려면 어떤 게 필요하겠습니까?
▼우춘희 일단 이민청 같은 경우는 굉장히 많은 다양한 논의와 합의들이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서 이민청 설립에 이주민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 반영이 될 수 있는지, 또 이분들이 어느 정도 참여할 수 있는지, 좀 이런 것들에 길을 열어놓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고요. 또 정무부는 지난 12월 농어업 이민 비자를 또 추진하고 있어서 이분들이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도록,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거기에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인력뿐만 아니라 이분들이 지역 사회에 함께 녹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문화적인 측면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이것도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저희가 아까는 주로 이분들이 경제 활동을 하면서 지역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분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문화도 있잖아요. 식문화랄지 여러 종교적인 이런 배경이라든지.
▼우춘희 그럼요.
◎범기영 이런 것들도 지역 사회에 일정하게 스며드는 그런 흔적도 볼 수 있겠어요.
▼우춘희 정말 그렇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정말 작은 예를 들면 이 논밭에서 한 귀퉁이에 자기가 레몬그라스라든가 자기 고향의 그런 음식들, 채소나 이런 것들을 가꾸면서 먹기도 하고, 또 이런 것들을 사업주에게 좀 사장님 좀 드셔보세요, 라고 나누기도 하고. 분명히 같이 이렇게 어울리는 그런 문화가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좀 잘 우리가 한국 사회가 잘 수용하고 포용력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요. 농촌에 좀 고여 있는 이런 문화가 굉장히 역동적이고 풍성해지는 그런 게 될 수도 있겠어요.
▼우춘희 네, 오히려 정말 그럴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캄보디아 전문 식당이 없는데, 제가 다녔던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에 캄보디아 전문 식당이 세 곳이나 있었거든요. 그렇게 다문화는 정말 무슨 정책 제도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문화에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어쩌면 미래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농촌에 이미 꽃피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우춘희 그럼요. 그렇습니다.
◎범기영 정말 그 아름다운 공동체가. 그냥 막연히 보호해야 되는, 배려해야 되는 대상이 아니라 이미 우리 이웃이라는 거, 그걸 다시 되새겼으면 좋겠습니다. 마무리하죠. 우춘희 연구활동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춘희 감사합니다.
◎범기영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저는 내일 돌아오겠습니다. 내일도 4시엔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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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건건] 우춘희 “이주노동자들, 지역 경제 기여하고 다양한 문화 나누는 이웃”
-
- 입력 2022-07-15 00:02:44
■ 방송시간 : 7월 14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우춘희 이주인권 연구활동가
https://youtu.be/CEZhkwgClcU
◎범기영 이주노동자 이야기를 오늘은 좀 다른 방향으로 해보겠습니다. 주로 부당 노동행위나 성폭력 피해자 또 부실한 주거 조건, 이런 것들 많이 부각돼 왔죠? 그런데 이제는 이분들 없이는 지역 경제가 아예 돌아가지 않는 지역도 적지 않습니다. 우춘희 이주인권 연구활동가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우춘희 안녕하세요?
◎범기영 제가 어제, 최근에 너무 더워서 자다가 너무 습해서 깨곤 하는데, 주거 여건이 걱정되긴 하더라고요. 괜찮습니까?
▼우춘희 네, 맞습니다. 비도 많이 왔고 사실 굉장히 습하기 때문에 컨테이너 같은 경우는 환기도 안 되고 습하고 곰팡이는 많이 끼고...
◎범기영 에어컨 없죠?
▼우춘희 없는 경우도 있고 사실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없는 경우도 많아서 그런 경우는 노동자들도, 그러니까 동남아 쪽의 더운 국가에서 오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는 너무 덥다, 이런 말을 종종 하곤 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요. 태국보다 여기가 덥다고 한다면서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제가 있었던 캄보디아보다 정말 지금 한국이 너무 습하고 덥습니다.
◎범기영 고생이 많으십니다, 여러분. 잘 견디고 계시죠? 현재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4%가 넘고, 그런데 두 자릿수인 지역도 적지 않다고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지금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이 215만 명, 2020년 기준으로 약 4.1%를 지금 차지하고요. 2006년과 비교했을 때 2006년에는 1.1%에서 지금 4%로 굉장히 급속도로 늘고 있는 걸 볼 수 있고요. 지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외국인 주민 비율을 좀 살펴보면 충국 음성군 같은 경우는 14%가 넘었고 서울 지역도 영등포구, 금천구, 구로구도 10%가 넘는 지역이 굉장히 많습니다.
◎범기영 대부분 보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할 만한 제조업 여건이 있거나 농촌 지역이거나 그러네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범기영 음성이 저렇게 높은 건 왜 그렇죠?
▼우춘희 인구가 고령화되어 있는데 거기에 이제 논밭도 굉장히 많은데 일손은 부족하고 인구는 고령화되어 있고 그 빈 곳을 이주노동자가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범기영 정말 저분들 없으면 농촌 지역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 실제로 농업 노동을 할 분들이 없는 거죠, 이주노동자가 아니면?
▼우춘희 네, 맞습니다. 지금 한국분들은 그렇게 열악한 곳에서 일하기보다는 다른, 더 나은 일자리를 찾는다면 그렇지 않은 3D 업종이라고 하죠? 그곳을 이주노동자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범기영 오늘은 사회적 약자다, 보호해야 된다, 이런 이야기 말고요. 물론 보호가 필요한 측면들이 굉장히 많습니다만. 이분들이 들어와서 사회 일부를 구성하게 되면서 실제로 현장에서는 어떤 모습들이 좀 있습니까?
▼우춘희 일단 제가 봤을 때는 시장에 갔을 때 굉장히 확 눈에 띄었어요. 일단 장날에 갔을 때 그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였는데, 낮 시간에는 주로 선주민들, 한국분들이 장을 본다면 한 5시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이주민들이 이제 일 마치고 좀 씻고 나와 가지고 같이 장을 보는, 지금 이 시장의 모습입니다. 낯설지 않게 보실 수 있어요. 이주노동자들이 와서 장도 보고 여기에 캄보디아 식당도 세 곳이나 있어서 사람들이 본국의 음식이 먹고 싶을 때, 그리울 때 가가지고 음식도 먹고 사람들하고 만나기도 하고.
◎범기영 조리를 하는 것도 현지에서 온 분들이 조리를 직접 하시고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그래서 같이 사진도 찍고, 힘들게 일을 하기도 하지만 같이 가서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범기영 그럼요. 저렇게 재충전하는 시간이 있어야죠.
▼우춘희 그럼요.
◎범기영 그러니까 저런 모습들이 지역 경제에 실제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죠?
▼우춘희 정말 단적으로 택시 기사분들 실제로 만났을 때 이제 이주노동자가 우리 먹여 살린다는 말을 직접 하셨어요. 즉 선주민들, 한국분들 같은 경우는 자기 자가용이 있어서 운전하시고 특히 택시를 그렇게 크게 이용할 일은 없지만, 이주노동자 같은 경우는 차가 없고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택시를 불러가지고 이동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택시운수업 하시는 분들 경제도 살아나고 또 식자재 같은 경우 닭을 파는 곳이었는데 내국인은 먹지 않는 그런 부위를 외국인들은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부위를 또 팔면서 닭 파는 곳이, 또 가게가 성황리에 팔리고 있고. 이렇게 굉장히 이주노동자들이 곳곳에서 지역 사회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지금 가져오신 사진을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는데, 이건 결혼식 하는 장면인가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여기 캄보디아 식당에 이제, 주변의 제조업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남성 노동자들이 여기에 놀러 와요. 그러면 여기에서 농업에 있는 여성 노동자들이 같이 놀러 와서 소개팅도 하고...
◎범기영 그 깻잎 따는 분들.
▼우춘희 네, 맞습니다. 이제 같이 소개팅도 하고 같이 놀러도 가고, 시간이 나면. 이렇게 정말 지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광경입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이미 우리 옆에 와 있는 이웃들인 거예요. 무조건 보호해야 되는 대상이 아니고.
▼우춘희 네, 맞습니다. 옆에 같이 살고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요.
◎범기영 그런데 주로 이제 연구 결과 발표하시고 이런 내용들을 보면 노동권을 좀 보호받지 못하고 이런 내용들이 주로 발표되다 보니까, 우리 일자리 뺏는 사람들인데 왜 이렇게 방어하느냐, 이런 지적들 많이 받으시잖아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범기영 꼭 그렇게만 볼 대상들은 아닌 거죠.
▼우춘희 사실 이 고용허가제로 오는 분들은 내국인이 구직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 외국인이 가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내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 이거는 사실 가짜 뉴스입니다. 그래서 내국인이 일하지 않는 곳에 이주 노동자가 가서 일한다고 보시는 게 사실 맞습니다.
◎범기영 이분들 주거권 관련한 이야기는 저희가 굉장히 자주 했었는데 기숙사, 이분들이 이용하는 기숙사를 일부러 만든 그런 곳도 있다고요?
▼우춘희 강원도 철원군에서는 사실 농민들이 이 기숙사를 갑자기 큰돈을, 목돈을 들여서 짓기 어렵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같이 보조를 하고 숙소를 만들어서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고 있어서 좀 다행이다 싶은 면이 있습니다.
◎범기영 그렇게 또 배려를 하고 장치를 만들어주면 지역 사회에 훨씬 더 융화가 잘 되겠어요.
▼우춘희 그렇죠. 사실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다 마찬가지잖아요.
◎범기영 그럼요.
▼우춘희 그래서 같이 그렇게 제공이 되면 노동자도 더 열심히 일을 할 수도 있고 지역 사회에 서로 윈윈하는, 서로 이득이 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분들이 와서 이제 한국어에 아직 능숙하지 않으실 테고, 아마 대부분이. 한국어 시험도 보고 오시긴 할 겁니다만. 지역 사회에서 함께 일원으로 살아가려면 언어 장벽은 아무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건 극복을 어떻게 하나요?
▼우춘희 언어 장벽 같은 경우는 사실 어떻게 극복하기보다는 통역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그런 것도 사실 있어서...
◎범기영 지자체에서요?
▼우춘희 네, 고용센터에 전화를 하면서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그것도 2~3일 전에 예약을 해야 된다거나 너무 많이 밀려 있어서요. 그래서 좀 이런 부분이 사실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지 않는 부분이어서 통역 서비스라든가 언어 소통이 되면 갈등의 여지도 좀 줄어들 수 있지 않습니까?
◎범기영 그렇겠죠?
▼우춘희 네, 그런 부분이 좀 필요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어때요? 현장에서는 저희가 늘 가해자와 피해자, 이런 구도로 주로 언론에서는 드러나니까, 이 인력을 이용하는 농민들과 이주노동자들이 갈등하는 존재로 많이들 그려진단 말이죠. 그런데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거 아니에요?
▼우춘희 네, 정말 그래요. 그래서 사업주 같은 분들은 자식들은 다 서울에, 대도시로 떠나고 이 노동자랑 이제 같이 지내면서 봄에는 같이 산에 가서 진달래 구경도 하고 여름에는 같이, 초복에는 같이 가서 삼계탕도 먹고 일종의 가족을 이루면서 산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소규모 가족 공동체에서 지내게 되는.
▼우춘희 네, 그렇죠.
◎범기영 그러니까 이주노동자끼리도 저런 커뮤니티를 이루고 서로 교류하고 살지만, 한국인, 선주민이라고 표현하시더군요?
▼우춘희 네, 맞습니다.
◎범기영 네, 한국인들과도 어울리는. 그런데 융화를 가로막는 장벽도 분명히 존재하겠습니다. 어떤 게 가장 문제가 된다고 보세요?
▼우춘희 저는 한 두 가지로 짧게 지적을 해드리겠는데요. 일단 단기 이주노동 정책이 조금 더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되지 않겠느냐. 즉 4년 10개월 동안 일하고 나서 그냥 다시 그 빈자리를, 다시 이제 빈자리에 또 누군가 와서 채우고, 채우고 하다 보면 농민 입장에서도 한 5년간 손발이 맞아서 같이 일도 잘했고 숙련도도 높아졌는데 이 노동자는 또 본국에 나가야 되고 또 새로운 노동자를 받아야 되니까 좀 부담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좀 이걸 장기적으로 정주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열렸으면 하고요. 또 제도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이주노동자들이, 이주민들이 그냥 와서 인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간다는 그런 인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주로는 인력으로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여당 공식 회의에서 정책위의장이 인력 빨리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 취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국도 이제 외국인 점점 많아지고요. 그러니까 동남아나 이런 데에서 오는 미숙련 노동자들, 이분들만 있는 게 아니라 정말 외국인들 많이 이제 들어오시잖아요. 이민 사회로 가니까 이민청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주장도 있고. 그렇게 가려면 이미 와 있는 이웃들과 잘 지내려면 어떤 게 필요하겠습니까?
▼우춘희 일단 이민청 같은 경우는 굉장히 많은 다양한 논의와 합의들이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서 이민청 설립에 이주민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 반영이 될 수 있는지, 또 이분들이 어느 정도 참여할 수 있는지, 좀 이런 것들에 길을 열어놓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고요. 또 정무부는 지난 12월 농어업 이민 비자를 또 추진하고 있어서 이분들이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도록,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거기에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인력뿐만 아니라 이분들이 지역 사회에 함께 녹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문화적인 측면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이것도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저희가 아까는 주로 이분들이 경제 활동을 하면서 지역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분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문화도 있잖아요. 식문화랄지 여러 종교적인 이런 배경이라든지.
▼우춘희 그럼요.
◎범기영 이런 것들도 지역 사회에 일정하게 스며드는 그런 흔적도 볼 수 있겠어요.
▼우춘희 정말 그렇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정말 작은 예를 들면 이 논밭에서 한 귀퉁이에 자기가 레몬그라스라든가 자기 고향의 그런 음식들, 채소나 이런 것들을 가꾸면서 먹기도 하고, 또 이런 것들을 사업주에게 좀 사장님 좀 드셔보세요, 라고 나누기도 하고. 분명히 같이 이렇게 어울리는 그런 문화가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좀 잘 우리가 한국 사회가 잘 수용하고 포용력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요. 농촌에 좀 고여 있는 이런 문화가 굉장히 역동적이고 풍성해지는 그런 게 될 수도 있겠어요.
▼우춘희 네, 오히려 정말 그럴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캄보디아 전문 식당이 없는데, 제가 다녔던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에 캄보디아 전문 식당이 세 곳이나 있었거든요. 그렇게 다문화는 정말 무슨 정책 제도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문화에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어쩌면 미래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농촌에 이미 꽃피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우춘희 그럼요. 그렇습니다.
◎범기영 정말 그 아름다운 공동체가. 그냥 막연히 보호해야 되는, 배려해야 되는 대상이 아니라 이미 우리 이웃이라는 거, 그걸 다시 되새겼으면 좋겠습니다. 마무리하죠. 우춘희 연구활동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춘희 감사합니다.
◎범기영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저는 내일 돌아오겠습니다. 내일도 4시엔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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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근 기자 jkcho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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