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취재 거부하는 겁니까”

입력 2022.07.15 (17:20) 수정 2022.07.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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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 "오늘 MBC 카메라는 왜 안 왔죠? 취재 거부하는 겁니까?"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이 오늘(15일) 원내대책회의 도중 MBC 취재진을 찾았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당시 회의장에서는 '지상파 POOL(공동취재)' 순번에 따라 MBC가 아닌 두 개 방송사가 촬영 중이었습니다. MBC와 KBS는 순번에 따라 전날(14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를 촬영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았는지, 비공개 회의 전환 직전 권 대표 대행은 자신의 발언을 수정합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 "MBC 카메라가 안 온 것은 당번이 아니라서, 취재 거부가 아니라 당번이 아니라서,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취재 거부는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원내대책회의가 끝나고 진행된 질의 응답에서였습니다. 발언을 그대로 옮깁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이하 직함 생략) : 질문하시죠.

오마이뉴스 기자 : 편파 방송을 중립 방송으로 되돌려 놓겠다 말하셨습니다. 어떤 조치를 하겠다고 말씀하신 건지요?

권성동 : 어떤 조치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라든가 언노련에서 우리가 과방위원장을 맡으면 마치 정권 친화적인 방송으로 만들 것이라고 호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방송을 장악할 의도가 전혀 없다, 그리고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민주당에 경도돼 불공정 방송 자행했던 공영방송이 방송의 중립성, 정치적 독립성 지켜서 제대로 가라, 국민을 위해서 공정 보도를 하라고 촉구하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MBC 기자 : 국민의힘에서 과방위원장 요구하는 상황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과방위원장 가져오면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방안이 있으신가요?

권성동 : 과방위원장이라는 것이 회의를 진행하고, 과방위를 대표할 뿐이지 과방위원장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KBS 기자 : 5년 동안 민주당에 경도된 방송을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공영방송이, 민주노총 산하 노조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을 하시는 건가요?

권성동 : 우선 민노총 산하의 언노련 핵심 간부 출신들이 MBC나 KBS 지휘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KBS 같은 경우에. KBS 기자시죠? 더 잘 알 거 아닙니까.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다 언노련 출신들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언노련은, 민주노총은 선거 때마다 민주당이나 정의당하고 정책 연대를 해요. 정치에 개입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언노련 출신 간부들이 민주노총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합리적 의심입니다. 제가 한두 개 예를 들었지만, 완전히 민주당에게 유리하고 국민의힘에 불리한 보도를 하고 있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젊은 기자로서 진짜 열정과 의지가 넘치고, 내가 진짜 특정 세력의 기자가 아닌 국민의 기자가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방송 보도를 한 번 보세요. 양심에 부끄러운지 안 부끄러운지. 저는 젊은 여러분들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시정하려 나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KBS 기자 : 그럼...

권성동 : 아, 됐어요. 두 분 이제 질문 그만하시고. 다른 분 질문 받겠습니다.

■ 22년 전 명칭 혼동해 공영방송 비판

먼저 바로 잡고 싶은 건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이 다 언노련 출신들"이라는 권 대표 대행의 표현입니다.

홈페이지 소개란을 보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언론노련, 1988년 11월 창립)을 계승해 산별노조로 2000년 11월 창립했습니다.

권 대표 대행이 '언론노조'를, 전신인 '언론노련'과 혼동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무려 22년 전 사실상 사라진 단체명으로 공영방송을 비판한 셈입니다.

■ 권성동 "허위 보도" 주장…사실은?

권 대표 대행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도 합니다.

"KBS는 2021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19차례나 걸쳐 흠집내기식으로 보도했고. 생태탕 허위 보도도 앞장서서 적극 보도했습니다.

2021년 3월 26일 KBS는 <복수 경작인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오세훈 있었다”>라는 제목의 단독 보도를 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를 비롯해 수사·사법 기관 등에서 한 차례도 '허위'라는 지적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보도를 한 취재 기자는 국민의힘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고, 최종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 처분 결정서에 이렇게 적시했습니다.

"당시 경작인, 생태탕 식당 모자, 측량팀장은 오세훈 후보를 측량 현장과 인근 식당에서 목격하였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반면, 오세훈의 장인, 큰 처남, 작은 처남은 '오세훈 후보는 측량 현장에 없었다'고 주장하나, 오세훈과의 관계,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진술이 상이한 점 등에 비추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평가하기는 어렵고, 오세훈 후보가 측량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위와 같이 상반되는 주장을 뒷받침할 각각의 객관적 증거가 없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KBS 뉴스 보도가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서울중앙지검 불기소처분 결정서 中

당시 오세훈 후보 또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는데, 결과는 불기소 처분이었습니다.

검찰은 이 불기소 처분 결정서에도 이렇게 적었습니다.

"경작인·측량팀장·생태탕 식당 모자 등은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피의자(오 시장)가 측량 현장에 있었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이들 진술에 의하면 피의자가 측량 현장에 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측량 현장에 안 갔다’는 피의자의 발언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 서울중앙지검 불기소처분 결정서 中

■ "검찰 출신 대통령 치하 경제난은 검찰 책임?"

권 대표 대행은 또 "언노련 출신 간부, 데스크가 민주노총의 영향력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합리적 의심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 하나하나는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오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권 대표 대행 주장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한국노총 출신 이정식 노동부 장관이 취하는 노동 정책의 책임은 한국노총에 있는 겁니까?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아니고. 그러면 검찰 출신 윤석열 대통령 치하에서 지금 물가가 치솟고 경제난이 벌어지는 건 검찰 책임입니까, 윤석열 정부 책임입니까."

- 윤창현 위원장,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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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취재 거부하는 겁니까”
    • 입력 2022-07-15 17:20:43
    • 수정2022-07-15 18:06:37
    여심야심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 "오늘 MBC 카메라는 왜 안 왔죠? 취재 거부하는 겁니까?"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이 오늘(15일) 원내대책회의 도중 MBC 취재진을 찾았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당시 회의장에서는 '지상파 POOL(공동취재)' 순번에 따라 MBC가 아닌 두 개 방송사가 촬영 중이었습니다. MBC와 KBS는 순번에 따라 전날(14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를 촬영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았는지, 비공개 회의 전환 직전 권 대표 대행은 자신의 발언을 수정합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 "MBC 카메라가 안 온 것은 당번이 아니라서, 취재 거부가 아니라 당번이 아니라서,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취재 거부는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원내대책회의가 끝나고 진행된 질의 응답에서였습니다. 발언을 그대로 옮깁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이하 직함 생략) : 질문하시죠.

오마이뉴스 기자 : 편파 방송을 중립 방송으로 되돌려 놓겠다 말하셨습니다. 어떤 조치를 하겠다고 말씀하신 건지요?

권성동 : 어떤 조치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라든가 언노련에서 우리가 과방위원장을 맡으면 마치 정권 친화적인 방송으로 만들 것이라고 호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방송을 장악할 의도가 전혀 없다, 그리고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민주당에 경도돼 불공정 방송 자행했던 공영방송이 방송의 중립성, 정치적 독립성 지켜서 제대로 가라, 국민을 위해서 공정 보도를 하라고 촉구하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MBC 기자 : 국민의힘에서 과방위원장 요구하는 상황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과방위원장 가져오면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방안이 있으신가요?

권성동 : 과방위원장이라는 것이 회의를 진행하고, 과방위를 대표할 뿐이지 과방위원장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KBS 기자 : 5년 동안 민주당에 경도된 방송을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공영방송이, 민주노총 산하 노조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을 하시는 건가요?

권성동 : 우선 민노총 산하의 언노련 핵심 간부 출신들이 MBC나 KBS 지휘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KBS 같은 경우에. KBS 기자시죠? 더 잘 알 거 아닙니까.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다 언노련 출신들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언노련은, 민주노총은 선거 때마다 민주당이나 정의당하고 정책 연대를 해요. 정치에 개입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언노련 출신 간부들이 민주노총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합리적 의심입니다. 제가 한두 개 예를 들었지만, 완전히 민주당에게 유리하고 국민의힘에 불리한 보도를 하고 있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젊은 기자로서 진짜 열정과 의지가 넘치고, 내가 진짜 특정 세력의 기자가 아닌 국민의 기자가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방송 보도를 한 번 보세요. 양심에 부끄러운지 안 부끄러운지. 저는 젊은 여러분들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시정하려 나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KBS 기자 : 그럼...

권성동 : 아, 됐어요. 두 분 이제 질문 그만하시고. 다른 분 질문 받겠습니다.

■ 22년 전 명칭 혼동해 공영방송 비판

먼저 바로 잡고 싶은 건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이 다 언노련 출신들"이라는 권 대표 대행의 표현입니다.

홈페이지 소개란을 보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언론노련, 1988년 11월 창립)을 계승해 산별노조로 2000년 11월 창립했습니다.

권 대표 대행이 '언론노조'를, 전신인 '언론노련'과 혼동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무려 22년 전 사실상 사라진 단체명으로 공영방송을 비판한 셈입니다.

■ 권성동 "허위 보도" 주장…사실은?

권 대표 대행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도 합니다.

"KBS는 2021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19차례나 걸쳐 흠집내기식으로 보도했고. 생태탕 허위 보도도 앞장서서 적극 보도했습니다.

2021년 3월 26일 KBS는 <복수 경작인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오세훈 있었다”>라는 제목의 단독 보도를 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를 비롯해 수사·사법 기관 등에서 한 차례도 '허위'라는 지적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보도를 한 취재 기자는 국민의힘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고, 최종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 처분 결정서에 이렇게 적시했습니다.

"당시 경작인, 생태탕 식당 모자, 측량팀장은 오세훈 후보를 측량 현장과 인근 식당에서 목격하였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반면, 오세훈의 장인, 큰 처남, 작은 처남은 '오세훈 후보는 측량 현장에 없었다'고 주장하나, 오세훈과의 관계,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진술이 상이한 점 등에 비추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평가하기는 어렵고, 오세훈 후보가 측량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위와 같이 상반되는 주장을 뒷받침할 각각의 객관적 증거가 없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KBS 뉴스 보도가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서울중앙지검 불기소처분 결정서 中

당시 오세훈 후보 또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는데, 결과는 불기소 처분이었습니다.

검찰은 이 불기소 처분 결정서에도 이렇게 적었습니다.

"경작인·측량팀장·생태탕 식당 모자 등은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피의자(오 시장)가 측량 현장에 있었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이들 진술에 의하면 피의자가 측량 현장에 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측량 현장에 안 갔다’는 피의자의 발언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 서울중앙지검 불기소처분 결정서 中

■ "검찰 출신 대통령 치하 경제난은 검찰 책임?"

권 대표 대행은 또 "언노련 출신 간부, 데스크가 민주노총의 영향력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합리적 의심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 하나하나는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오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권 대표 대행 주장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한국노총 출신 이정식 노동부 장관이 취하는 노동 정책의 책임은 한국노총에 있는 겁니까?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아니고. 그러면 검찰 출신 윤석열 대통령 치하에서 지금 물가가 치솟고 경제난이 벌어지는 건 검찰 책임입니까, 윤석열 정부 책임입니까."

- 윤창현 위원장,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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